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이란과 논의 지속한다지만…입장차만 확인한 채 빈손 귀국하는 정부 대표단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1-13 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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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이란으로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이란 혁명수비대가 나포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의 억류 해제를 위해 이란으로 급파됐던 정부 대표단이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국 빈손으로 귀국길이 오른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 10일~12일 이란에서 각계 지도층 인사들을 만나 ‘한국케미’호 억류 및 한국 내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 등을 협의했다.

최 차관은 방문 기간 동안 이란 측에 한국 선원과 선박 억류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구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또 이란 정부가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이 한국 내 시중은행에 부당하게 동결됐다는 이란 측 불만에 대해선 “한국과 미국 금융시스템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동결자금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과 협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외교부는 최 차관의 이란 방문과 관련 “정부는 최 차관의 금번 방문을 토대로 이란과 선박 억류 해제를 위한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금번 사안이 해결될 때까지 우리 선원들에 대한 영사 조력을 적극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 차관은 카타르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14일 귀국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한국 선원 및 선박 억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란 정부와 논의를 지속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정부 대표단의 방문으로 입장차만 확인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란은 전부터 한국에 동결된 우리 자산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접근에 불만을 표시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내 이란 자산 동결 문제는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란 정부는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란 언론도 “테헤란을 방문한 최 차관이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4일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한국 유조선을 나포했다.

혁명수비대는 나포 사유에 대해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한데 따른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이란 측은 한국 선박이 해양을 오염시켰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대표단은 이란 측에 “해양 오염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신속한 절차를 통해 억류를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란 측이 해양 오염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음에 따라 해양 오염은 대외적인 명분이고, 실제론 한국 시중은행 내 동결된 자금문제에 대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국 선원 및 선박을 억류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미국은 2018년 5월 이란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뒤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고,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도 이란 제재를 이행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이란과의 교역이 사실상 중단됐으며, 특히 한국 내 시중은행에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원화 계좌도 동결됐다.

동결된 계좌는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의 이란중앙은행 명의 원화 계좌로, 여기엔 이란 정부가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대금으로 70억 달러(약 7조 6000억원)가 동결돼 있다. 이란 정부는 한국 정부에 동결 해제를 거듭 요구해 왔다고 한다.

따라서 이란 내 주요 이권 사업을 장악하고 있는 혁명수비대가 한국 선박을 나포한 것은 동결 자금과 관련해 한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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