[기획특집]국민 염원 담긴 ‘부산엑스포’ 유치전...‘연대엑스포’가 윤석열 정부의 히든카드

[기획특집]국민 염원 담긴 ‘부산엑스포’ 유치전...‘연대엑스포’가 윤석열 정부의 히든카드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3.11.25 15:39
  • 수정 2023.11.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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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파리도착후 엑스포유치 광폭행보
尹, 엑스포 유치위해 91개국 455명 정상만남
정부‧재계도 '엑스포 유치전' 동참
한국의 '엑스포 유치'히든카드= '연대엑스포'
연대엑스포=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
韓엑스포 유치의 관건은?...약소국 표심 잡아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 초청 오찬에서 오찬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한국의 2030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이 한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연일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초청 만찬을 진행하고 있고, 각계 인사들도 한국의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측 입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만난 각국 고위급 인사만 9월 말 기준 91국 455명에 이르며, 특히 지난 뉴욕순방 당시엔 나흘간 총 41개국 정상과의 회담을 통해 엑스포 유치를 호소했다.

정부 역시 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는 엑스포에 참가하는 개발도상국 등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5억2000만 달러(6479억 6000만원)를 지원하기로 했고, 발전도상국을 위한 공적개발원조 예산도 내년 50%가까이 증액했다. 이에 정부가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벌인 지난 1년 반 동안 접촉한 주요 인사는 180국 3000여 명에 달한다.

물론 경쟁국들 역시 만만치 않은 엑스포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사우디는 돈을 앞세워, 이탈리아는 유치경험을 앞세워 표심을 어필하는 양상이다. 일부 언론들은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기도 한다. 사우디가 한국이 넘어야할 가장 강력한 경쟁국이라는 것.

그러나 한국 역시 사우디에 대항할 만한 강한 무기가 존재한다. 이는 세계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경험이다. 이를 토대로 윤 대통령은 연일 ‘연대엑스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연대 엑스포’를 토대로 전 세계 빈민국이나 개발도상국에게 한국의 성장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는 의중이다.

‘연대엑스포’란 대한민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른 경험을 엑스포를 토대로 여러 국가와 함께 공유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전 세계에서 최대 최빈국을 겪었던 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연대엑스포’란 가치는 사우디와 이탈리아가 내세울 수 없는 한국만의 고유 장점이라 고 볼 수도 있다. 사우디는 자급자족을 위한 농업이나 제조업 생산을 성장시킨 노하우가 없고, 이탈리아의 경우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한 경험이 없다.

이에 <본지>는 ▲엑스포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윤 대통령의 행보와 더불어 ▲엑스포 유치를 위한 한국의 움직임 ▲윤 대통령이 전면에 내세우는 ‘연대 엑스포’의 의미 등을 토대로, 한국의 엑스 포유치에 대한 전망을 가늠해 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초청 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초청 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尹 대통령, 파리 도착… 부산엑스포 유치 막판 총력전

영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프랑스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이어가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3일(현지시간)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초청 만찬을 열었다. 이날 영국 국빈 방문을 마치자마자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지원전을 벌이기 위해 파리로 이동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각국 외교단 및 BIE 대표단에 K푸드, K팝, 한국 영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관심과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한국과 부산이 가진 문화적 매력을 토대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를 각국의 문화와 기술, 생각이 더 넓게 확산되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BIE는 오는 28일 파리에서 182개 가입국 투표로 2030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를 한다.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이탈리아(로마)와 유치전을 놓고 경쟁중이다. 이에 윤 대통령의 이번 만찬은 BIE 회원국 대표들에게 부산을 호소하는 거의 마지막 자리라 할 수있다. 2박 3일간 오·만찬과 리셉션을 통해 BIE 회원국 대표를 일일이 만나 표심을 잡겠다는 포석인 것이다.

각계인사들도 대한민국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영국 경제사절단 활동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윤 대통령과 함께 파리로 이동해 마지막 한 표를 호소한다.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도 최종 결전을 앞두고 파리로 향한다.

총회 당일엔 투표에 앞서 유치후보국들이 20분씩 각각 5차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이에 한국은 PT가 박빙 판세를 뒤집을 막판 변수라고 보고 준비에 매진하는 상황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국가현안 대토론회 '세계질서 대전환기, 국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번 5차최종 PT에서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연사로 나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연사로는 국제사회에 상징성이 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201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당시 ‘평창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던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대한민국은 엑스포를 개최해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기여를 다 하고자 한다”며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연대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모든 참가국이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선보이는 문화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부산엑스포는 인류 미래세대를 하나로 연결할 만남의 장으로 새로운 꿈과 기회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기후 위기, ‘글로벌 사우스’ 문제와 같은 인류가 당면한 도전을 함께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2030 부산엑스포에서 다시 뵙기를 고대한다”며 BIE위원들에게도 엑스포유치를 호소했다.

 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한·프랑스 조찬 겸 정상회담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엑스포 유치전으로 하나된 ‘대한민국’...프랑스 장관 “부산 지지해야하는 2가지 이유 있어”

외교부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평화포럼'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개국 정상 및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몬테네그로 대통령을 만난 박진 외교부 장관(연합뉴스)

정부측 입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만난 각국 고위급 인사만 9월 말 기준 91국 455명에 이른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페루·칠레·베트남 정상들과 만나 부산엑스포 개최 지지를 요청하는 등 부산 엑스포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도 윤 대통령의 엑스포 유치전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벌인 지난 1년 반 동안 접촉한 주요 인사는 180국 3000여 명에 이른다. 최근 한 달 새에만 윤 대통령 외에도 한덕수 총리, 박진 외교부 장관이 연달아 파리를 찾았고,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도 아프리카, 유럽을 방문해 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특히 한 총리는 최근 들어 매일 4~5국 정상급 인사들과 늦은 밤까지 통화하며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다른 나라 시차에 맞추기 위해 자정쯤 통화가 마무리된 적도 있었다”며, 엑스포 관련 한 총리 일정을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헤지스 오낭가 은디아예 가봉 외교장관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는 엑스포에 참가하는 개발도상국 등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5억2000만 달러(6479억 6000만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엑스포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으로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이탈리아의 지원 규모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정부는 또 발전도상국을 위한 공적개발원조 예산도 내년 50%가까이 증액한 수치다.

기업들 역시 엑스포유치전에 적극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LG·현대차 등은 스페인 바로셀로나, 스위스 다보스,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의 광고판에서 2030 부산엑스포 홍보물을 송출했다. 유럽 매출 비중이 낮은 SK도 지난달 파리 에펠탑 인근 센강 선착장과 선상에 ‘플라이 투 부산’을 주제로 도심항공교통(UAM) 체험 공간을 마련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현장에 참석한 각국 관계자들은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대한민국의 의지와 한국과 부산의 문화 역량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특히 부산 엑스포가 문화 간 대화와 상호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새로운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기반해 국제사회 기여와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날 행사에 참석한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부산을 지지해야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며 “하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더 확산하기 위해서이며, 또 하나는 한류라는 소프트파워의 긍정적 영향력을 인식하고 확산하기 위해서”라고 극찬했다.

현재 유치전 판세는 ‘박빙 열세’란 평가가 많은게 사실이다. 지난해 부산엑스포 유치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1년 가량 먼저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가 막강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득표 활동에 나서면서 초반 열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직이 발 벗고 나선데다 재계 주요 총수까지 ‘코리아 원팀’을 이뤄 유치전을 벌이면서 현장 분위기가 서서히 전환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엑스포 유치전 막판뒤집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尹대통령 ‘엑스포 유치’ 막판 뒤집기가 기대되는 까닭...‘연대 엑스포’가 히든카드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럼 이 대목에서 한국의 부산엑스포 유치가 기대되는 이유에 대해 한 번 알아보자.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한국이 내세우는 가치를 알기 위해선 지난 9월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뉴욕순방일정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미국 뉴욕순방 일정 당시 ‘연대 엑스포’를 내세워 한국의 엑스포 유치의 목적과 지향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연대엑스포’란 대한민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른 경험을 엑스포를 토대로 여러 국가와 함께 공유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전 세계에서 최대 최빈국을 겪었던 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본지>의 취재한 자료들을 종합해보면, 뉴욕순방 당시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진행한 41개국 중 한국보다 1인당 GDP가 높은 국가는 4개국(덴마크,모로코,산마리노,스위스)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37개국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이나 빈민국이었다.

구체적으로 41개국 중 식량문제 해결이 필요할 만큼 소득수준이 낮은 국가는 이라크,스리랑카.수리남,투르크메니스탄,아이티,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과 ‘K-라이스벨트’에 포함된 2개 국가(기니비사우, 가나)를 비롯한 아프리카 8개 국가였고, 이중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식량안보나 인도주의적 지원을 약속한 국가들도 15곳 안팎에 이른다.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티에모코 멜리에 코네 코트디부아르 부통령을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K-라이스벨트 국가중 한곳으로 한국이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돕고있는 국가다. 

이 당시 윤 대통령은 코트디부아르, 가나,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시에라리온, 수리남, 코트디부아르, 에스티와티니 등과의 정상회담에서 식량안보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고, 레소토와의 정상회담에선 농기계 지원등을 논의했다. 또 아이티, 세인트루시아, 벨리즈, 코트디부아르, 네팔, 가나, 콜롬비아, 키르기스스탄 등 개도국들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무상원조 및 공적개발원조(ODA)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국가들은 대게 한국이 6.25전쟁 이후부터 1990년대까지 겪어왔던 시련과 고충등을 현재 겪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이 내세운 ‘연대 엑스포’란 가치는 약소국들이 겪고 있는 고초에 대한 ‘해결책’을 한국이 제시해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정의 가능하다.

‘연대엑스포’란 가치는 사우디와 이탈리아가 내세울 수 없는 한국만의 고유 장점이라 고 볼 수도 있다. 사우디는 자급자족을 위한 농업이나 제조업 생산을 성장시킨 노하우가 없고, 이탈리아의 경우 세계대전 이후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한 경험이 없다.

아울러 경쟁국을 깍아 내리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의 경우 엄밀히 세계대전의 주축국인게 사실이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전세계가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석유감산을 실시한게 사실이다.

다시말해 ‘자유와 연대’란 가치는 한강의 기적에 대한 ‘노하우’를 약소국이나 개발도상국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한민국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

6.25전쟁직후 전쟁페허속 세계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의 실상 (임응식 사진작가의 , 이미지-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국민 모두가 염원하고, 바라는 ‘부산엑스포’유치...막판 뒤집기 노리는 尹정부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단 초청 만찬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결국 한국이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선 얼마나 약소국들의 표를 얻는지가 주요 관건으로 판단된다. 모든 나라가 1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한국보다 약소국인 나라가 월등히 많다는게 그 이유다.

물론 경쟁국들 역시 만만치 않다. 최근 사우디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채상환을 위해 100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무상 융자하기로 발표하는 등 한국이 노려야할 약소국들에 대한 표심잡기에 나섰다. 게다가 파리 곳곳에서 ‘리야드 엑스포 2030’마크를 붙인 택시들도 다소 포착되는 등 자본을 앞세운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는 상황이다.

또 다른 경쟁국인 이탈리아의 경우 로마가 노후화된 도시라는 단점과 쓰레기‧교통 문제 등 수많은 단점등이 존재하지만, 유럽연합(EU)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존재한다. 현재 이탈리아는 오랜 경제난으로 노후된 수도 로마를 엑스포 유치를 계기로 부흥시키겠다는 포부로 이웃 국가들에 구애하고 있으며, 과거 엑스포 유치 경험도 있어 어필 가능한 부분이 많은게 사실이다.

다만, 개최지가 결선 투표로 결정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한국 정부는 우선 2위를 기록한 다음 결선 투표에서 약소국들의 표심을 잡아 사우디에 역전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개최지로 결정되려면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1위와 2위 후보 도시 간 결선 투표를 거친다.

정부 소식통은 지난 9월 “1차 투표에서 2위를 수성하면 결선 투표에선 유럽(EU) 국가들의 표를 상당 부분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아프리카와 중남미, 태평양 도서국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지지 교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은 “9회 말 투 아웃 대역전극을 만들어낸다는 마음으로 하반기 모든 외교 행사를 지지 확보의 분수령으로 만들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나흘 뒤 예정된 BIE 총회투표에 대한민국 국민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어보인다.

다음은 프랑스 파리에서의 윤석열 대통령의 만찬사 전문

반갑습니다.

빠른 일정 가운데에도 오늘 이렇게 저희들이 주최하는 행사에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교육과 문화를 통한 성장, 그리고 이를 위한 교류와 연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은 1948년 자유민주 정부 수립 직후부터 국제기구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습니다.

1949년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에 가입한 데 이어서,그다음 해인 1950년에 유네스코에 가입해서식량,보건,교육 상황을 개선해 나아가는데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1950년 6월 유네스코에 가입한 지 며칠 되지 않아 공산 침략을 받아 6.25전쟁이 발발했습니다.

가장 먼저 한국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국제기구가 바로 유네스코입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어린아이들을 가르칠 교재를 만들 종이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쳐야 되는데, 국어책을 만들 종이조차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아 아이들의 공부 교재를 만들어서 전쟁 중에도 천막 교실을 지어서 아이들에게 국어와 역사, 그리고 산수와 기초 과학을 겨우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아 바로 교육받은 그 아이들이 자라나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주역이 되었습니다.

이제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이 거둔 경제와 정치의 성취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의 역동성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BTS와 블랙핑크로 대표되는 K-POP, ‘오정어 게임’ 과 ‘기생충’ 같은 대한민국의 문화콘텐츠가 세계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전 세계 국가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문화산업의 발전 정책을 전 세계 많은 나라들과 공유하고 있으며,각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노력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대한민국은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를 개최하여 저희들이 국제사회로 받은 그 지원을 이제 돌려드리고, 또 저희들이 이룬 성장과 성취를국제사회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그런 기여를 다하고자 합니다.

70여 년 전 대한민국이 공산 세력의 침략을 받았을 때 부산은 밀려오는 피난민들을 품었던 자유의 마지막 보루였습니다.

그리고 국제사회의 원조물자가 도착하던 곳이 바로 부산항이었습니다.

부산항은 전쟁 후에 원자재 수입과 상품 수출의 전진기지로서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끌어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는 ‘한강의 기적’의 출발이 바로 부산항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국제 항구도시 부산에서 2030년 부산 엑스포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은 교육에 매진하고 과학을 육성하며 문화를 꽃피우면서 성장의 역사를 써 내려 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똑같이 실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기후 위기,글로벌 사우스와 같은 인류가 당면한 도전과제들을 함께 풀어가는데 앞장서고자 합니다.

2030년 부산 엑스포는 우리들이 성취한 기술과 산업을 뽐내는 경쟁의 무대가 아니라, 서로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연대의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또한, 2030년 부산 엑스포는 모든 참가국들이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선보이는문화 엑스포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부산 엑스포는 인류의 미래세대를 하나로 연결하는 만남의 장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꿈과 기회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함께 어울리면서서로 영감을 주고받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110개 이상의 BIE 회원국들의 박람회 준비 과정을 세심하게 살피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것입니다.

부산은 여러분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부산에서 다시 만나 뵙길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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