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이어 정부도 우리 경제에 대해 2개월 연속 생산·투자·수출 등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또 미중 무역갈등과 반도체 부진 등 하방리스트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고 우려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1분기 우리 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미중 무역갈등 등글로벌 통상 이슈가 세계경제 둔화 및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산업생산추이. [제공=기획재정부] |
그린북은 지난 3월 생산·투자·소비 등 주요 지표들이 개선되면서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주요 산업 활동지표가 전월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자 '부진'이라는 평가를 보였다. 당시 정부가 '부진'이란 단어를 쓴 것은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설 연휴 요인을 배제하고 1~2월 평균 동향을 보더라도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정부의 이런 경기 평가는 KDI가 지난 13일 발간한 'KDI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지만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는 평가와 비슷하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5개월간 '경기 둔화' 판단을 내렸으나 지난달에는 '부진'이라고 수위를 한 단계 높였고, 이달에도 '부진'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그린북 5월호에서 지난 3월 산업활동 지표는 2월의 큰폭 마이너스에 따른 반등으로 전월대비 플러스로 전환했으나 경기동행 및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모두 각각 0.1%포인트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3월 주요 산업활동 지표를 살펴보면 생산의 경우 △광공업(1.4%) △서비스업(0.2%) △건설업(8.9%)이 모두 증가하면서 전산업 생산이 지난달보다 1.1% 늘었다.
3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7.7%), 의복 등 준 내구재(0.9%),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2.4%) 판매가 모두 증가해 전월보다 3.3% 늘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3.8%), 운송장비(26.2%) 투자 모두 증가하며 전월보다 10% 늘었다. 다만 1년 전보다는 15.5% 감소했다.
수출은 2018년 12월 이후 5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가격 조정, 중국 등 세계경제 둔화 영향으로 4월에도 1년 전보다 2.0% 감소한 488억6000만 달러(일평균 20억4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제공=기획재정부 |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3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0.1p 하락했다.
4월 취업자는 서비스업 증가세가 이어지고 제조업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지난해 동월 대비 17만1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4.4%로 1년 전보다 0.3% 올랐다. 비경제인구는 1616만명으로 1년 전보다 6만7000명 증가했다.
소비자물가는 석유 및 서비스가격 안정세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전월보다는 0.4% 늘었다.
4월 주택시장은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각각 전월보다 0.21%, 0.29% 하락하며 거래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기재부는 그린북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 및 집행 준비와 함께 투자와 창업 활성화·규제혁신·수출 활력 제고 등 주요 대책 과제들을 속도감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퍼블릭 / 정재환 jhjung@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