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영일 기자] 의료계가 대정부 협상 과정에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건 내부 리더십과 소통 문화가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5일 “의사 사회에는 자유로운 토론과 민주적 의견 수렴 과정을 주도할 진정한 리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내부 조율 기능이 없다 보니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최소 합의 수준인 강경 일변도의 파업만 이어갔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 등 외부와 협상을 하려면 결국 무언가를 양보해야 하는데, 어디서 물러날지 합의하지 못한 상태에선 협상 테이블에 누가 앉던 비난을 면치 못한다”고 진단했다.
범투위(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에서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전날 정부·여당과 합의에 이르자 젊은 의사들이 ‘독자적 행동’이라며 강력 반발한 데 대한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집단 진료 거부에 동참할 수 없었다고 밝힌 한 대학병원 전공의도 “의료계의 폐쇄적인 구조 속에서 젊은 의사들이 강경투쟁 방식에 내몰렸다”며 “의대생들도 시험 족보 공유부터 원하는 과 지원까지 선배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선배들의 압력을 심하게 느끼며 국가고시 거부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만일 의사들이 또다시 집단행동에 나서려고 한다면 내부 의견수렴 과정을 바꾸는 게 우선”이라며 “내부 반대 의견을 뭉개지 말고 토론과 설득이 우선하는 문화를 마련해 이익단체가 아닌 전문가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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