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공정공시의무 위반' 의혹…거래소 "증권사에 구체적 정보 알렸는지 조사"

LG생활건강, '공정공시의무 위반' 의혹…거래소 "증권사에 구체적 정보 알렸는지 조사"

  • 기자명 박소연
  • 입력 2022.02.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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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박소연 기자]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에 대해 공정공시 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 한국거래소가 사실 여부 확인에 나섰다.

LG생건이 실적과 관련된 정보를 공시하지 않고 일부 증권사에만 미리 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것.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에 따르면 상장사들은 매출액, 영업 손익, 당기순 손익 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은 그 사실과 내용을 거래소에 먼저 신고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통상 상장사들은 실적을 발표하기 전에 결산실적 공시예고 등의 안내공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시 말해 이번 논란은 LG생건이 공시 전에 일부 증권사에 전달한 실적 관련 정보가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요인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LG생활건강 대해 공시불이행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했다고 지난달 17일 공시했고, LG생건 측은 구체적인 실적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래소, "LG생활건강 공정공시 의무위반 여부 확인중"

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지난 10일 장 개시 전 LG생건이 작년 4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날 장 개시 후 LG생건 주가는 13%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거래소는 LG생건이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2021년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잠정)실적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면세점 매출이 일시적으로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정보를 제공했다고 봤다.

이에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LG생건 대해 공시불이행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제34조에 따라 법인은 거래소의 예고 내용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이후 상장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불성실공시법인지정 여부, 부과벌점 및 공시위반제재금의 부과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이의신청이 없고 ▲위반의 동기가 고의·중과실이 아니고 ▲위반의 중요성이 중대한 위반이 아니며 ▲과거 1년간 공시의무 위반사실이 없는 경우에는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생략할 수 있다.

당시 거래소는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사전에 증권사 연구원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알렸는지를 알아보고 있다"며 "공정공시 대상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규정 위반이라고 할 수 없으나 반대라면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 등 그 구체적인 결과가 확정되는 대로 재공시하겠다”덧붙였다.

LG생활건강, "12월 면세점 매출 정보 제공...4분기 전체 실적 가이드 제공은 없었다"

거래소 공시 이후 LG생건은 해명 공시를 통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가이드 제공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면세점 매출과 관련한 정보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전달했음은 인정했다.

즉, 면세점 채널을 통해 거둔 일부 매출에 대한 정보는 제공했지만 4분기 전체 실적 수치는 직접적으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LG생건은 “당사 4분기 전체 실적(매출, 영업이익)에 대한 가이드 제공은 없었다"며 "다만 면세점 채널에 한해 당사 가격 정책에 따라 12월 면세점 매출이 일시적으로 거의 일어나지 않았음을 당사를 담당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LG생건은 거래소 공시 이후 지난달 26일까지 신청할 수 있던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에 따른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바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에 따르면,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이의신청기간 종료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심의를 진행한 후, 심의일로부터 3일 이내에 LG생활건강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할지 여부를 판단한다.

주주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악재로 작용해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적에 관한 정보를 미리 알게 된 투자자들은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정보를 미리 알지 못한 주주들은 주가 변동에 따라 손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이다.

LG생건에 대한 다수의 4분기 전망 리포트가 발행 된 10일에는 13.41%하락한 95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이후 100만 원(종가 기준)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리포트 발행 전 시점인 지난달 7일 기준 LG생활건강의 종가는 110만4000원을 기록했다.

 

면세점 실적 부진에...목표주가 하향 조정

한편, 증권가 일각에서도 LG생건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지난해 4분기 면세점 매출이 큰 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번년도 면세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진단이다.


최근 KB증권은 LG생활건강 대해 그동안 강력했던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LG생건의 목표주가를 105만원으로 내려잡았다.

지난달 28일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목표주가를 105만원으로 30% 하향했는데, 향후 6년간 영업이익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존 3.9%에서 1.9%로 하향 조정한 영향"이라며 "중장기 측면의 '안정적인 이익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나, 그동안의 강력했던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판단돼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LG생활건강 주가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현재까지 31% 급락했고, 올해 들어서만 14% 하락했다"며 "높은 기저 부담으로 인해 중국 화장품 시장 내 LG생활건강의 점유율 상승세가 점차 주춤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면세점 매출이 당초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올해 이후 면세 실적에 대한 우려 또한 확산되고 있다"며 "고마진 채널인 면세점에 대한 향후 매출 추정치를 하향조정했고, 이로 인해 화장품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올해 0.9%p 악화되고, 내년에도 0.5%p 추가로 악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LG생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조23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천410억원으로 5.9% 줄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8조915억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2천896억 원으로 5.6% 늘었다.

한편, 지난 3일 종가 기준 LG생건은 전날 기준 0.51% 하락한 97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제공 = LG생활건강]

 

더퍼블릭 / 박소연 기자 syeon0213@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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