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불공정 계약’ 만연…면도 불량 가맹 해지·재료 강매 ‘갑질’도 가지가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불공정 계약’ 만연…면도 불량 가맹 해지·재료 강매 ‘갑질’도 가지가지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0.12.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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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다정 기자]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사안을 따르지 않아 계약 갱신을 거부당하는 등 불공정 약관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사단법인 한국유통학회와 ‘치킨 프랜차이즈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계약서상 해지 사유, 광고 시행 여부와 공급물품 규정 등에서 점주에게 불리한 불공정 계약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1일 밝혔다.

실태조사는 국내 438개 치킨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정보공개서와 103명의 가맹점주가 맺은 계약서, 가맹점주 52명의 심층인터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정보공개서는 가맹점 모집에 사용하는 일종의 가맹 안내서로 회사 안내, 계약 조건, 해지 조건 등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계약서 103개 중 101개(98%)는 운영 지침과 규정 등 매뉴얼 위반을 계약 해지 사유로 정했다. 하지만 매뉴얼의 내용은 가맹본부가 점주에게 불리하게 바꿀 수 있었다.

특히 사전 합의사항 등 추상적인 내용과 오토바이 청결 등 주관적인 평가 기준도 포함돼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점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본사로부터 미운 털이 박힌 이후 일방적으로 가맹 해지 경고를 받았다. 본사가 내세운 이유는 점주의 ‘면도 불량’과 ‘운영시간 위반’이었다.

103개 계약서 가운데 97개(94.2%)가 가맹본부가 광고 시행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었으며 일부 계약서에는 광고 시행을 따르지 않으면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경기도에 있는 B치킨 점주는 닭고기 당 300원의 광고비를 부담시키는 본사정책에 반대해 경고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 매장 리모델링 지시가 내려왔는데 또 다시 거절하자 결국 계약 갱신을 거부당해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었다. 본사는 협의에도 일절 응하지 않았고, B씨가 여러 언론매체에 본사정책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명예훼손 소송까지 제기했다.

또 점주들은 본사가 점주에 공급하는 물품 중 닭고기, 소스류 등 주 원재료의 약 80%가 본사로부터 강제로 사야 했다. 유산지(종이호일), 치즈 등 부재료의 강제 구입 비율도 약 50%를 차지했다.

가맹 사업법에 따르면 가맹점주는 원칙적으로는 원부재료를 자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맛과 제품 품질의 통일성을 추구하는 가맹사업 특성상 예외적인 경우에만 본사로부터의 강제 구매가 인정된다. 그러나 무엇이 강제대상인지 기준이 없어 끊임없이 본사와 점주 간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79개 치킨브랜드의 닭고기 유통구조 분석결과, 본사 친인척(특수관계인)이 유통에 개입된 경우의 공급가격이 평균가격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김지예 공정국장은 “치킨업종을 중심으로 실태 조사를 했지만, 부당 해지, 광고비용 전가, 물품강요 분쟁은 프랜차이즈 전 분야에서 발생되고 있는 문제”라며 “우선 가맹계약서 개선을 통해 치킨분야 거래 관행을 바로잡고 다른 분야로도 긍정적 효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더퍼블릭 / 김다정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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