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검수완박’ 추진에 윤석열 “갖은 압력에도 검찰이 굽히지 않으니 칼을 빼앗고 쫓아내려 한다”

與 ‘검수완박’ 추진에 윤석열 “갖은 압력에도 검찰이 굽히지 않으니 칼을 빼앗고 쫓아내려 한다”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1.03.0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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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범여권이 검찰의 수사권 박탈을 골자로 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불이익을 주고 압력을 넣어도 검찰이 굽히지 않으니 이제는 일 자체를 못하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 원칙대로 길을 계속 뚜벅뚜벅 걸었더니 아예 포크레인을 끌어와 길을 파내 없애려 한다”고 했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 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에 대해 이와 같이 밝혔다.

윤 총장은 ‘중수청 설립이 검찰 흔들기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것은 검찰을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폐지하려는 시도”라며 “갖은 압력에도 검찰이 굽히지 않으니 칼을 빼앗고 쫓아내려 한다”고 했다.

윤 총장은 “거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보다 공소유지 변호사들로 정부 법무공단 같은 조직을 만들자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것이 검찰의 폐지가 아니고 무엇인가”라며 “입법이 이뤄지면 치외법권 영역은 확대될 것이다. 보통 시민들은 크게 위축되고 자유와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검찰총장 직을 걸고서라도 중수청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나는 어떤 일을 맡든 늘 직을 걸고 해왔지, 직을 위해 타협한 적은 없다.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야 100번이라도 걸겠다. 그런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셔야 한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쇠퇴한 것이 아니듯, 형사사법 시스템도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 서서히 붕괴될 것”이라 우려했다.

국회와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검찰이 밉고 검찰총장이 미워서 추천되는 일을 무슨 재주로 대응하겠나. 검찰이 필요하다면 국회에 가서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국회와 접촉면을 넓힌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다”라며 “그렇게 해서 될 일이었다면 여기까지도 오지 않았을 것”이라 밝혔다.

‘범여권의 검수완박이 권력형 비리 수사에 대한 반감이라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종전까지는 검찰에 박수를 쳐 왔는데, 근자의 일(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및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등)로 반감을 가졌다고 한다면야 내가 할 말이 없다”며 “검찰은 진영이 없고 똑같은 방식으로 일해 왔는데, 법정에서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졸속 입법이 나라를 얼마나 혼란에 빠뜨리는지 모를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검찰총장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전국의 검사들이 분노하며 걱정하고 있다. 국민들께서 코로나19로 힘드신 줄 아는데, 검찰을 둘러싼 이슈가 부각되는 것이 피로할 지경이며 내용도 자세히 알지 못하실 것”이라며 “다만, 국민들께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잘 느끼지 못하지만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관계되는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라며 “어이없는 졸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도록 학계와 법조계 등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논의, 올바른 여론 형성만 기다릴 뿐”이라며 국민 여론에 기댔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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