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박은상 대표 4개월째 ‘부재중’…직무대행은 ‘존폐 위기’까지 거론했다

김다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1 14: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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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이탈부터 노조 설립까지…직원들이 ‘뿔난’ 이유는?

‘언택트(untact·비대면)’가 각광받기 이전부터 이커머스 업체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이커머스 시장은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줄을 이으면서 벌써부터 경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기존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들은 물론 국내 최대 IT업체인 네이버까지 뛰어들면서 말 그대로 ‘피 튀기는’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사활을 건 영역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유독 ‘위메프’를 두고서는 ‘위기설’이 계속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공격적 행보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수장 공백기’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위메프 박은상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무기한 휴직에 들어갔다. 

 

가뜩이나 실적 악화라는 과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줄 리더가 자리를 비우면서 안팎으로 작지 않은 홍역을 앓고 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신사업에는 제동이 걸렸고, 리더 없는 조직 내부에서는 직무 이동 둘러싼 내홍까지 일었다. 급기야 ‘위메프노동조합’까지 공식 출범했다.


이에 <더퍼블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뒷걸음질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원조’ 위메프의 위기설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봤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춘추전국시대’ 이커머스 시장에서 위메프의 수장 박은상 대표가 자리를 비운지도 벌써 4달째다.


박 대표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 건을 마무리 지은 이후 건강악화 등을 사유로 지난 6월 1일부터 한 달간 안식년 휴가를 사용했다. 원래 7월1일 복귀할 계획이었으나 건강상 문제로 휴식이 더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업무 공백이 길어지게 됐다. 현재는 무기한 휴직 상태다.


당초 위메프는 박 대표가 휴직하는 동안 별도로 대표이사나 대행을 선임하지 않고, 부문별 조직장 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공백이 길어지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하송 부사장을 중심으로 최고경영자(CEO)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하 부사장은 직무대행을 맡은 직후 임원들에게 “최근 내부 지표 및 외부 조사기관 등에서 집계된 수치를 보면 회사의 (경영지표) 숫자들이 2017년 수준으로 퇴보했고, 이 위기를 넘어서지 못하면 회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섞인 이메일을 보냈다.


업계에서는 위메프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 데에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리더의 부재로 인해 선제 대응이 어려워지면서 뒤처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묻어나는 조치로 보고 있다.

위메프가 경쟁업체보다 2% 부족한 것

최근 위메프의 행보를 보면 회사의 존폐까지 거론한 하송 직무대행의 위기의식은 단순 기우에 그치지 않는다.


‘언택트(untact·비대면)’ 바람을 타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0)의 반사이익을 누리는 동안 위메프는 오히려 고객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닐슨코리안클릭가 발표한 ‘2020년 2분기 전자상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위메프는 업체별 순이용자수(UV) 1076만명으로, ‘6위’를 기록했다.

 

이는 2년 전인 2018년 월간 평균 1200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 줄어든 수준이다. 위메프는 경쟁사인 티몬(1141만명)에게도 추월을 당했다.


위메프는 이용자 방문율도 떨어졌다. 지난해 43%였던 이용자 방문율은 지난 2분기 39%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업계가 특수를 누리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이용자 수가 매출로 연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실적 지표로 평가된다. 즉 이용자 수가 감소한다는 것은 매출 하락과도 연관이 깊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에서 위메프가 ‘나홀로’ 내리막길을 걷게된 데에는 경쟁업체에 비해 그렇다할 강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위메프는 ‘특가’를 내세워 가격경쟁력의 강점을 가졌지만 현재로서는 무의미한 상황이다.


오히려 ‘특가 대표 위메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특가에 혜택까지 더한 ‘특가클럽’으로 가격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적자만 떠안게 됐다. 특가클럽은 월 990원만 내면 특가 상품 구매 시 결제금액의 2%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서비스다.


실제로 위메프는 지난해 전년 대비 8.4% 늘어난 매출 4653억원을 올리는 동안 영업손실은 94% 늘어난 757억원을 기록했다.


계속되는 비용부담으로 급기야 위메프는 지난해 1월부터 운영하던 유료멤버십 서비스 ‘특가클럽’을 오는 10월 6일부로 종료하기로 했다.

 

유료멤버십은 서비스 특성상 충성 고객 확보에는 효과적이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가입비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큰 구조다. 결국 가격인하→비용증가→적자확대→서비스폐지→고객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인 셈이다.


하 대행도 무엇보다 그간 위메프의 경쟁력이었던 가격조차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 대행은 “우리가 잠깐 주춤하는 것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겠지만, 문제는 경쟁 시장의 양극화가 점점 커지고 있고, 그나마 우리의 경쟁력이던 가격조차 경쟁사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표절 논란으로 ‘무위’로 돌아간 신사업

위메프의 실적이 악화되는 이유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뒤처지는 것도 문제지만 야심차게 추진한 신사업이 차질을 빚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신사텁에 박차를 가했다.

 

위메프의 자회사는 기존 4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12개까지 늘어났다. 신규 자회사 설립에 투자된 금액만 65억원에 달한다. 업종도 가구 제조업에서부터 방송업, 통신 판매업, 화장품 도매업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 자회사 중 뚜렷한 성과를 서두는 곳은 없는 실정이다. 오히려 지난해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최근에는 자회사의 미숙한 조직 운영에서 비롯된 시행착오로 인한 진통도 겪었다.


위메프가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 인벤터스의 요거트 브랜드 ‘리틀리케’는 표절 문제로 6개월 만에 철수했다.


리틀리케는 지난 6월경 미국 인기 요거트 브랜드인 ‘시기스(siggi’s)‘ 법률 대리인으로부터 디자인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틀리케는 지난 9일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요거트 판매가 2020년 9월 18일 중단된다”고 밝히면서 “판매 중단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실 고객님을 위해 리틀리케 공식 온라인몰의 ‘Contact > Notice’게시판을 통해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을 드렸습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지사항 어디에서도 표절과 관련된 내용을 찾을 수 없다.  

 

이는 자회사와 관련 위메프의 운영미숙 사례로 볼 수 있다.  

 

신생 자회사들은 위메프 사내벤처에서 시작해 독립한 별도 법인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각 자회사들의 독립적인 경영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표절논란이 일자 인벤터스는 스스로 디자인 일부 표절을 인정하고 합의 끝에 사업 철수를 택했다. 그러나 뒤늦게 위메프 법무팀이 표절 여부를 검토한 결과 디자인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이미 인벤터스가 제품 판매 중단과 브랜드 철수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위메프라고 하더라도 자회사의 독자적인 결정을 번복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표절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결론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손실이나 재정적 손해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위메프도 뒤늦게 체질개선에 나섰다. 그러면서 상품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 8곳을 위메프 본사 소속 PB본부로 이관,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다양한 브랜드 실험을 진행, 초기 세팅을 마무리한 만큼 다시 위메프에 합류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판단이다.


하송 직무대행은 “가격을 1순위로 내세워 위메프의 본 모습을 찾겠다”며 “가격경쟁력을 되찾은 후 경쟁사들이 아직 선점하지 못했거나 구조상 할 수 없는 빈틈을 파고들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복지 천국’ 위메프, 어쩌다가…노조 공식 출범

위메프는 계속되는 위기설을 돌파하기 위해 직무대행을 내세워 고강도 체질개선에 나섰지만 정작 내부에서도 잡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안팎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동족 직장인들 사이에서 ‘복지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사람 중심’이라는 경영이념을 실천해온 위메프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내홍이다.

 

급기야 지난 15일 위메프 공식 노동조합이 출범했다.


논란은 위메프의 조직개편으로부터 시작됐다. 위메프는 지난달 다양한 상품 DB를 확보하기 위한 ‘빈선반 채우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영업본부 내 각 카테고리 실별로 ‘신규영업 파트’를 신설했다.


해당 조직 임직원은 신규 판매자 확보를 위한 업무를 전담한다. 한 명의 MD가 파트너사 관리와 신규 파트너사 소싱 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기존 체제를 투 트랙으로 담당을 나눠 MD 전문성도 강화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위메프의 취지와는 다르게 직원들은 이번 직무 이동을 사실상 강등 조치로 보고 있다.


상품 기획과 마케팅 비중이 높은 기존 MD 업무와 달리 신규 파트는 전화 영업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위메프는 이번 조직개편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직원들은 첫 사내 노동조합인 ‘위메프노조’까지 만들었다.


이들 노조에 따르면 현재는 MD마다 관리 업체를 두고 기획전을 진행하고 상품 협의를 하며 기존 업무 분야의 연장선에서 경력을 쌓아가는 방식이지만 신규 파트는 제로 베이스에서 기준 없는 콜(전화 영업)을 통해 입점 영업만 하는 조직이다. 게다가 회사와 당사자 간 합의나 소통 과정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위메프 노조는 “일부 MD들에겐 신규사업팀 이동이 경력 관리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며 “회사는 저성과자 위주라고 하지만 어떤 기준과 측정 기간을 지표로 배치하는 것인지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높은 업무 강도와 위계적인 기업문화도 도마에 올랐다.


이들은 “하루 24시간 메신저를 통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지속되는 상사의 업무 지시 압박과 강요로 퇴근한 후에도 우리의 고통은 멈추지 않는다”며 “불명확하고 체계 없는 업무 지시와 톱다운 방식의 업무 전달 관행을 벗어나 수평적인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성장을 위한 교육 체계 수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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