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팟vs쪽박’ 교촌치킨, 갑질 논란에서 ‘업계 최초 직상장’ 타이틀 달기까지 험난한 여정

‘잭팟vs쪽박’ 교촌치킨, 갑질 논란에서 ‘업계 최초 직상장’ 타이틀 달기까지 험난한 여정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0.10.2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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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팟vs쪽박’ 교촌치킨, 갑질 논란에서 ‘업계 최초 직상장’ 타이틀 달기까지 험난한 여정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를 달리는 교촌치킨이 코스피 입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프랜차이즈 회사 중 코스피 직접 상장에 성공한 사례는 ‘교촌에프앤비’가 처음이다.

 
과거 쪼끼쪼끼, 할리스커피, 미스터피자, 해마로, 디딤 등이 상장에 성공했지만 이들은 우회 또는 합병 방식으로 입성했다.


앞서 카페베네, 제너시스BBQ, 본아이에프, bhc 등이 직상장을 추진하다 결국 무위로 돌아간 만큼 이번 교촌에프앤비의 코스피 입성은 프랜차이즈 업계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교촌에프앤비의 성공적인 상장 여부는 향후 다른 프랜차이즈 기업의 상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더본코리아, BBQ 등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의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교촌에프앤비가 프랜차이즈업계의 새역사를 쓰면서 성공적인 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의 교촌에프앤비가 핑크빛 미래를 그려가는 것처럼 상장 과정이 탄탄대로를 걸어온 것만은 아니다. 또 긍정적인 평가와 달리 상장 이후의 전망이 마냥 밝은 것도 아니다.


업계 특성상 프랜차이즈 기업은 성장성과 이익 창출 안정성을 계속 검증받아야 한다. 특히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의 경우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터라 언제까지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에 <더퍼블릭>은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험난했던 교촌에프앤비의 상장과정을 되짚어 보면서 향후 IPO 흥행 가능성에 대해 전망해보기로 했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교촌에프앤비의 상장 도전은 유가증권시장 프랜차이즈 1호 직상장이라는 타이틀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미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에비심사를 통과하고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들어갔다. 11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580만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공모 희망가는 1만600원~1만23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614억8000만원~713억4000만원이다.


교촌에프앤비 소진세 회장은 22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기업을 넘어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갑질 논란 딛고 프랜차이즈 1호 직상장

교촌에프앤비의 상장 도전은 유가증권시장 외식 프랜차이즈 1호 직상장이라는 데에서 벌써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최초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거머쥔 교촌에프앤비지만 직상장을 향한 행보가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오너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면서 오히려 ‘험난’했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상장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같은해 오너 일가가 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권 회장의 6촌 동생인 권순철 당시 신사업본부장(상무)이 2015년 대구 수성구의 한 교촌치킨 매장에서 직원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바닥에 꽂는 등 갑질 폭행사건이 폭로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권 상무는 회사를 퇴직했다가 10개월 만에 다시 복직했다. 게다가 피해 직원 등에 보복성 인사가 있었다고 알려지면서 전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나아가 교촌치킨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됐다.


사태가 심각하게 흘러가자 권원강 회장은 2019년 3월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교촌에프앤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을 지낸 소진세 회장을 영입했다.


소진세 회장의 취임 이후 교촌에프앤비는 숙원사업인 IPO에 속도를 냈지만 번번이 앞선 갑질사건이 회자되면서 훼방을 놓았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더라도 회사 지분 95.6%를 보유하고 있는 권 전 회장의 회사 지배력은 여전하다. 교촌에프앤비가 IPO에 성공하더라도 권 전 회장만 ‘잭팟’을 터트리는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신주 406만주를 발행하고 구주 174만주를 팔기로 했다. 희망공모가가 주당 1만600원~1만2300원이므로, 단순하게 계산해보자면 권 전 회장은 이번 IPO로 최대주주를 유지하면서 200억원 이상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여기에 향후 오너리스크가 재발되면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가 파일피일 미뤄지기도 했다.


당시 교촌에프앤프 측은 “프랜차이즈 첫 IPO 사례이다 보니 요구하는 자료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서는 오너리스크 등으로 인해 심사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글로벌 종합식품 기업” 청사진 제시

우여곡절 끝에 직상장이라는 꿈을 이루게 된 교촌에프앤비는 ‘핑크빛’ 미래를 꿈꾸고 있다.

 
교촌애프앤비 소진세 회장은 22일 IPO를 앞두고 열린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상장을 프랜차이즈업계 최초의 직상장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교촌의 비전인 글로벌 종합식품 기업이라는 ‘제 2의 성장’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신제품 개발과 적극적인 해외 진출 등으로 2025년까지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교촌에프앤비는 2025년까지 해외 25개국에 537개 매장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현재 37개인 해외 매장을 15배가량 늘린다. 당장 내년에는 중동·대만·호주·터키 등에 추가 진출한다.


국내의 경우 2025년까지 매장 수를 1500개 이상으로 늘리고, 중대형 매장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려 가맹점당 매출액을 늘릴 예정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를 넘어 간편건강식품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온라인·모바일 주문에 익숙한 1인 가구와 여성 소비자를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건강식·볶음밥·소시지 등 다양한 닭고기 가정간편식(HMR)을 개발하고, 내년 자사 쇼핑몰 ‘교촌몰’을 열어 판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또 새로운 수제맥주 브랜드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매출 77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교촌에프앤비의 매출은 3801억원, 영업이익은 394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2156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했다.


소 회장은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며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해외시장 개척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투자는 신중하게…위험요소는 무엇?

당장 이달 말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교촌에프앤비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들 마음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치킨 프랜차이즈 1위로써 사업 호재와 미래 성장성을 자사 투자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소진세 회장은 “교촌은 지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의 가능성을 가진 기업으로의 변화와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교촌의 지난 성장 과정과 미래의 가능성을 잘 살펴보신 후 높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다만 ‘교촌치킨’이라는 높은 소비자 인지도를 내세운 교촌에프앤비의 상장 흥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최근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까지 IPO 흥행이 지속되는 만큼 시기적으는 적절하지만 미래 성장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현재 교촌치킨이 1위를 유치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과포화’ 상태에 높여있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국내에 약 400개가 등록돼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배달 등 비대면(언택트) 경제 활성화에 따른 실적 증대 상황을 강조하며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올해 결과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교촌에프앤비 실적은 지난해 정점을 찍고 난 후 올해 상반기에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을 기존 5.98%에서 10.35%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7.11%로 다소 낮아졌다.


교촌에프앤비는 증권신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익성지표의 전반적인 영향이 있었으나 전 세계적인 방역체계 강화 노력과 점진적인 경제 재개 후 점차 회복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교촌에프앤비는 치킨 프랜차이즈 1위 업체지만 외식 배달업 전반을 놓고 보면 다양한 경쟁사들이 있어서 비대면 경제 활성화라는 사업 호재가 교촌에프앤비의 지속적인 성장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소진세 회장이 밝힌 청사진도 아직까지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


가맹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이 필수적인데 여기에도 딜레마가 존재한다.

본사의 매출 규모와 수익성이 커져야 주주가치도 커지는데,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폭이 클수록 본사의 수익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냉동간편식품 사업 진출방안 등도 거론됐지만 경쟁상대가 대기업 계열사인 데다 자칫하다 주력인 외식사업과 시장이 겹칠 위험도 있다. 

▲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22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상장 외식업체들 ‘고전’…프랜차이즈 한계 뚜렷

교촌에프앤비는 프랜차이즈 최초 직상장이라는 타이틀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는 그만큼 이 산업의 한계를 반증한다.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기업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고 안정적이지 않다. 또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는 지속 가능성에서도 의문이 남는다.

이로 인해 투자금융(IB)업계에서 외식 프랜차이즈는 박한 평가를 받아왔고,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외식업체 중 큰 성공을 거둔 사례도 사실상 없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태창파로스, MP그룹, 해마로푸드서비스, 디딤 등이 있다. 이 중 태창파로스는 상장 폐지됐고, MP그룹은 거래정지 상태다.


대표적으로 ‘마스터피자’로 잘 알려진 MP그룹은 한때 피자 프랜차이즈가 인기를 누리던 시절 호황을 누렸으나 현재는 대부분 문을 닫고, 배달 매장을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후 창업주인 정우현 전 회장의 오너 갑질이 논란이 된 후 거래 정지 조치를 받아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큰 상황이다.


프랜차이즈는 유독 오너리스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교촌에프앤비 역시 한때 오너일가 갑질로 곤혹을 치룬 만큼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진세 회장의 영입으로 리스크는 일부 해소한 상태지만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이 교촌에프앤비 주식의 95.6%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위험성은 존재한다.


갑질 논란으로 경영에서 퇴진한 오너가 IPO로 막대한 부를 얻게 된다면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을 주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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