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중심주의 지켜왔다’는 이해찬…정작 호칭은 ‘피해 호소인’

‘피해자 중심주의 지켜왔다’는 이해찬…정작 호칭은 ‘피해 호소인’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07.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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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곁눈질을 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5일 “당 대표로서 다시 한 번 통렬한 사과의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당 광역단체장 두 분(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임을 했는데, 당 대표로서 참담하고 국민께 뭐라 드릴 말이 말없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께 큰 실망을 드리고 행정 공백이 발생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아울러 피해 호소인께서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피해자 중심주의를 견고하게 지켜왔다. 이 사안도 마찬가지로 피해자 입장에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고인의 부재로 인해 현실적으로 진상조사가 어렵다는 점은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나아가 “피해 호소인 뜻에 따라 서울시가 사건 경위를 철저히 밝혀 달라”며 “또 피해 호소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멈추고 당사자 고통을 여론몰이, 정쟁 수단으로 활용하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부적절한 행동을 차단하고 기강을 세우겠다”며 “아울러 당 구성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원순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고소인을 두고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여권에서 ‘피해자’가 아닌 ‘피해 호소인’이란 호칭을 사용하고 있는데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 호소 여성’은 피해자의 말을 아직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의 뜻을 담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그건 아직 너의 주관적 주장일 뿐’이라는 이야기로, 이 자체가 2차 가해”라며 “피해자의 증언을 딱히 의심할 이유가 없고, 가해자 역시 행동으로 이를 인정했다면 피해 호소 여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도대체 우리 사회에서 언제부터 피해 호소 여성이란 말을 썼느냐”며 “언제 우리가 김지은씨나 서지현 검사를 피해 호소 여성이라고 불렀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폭로를 해도 일단 안 믿어주는 세상, 그게 박 시장이 원하던 세상이냐”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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