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선 안 통해”...배민, 베트남서 경쟁 못 이겨 4년 만에 짐 싼다

“베트남에선 안 통해”...배민, 베트남서 경쟁 못 이겨 4년 만에 짐 싼다

  • 기자명 이유정 기자
  • 입력 2023.11.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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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베트남을 해외 진출 교두보고 삼겠다던 배달의민족(배민)이 베트남 시장에서 4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다. 베트남 음식배달 시장 내 극심한 경쟁으로 인해 현지 선발업체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후발 주자의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현지 언론과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베트남은 내달 8일 운영을 중단한다.

이는 배민이 지난 2019년 베트남 현지 배달 플랫폼 비엣남엠엠(Vietnammm)을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본격 진출한 지 4년 만이다.

배민베트남은 우아한형제들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 합작해서 설립한 우아DH아시아에 속해 있다.

베트남 언론들은 민트색 헬멧을 쓴 채 눈물을 흘리며 손을 흔드는 배민 캐릭터와 “안녕히 계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배민메트남의 공지를 전했다. 공지에는 오는 12월 8일 베트남 사업을 중단한다는 설명도 함께 붙었다.

배민베트남은 사업 중단 이유로 베트남 음식배달 시장의 극심한 경쟁을 꼽았다. 니클라스 외스트베르크 딜리버리히어로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8월 인터뷰에서 “아시아 시장에서 베트남만 유독 부진하다”고 밝힌 바 있다.

1위가 독식하는 플랫폼 사업 특성상 배민베트남은 적자가 누적됐고, 지난 9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서비스 지역 축소에 인력까지 줄였지만, 결국 역부족에 문을 닫게 됐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멘텀워크스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음식배달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동남아판 우버 ‘그랩’과 아마존 ‘쇼피푸드’가 각각 45%와 41%를 점유하고 있다. 배민베트남의 점유율은 12% 수준에 그쳤다.

국내 배달앱 업계에서 배민은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선두주자이지만, 베트남에선 후발주자였고 뒤늦게 식료품 쇼핑 서비스 등에 뛰어들었음에도 점유율 10%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또한, 경쟁 앱에 비해 실속이 떨어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현지매체 뚜오이째는 경쟁사에 비해 프로모션이 적다는 점을 언급했다. 1~2위 업체보다 각종 할인 혜택과 프로모션이 적어 소비자를 끌어 모으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배민 측은 아시아 등 글로벌 사업은 DH가 대내외 여건을 종합 검토해 면밀하게 검토,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 베트남 철수 건은 경기 침체와 경쟁 등 글로벌 차원의 사업성, 성장성 등을 종합 검토해 결정된 것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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