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日 지분 매입에 대내외 리스크 종식시킨 아성다이소, 온라인 사업 확장으로 토종 기업 ‘발돋움’

[이슈분석]日 지분 매입에 대내외 리스크 종식시킨 아성다이소, 온라인 사업 확장으로 토종 기업 ‘발돋움’

  • 기자명 최태우 기자
  • 입력 2023.12.2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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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가 최근 2대 주주인 일본 다이소산교의 보유 지분 전량을 매입하면서 국내 토종 기업으로 거듭났다.

그간 일본 기업이 2대 주주에 올라 있어 일본계 기업이라는 논란에 불매 운동의 타겟으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이 같은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최근에는 온라인몰을 개편하면서 ‘익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해 온라인 시장 확대를 통해 외형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기업 논란을 탈피하고 토종 기업으로 변모한 아성다이소가 생활용품 업체로 입지를 다져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성다이소 익일배송 [사진제공=연합뉴스]
아성다이소 익일배송 [사진제공=연합뉴스]

 

온라인 사업 강화로 외형 확장…‘익일 배송’ 서비스 도입

[더퍼블릭=최태우 기자] 일본 지분을 인수하면서 한국 토종 기업으로 거듭난 아성다이소가 전국 익일 배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올해 연 매출 3조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기존 강력한 오프라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 확장에 본격 나서겠다는 것이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 15일부터 온라인몰 ‘다이소몰’을 개편하면서 전국 택배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익일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익일 배송 서비스는 다이소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평일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배송비는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이며, 3만원 미만 시 3000원이다.

다이소는 기존에 부산과 경기 용인에 보유하고 있는 물류센터에 더해 온라인몰 서비스 확대를 위해 안성 물류센터를 추가로 임대했다. 매장 판매용 재고와는 별개로 운영되며 안성 물류센터는 온라인 판매만을 위한 물류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에 있는 1500여개 지점을 활용해 익일 배송 서비스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오프라인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다이소가 온라인 배송 서비스까지 공략하며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다이소는 지난해 2조945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1%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다이소가 비상장사인 만큼, 아직까지 올해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이미 매출 3조원대를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뒤로 2019년 2조원을 기록했다. 올해 3조원을 돌파할 경우 2조원을 돌파한 지 4년 만에 3조원 벽을 허무는 것이다,

이처럼 다이소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는 주요 배경으로는 고물가 현상에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21년 뷰티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외형이 커진 점도 한 몫 했다.

다이소가 빠른 배송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11월 배달대행업체 ‘부릉’과 ‘바로고’를 통해 빠른배송을, 오케이종합특송을 통해 일반 배송을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빠른 배송의 경우 배송비가 4000원인 데다 수요가 많지 않아 다이소는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일각에서는 다이소 매장이 소액 중심의 판매가 이뤄지는 만큼, 3만원이라는 무료 배송 기준선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3만원 이상을 구매한 고객이라고 해도 재구매 시기가 길어지면서 온라인 주문량이 빠르게 늘기엔 무리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다이소는 이미 전국에 다수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온라인 시장에서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과 경쟁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다만, 다이소가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 정착하게 될 경우,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또 다른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성다이소 사옥 [사진제공=연합뉴스]
아성다이소 사옥 [사진제공=연합뉴스]

 

 

日과 결별한 다이소…‘최대 리스크’ 불매 운동 논란 탈피

이처럼 경기 침체에도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다이소는 최근 일본 지분을 모두 매입하기로 하면서 토종 국내 기업으로 거듭났다. 그간 국내 유통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일본자본 논란에서 완전히 탈피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아성다이소는 지난 2019년 이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발생할 때마다 진땀 빼는 해명을 해왔다. 당시 다이소 측은 “일본 다이소와는 지분투자 이외에 로열티 지급이나 인적 교류, 경영 참여 등의 관계가 없다”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일본 기업이 2대 주주로 있기 때문에 언제든 배당금 명목으로 한국에서 벌어들인 자금이 일본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당초 아성다이소의 지분 구조는 박정부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아성HMP가 50.02%, 일본 다이소산교(대창산업)가 34.21%를 보유하고 그 외 박 회장의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었다.

아성다이소는 최근 “한국 토종 국민 가게로 거듭나기 위해 다이소산교 지분 전량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다이소산교가 보유한 지분 34.21%를 모두 매입하면 아성HMP의 보유 지분율은 84.23%로 높아진다.

지분 매입 가격은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아성다이소 측은 금액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성다이소는 샐러리맨 출신의 박정부 아성다이소 창업자가 1997년 5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아스코이븐프라자’라는 생활용품 가게를 열면서 시작했다. 그러나 2001년 일본의 균일가 상품 유통회사인 다이소산교와 합작해 상호에 ‘다이소’를 사용했다.

당시 다이소산교는 아성다이소에서 상품을 독점 공급받기 위해 지분을 투자했다. 아성다이소는 독점 납품 계약이 파기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다이소산교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했다.

이후 물가가 급속도로 상승하는 추세에도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게 됐다.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토종기업’ 아성다이소, ‘경영 간섭·배당 압박’에서도 자유

이번 일본 지분 매입으로 아성다이소는 내부 경영 간섭 리스크에서도 벗어났다. 최근 일본 다이소산교는 아성다이소의 실적 성장에 주목하며 경영 참여와 배당금 확대를 요구하자 박 회장이 2대 주주 지분 매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다이소산교는 지난해 3월 아성다이소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2명과 감사 1명에 일본 측 관계자가 포함돼 배당금 확대를 실현할 여건을 갖췄다.

그동안 다이소산교는 지분 투자 이외에 인적 교류나 공동 경영 관계를 맺지 않아 왔지만, 갑작스레 지분 권한을 주장하며 경영 참여를 요구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일본 기업 불매 운동이 벌어질 때마다 아성다이소가 해명해왔던 일본 다이소산교의 경영 불참여, 로열티 미지급 등의 명분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주식회사에서 2대 주주의 경영 참여가 부당한 일이 아니지만, 한·일 관계와 관련있는 아성다이소의 특수한 상황 탓에 다이소산교의 경영 참여가 실현됐으면,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그간 사측을 압박해왔던 다이소산교의 배당 규모 확대 압박에서도 자유롭게 됐다.

아성다이소는 지난 2014년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뒤, 2019년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3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면서 우상향하는 실적 그래프를 그려왔다

이처럼 아성다이소의 실적이 매년 고공행진하자 다이소산교는 사측에 배당금 확대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2대 주주 입장에선 당연한 행보일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아성다이소가 처한 특수한 상황 때문에 다소 곤란한 요구였을 것으로 해석된다.

아성다이소는 지난 2014년부터 다이소산교에 3차례에 걸쳐 약 15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당시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본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던 만큼, 경영 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는 충분했다.

아울러 배당금 규모를 확대할 경우, 지출 부담이 커져 아성다이소의 수익 구조 역시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이번 다이소산교 보유 지분 매입이 아성다이소에는 한국 토종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대내외 리스크들을 모두 정리하는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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