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가 쏘아 올린 대선후보 TV토론의 새 장르 ‘팩트 체크’ [미디어 공헌 김정순 칼럼]

윤석열 후보가 쏘아 올린 대선후보 TV토론의 새 장르 ‘팩트 체크’ [미디어 공헌 김정순 칼럼]

  • 기자명 김정순 언론학 박사
  • 입력 2022.02.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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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내용 후보들의 장외 공방전 일으키며 또 다른 이슈로 확장
-지상파 방송과 종편 등 많은 언론사에서는 때아닌 펙트 체크 봇물

▲사진=김정순 칼럼 前 간행물윤리위원장(언론학박사)
 지난 21일 중앙선관위 주관, 대선 후보들의 첫 번째 법정 토론회가 치열한 공방전 혹은 네거티브 난타전이라는 세평을 얻고 있다. 지난 17일 관훈클럽 대선후보 초청토론이 윤석열 후보의 불참 통보로 무산된 가운데 열린 첫 법정 TV토론이라 시작 전부터 유권자의 관심이 컸다. 선거일 14일 앞둔 시점에 법정 TV토론이 후보들의 마지막 승부처 중에 하나로 지목되는 터라 토론의 기대치와 주목도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무엇보다 토론에 임하는 후보들의 자세와 답변을 통해 준비된 이 후보 VS 준비 안 된 윤 후보로 구도를 형성해, 흥미를 더 끌었다는 평이다. 실제로 양강 후보를 비롯해, 안철수·심상정 후보의 날 선 신경전은 대선 정국의 뜨거운 열기를 그대로 옮겨 온 듯 보였다. 토론 내용은 후보들의 장외 공방전을 일으키며 또 다른 이슈로 확장되고 있다. 양강 후보는 서로 상대를 향해 거짓말 등 거친 공방은 대선 정국에 중요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후보들의 질문과 답변 내용에 허위주장까지 겹치는 까닭에 당 선대위는 물론, 지상파 방송과 종편 등 많은 언론사에서는 때아닌 펙트 체크 봇물이 터졌다. 

 

펙트 체크는 이제 20대 대선 후보 TV토론을 깃 점으로 후보 TV토론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 토론의 장르를 새롭게 구축 형국으로 비친다. 대선 후보의 허위주장이 촉발한 펙트 체크 진풍경은 최고 지도자가 되려는 이의 말에 사실확인을 요할 정도로 낮은 신뢰도 문제는 유권자에게 오인을 주고 혼란으로 이어진다.

 

토론은 내용, 즉 언어 메시지 못지않게 상대를 대하는 태도나 말투, 표정 등 비언어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상, 토론자의 자세는 말하는 이의 여러 면을 가늠하게 한다. 답변 내용만큼이나 말하는 이의 자세가 중요한 덕목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 때문에 다른 3명의 후보와 달리 윤 후보의 고압적인 표정과 태도는 논란을 사고 있다.

 

 “TV토론회가 지금까지는 사실 그렇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오늘 토론은 상당히 많은 부분 경제 분야 전문 영역으로서 변별력을 갖췄다...” 특히 “윤석열 후보가 토론회 준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했을 텐데 본인이 준비한 내용과 다른 내용이 나왔을 때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은 상당히 준비가 덜 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저는 부정적으로 봅니다”라는 최진봉 교수의 평은 공감을 얻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관훈클럽 초청으로 열릴 예정이던 2월 17일 대선후보 4자 토론 바쁘다는 이유로 무산시키는 등, 이미 토론마다 구설과 어깃장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필자는 윤 후보가 바빠서 토론을 안 할 거면, 바쁜데 정치는 왜 하나 궁금해진다. 정치는 모름지기 말로 상대를 설득하고 나와 다른 상대와 협상을 이루는 즉 말이 곧 정치인 것이다. 정치인이 시간 없다며 토론을 거부하는 것은 정치 안 하겠다는 뜻과 무엇이 다를까? 필자는 분명 투표를 아직 안 했는데... 혹시 윤 후보는 이미 당선된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기축통화 발언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국민이 시청하는 법정 TV토론에서 국민적 관심 질문에 “대답을 안 하겠다”거나 상대에게 질문하고 답변 시간 안주는 윤석열 후보의 태도를 국민 모독이라며 질타한다. 이뿐 아니다. 대장동 관련 핵심 내용, 배우자 김건희 주가 조작 질문에 대한 답변의 허위 정황이 검찰 자료 입수 언론보도로 속속 드러나고 있어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대통령을 꿈꾸는 지도자가 만인이 보는 TV토론에서 허위로 드러날 내용을 너무나 당당하게 주장하거나 아무 일도 아닌 듯 자신의 말을 바꾸는 모습에서 얼핏 셰익스피어 사극 리처드 3세가 겹쳐진다. 국민을 위하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 잘못된 지도자를 만나면 국민의 운명과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한 필자의 과한 우려 때문일 수 있다. 리처드 3세는 15세기 영국 왕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지도자의 거짓과 악행은 국민의 비극을 초래하고 국가 발전은커녕 퇴행을 부른다.

 

오늘(24일) 밤 대선 후보 2회차 법정 TV토론에서는 또 어떤 논란거리가 촉발될지 긴장된다. 

 

이익 투표 시대, 나와 나라를 위해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그 어느 때보다 유권자의 철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더퍼블릭 / 김정순 언론학 박사 lee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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