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전환에 정비소 폐업 가속화되나…서울 지역 카센터 폐업률 가장 높아

전동화 전환에 정비소 폐업 가속화되나…서울 지역 카센터 폐업률 가장 높아

  • 기자명 최태우 기자
  • 입력 2024.01.2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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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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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최태우 기자] 최근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에 내연기관 차량 정비소의 폐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지역의 카센터 폐업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카센터로 불리는 전문정비업체 수는 지난 2010년 9월 서울 기준 3711개에서 2023년 9월 2786개로 13년 사이 1000개가량 감소했다.

이 가운데 영세한 카센터들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 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카포스)에 등록된 정비업체를 기준으로 서울에서 최근 5년 새 카센터가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은 용산구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63곳에서 지난해 23곳으로, 40곳이 사라졌다. 이어 서초구 (26곳), 중구(23곳), 강동구(21곳), 송파구(19곳)가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의 공통적인 특징으로는 임대료가 비싼 지역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임대료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정비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비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주 원인으로는 완성차 기업들의 친환경차 전환 등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의 여파가 내연기관차 중심의 정비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친환경 보조금 정책도 한 몫 했다.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이 확대되고, 소형 트럭 등 운행이 잦은 상용차가 높은 보조금 혜택으로 인해 빠르게 전동화되고 있다. 여기에 조기폐차되는 노후차들이 급증하면서 정비 수요가 이전보다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제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800만원의 보조금(승용차 기준)을 주는 조기폐차 지원 대상을 ‘배출가스 5등급 경유차’에서 4등급까지 확대했다. 최근 1년간 4등급 경유차는 15만대, 5등급은 11만대가 각각 줄었다.

화석연료(휘발유·경유·LPG) 자동차의 누적 등록 대수 역시 처음으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석연료 자동차는 전년 대비 8만5000대 줄어든 반면, 친환경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는 53만대 늘었다.

즉, 오래된 차는 고쳐 쓰기보다는 폐차장으로 직행하고, 신차는 엔진이 없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늘어나다 보니 정비업계의 전망이 암울해지고 있는 것이다.

카포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정비업체 가운데 1인 사업장의 비중은 74%에 달했다. 강순근 카포스 회장은 “직원 없이 나홀로 사장으로 일하면서 최저임금도 못 버는 카센터 사장들이 수두룩하다”며 “수입이 적다 보니 타이어 바람 넣는 것도 예전에는 서비스로 해줬지만, 요즘은 5000원에서 1만원씩 받는다”고 했다.

정비 업계에서는 완성차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 될수록 위기가 점차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해 ‘미래차 산업전환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내고 “전기차로 전환될 시 내연기관 부품 중심의 정비 수요가 현재 대비 30% 수준으로 (줄어) 정비업계의 존속 및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전환을 고려하지 않는 업체가 70.3%를 차지하고 있어 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비 업계 종사자들은 최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비 업계는 정의로운 산업 전환에서 배제돼 소외 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임기상 미래차타기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지금도 전기차를 고칠 수 있는 정비업체가 부족해 전기차주들이 히터를 고치려면 여름까지 기다려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일부 정비업체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 미래형 자동차정비소 전환 시범 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등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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