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좁히는 게임업계…개발자 모시기 전쟁 사실상 종료

‘취업문’ 좁히는 게임업계…개발자 모시기 전쟁 사실상 종료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3.02.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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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파격적인 연봉을 내세우며 개발자 영입 경쟁을 벌였던 주요 게임사들의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이용자 감소가 현실화되자 고정비용 절감에 나서는 분위기다.

20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지난해 실적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공통적으로 올해 비용 효율화를 강조했다. 이는 게임 및 IT 업계의 연봉 인상 기조가 이어진지 약 2년 만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전체 영업비용으로 2조127억원을 사용했는데, 이 가운데 인건비는 약 9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신작 ‘쓰론앤리버티’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홍보비용 지출을 위해 인건비를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9일 “2023년은 비용효율화를 위해 인력 증가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임직원 증가 비율이 2020년은 13%, 2021년 9%, 2022년 2% 정도로 떨어졌다. 올해도 여기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00억원대 연간 적자를 기록한 넷마블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도기욱 넷마블 대표는 “4분기 비용 효율화는 마케팅비, 인건비 등에서 3분기 대비 큰 증가 없는 상태에서 유지가 됐는데 올해 전반적인 기조 역시 굉장히 타이트하게 비용을 관리해나갈 예정”이라며 “4분기 수치 이상 크게 증가나 변동성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 역시 올해 조직장의 연봉을 동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올해 필수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 대해선 신규 채용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

배동근 크래프톤 CFO는 지난 8일 “2023년은 과거보다 보수적인 채용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인건비 관점으로는 2022년과 비슷하지만 소폭 증가한 수준”이라며 “크래프톤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상당한 폭으로 성장했는데 이에 대비해 훨씬 보수적으로 충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조1477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해 당기순손실이 적자로 전환된 카카오게임즈 또한 보수적인 채용 기조로 전환했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CFO는 지난 8일 “4분기에 일부 종속회사 인건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했고 2022년 한 해 동안 인재채용과 비게임 외적 성장 채용으로 인건비가 증가했다”며 “올해는 신작 개발 인재 확보 등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채용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인건비 및 제반 비용 효율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신규 채용을 보수적으로 보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상황과 현재 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게임을 이용하는 시간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게임사들은 별도의 신작 발표 없이도 호실적을 올릴 수 있었고, 신작 발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역시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엔데믹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게임을 이용하는 시간이 급격히 감소하게 됐다. 게임사들은 저마다 신작들을 대거 출시하면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였고, 그 결과 지출이 증가해 채용을 줄이거나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신입·경력직 개발자들의 연봉을 앞다퉈 인상하는 등 채용 경쟁에 나섰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180도 반전됐다”고 전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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