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갑질에 안전불감증까지…구설수 많은 현대중공업, 국감 앞두고 ‘부담’

홍찬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1 14: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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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현대중공업그룹 CEO가 국회 국정감사 증언대에 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은 협력업체 기술유용 등의 하도급 갑질과 잇단 사망사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공정위로부터 하도급업체의 기술을 탈취해 제3자에게 넘겼다는 의혹으로 역대 최대의 과징금을 받았다. 이어 8월에는 하도급 대금 미지급 논란이 일었고, 근로자의 안전사고 문제 또한 올해에만 수차례 불거지기도 했다.

이미 현대중공업은 매년 국회 국정감사 때마다 중소기업 기술탈취를 비롯한 하도급 갑질 문제로 강력한 질타를 받아왔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경영 쇄신을 외쳐왔던 현대중공업이지만,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갑질 기업’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한 상황이다.

<더퍼블릭>은 끊이지 않은 구설수에 둘러싸인 현대중공업의 논란에 대해 파헤쳐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하청업체 기술탈취 유용현대vs 공정위, 갑론을박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하도급업체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0억원 규모의 과징금 조치를 받은 것에 대해 행정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공정위가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하고 있어 과징금을 무작정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하도급 업체로부터 기술자료를 취득한 후 비용절감을 위해 해당 기술자료를 타업체에 제공했다. 이후 거래를 중단해 하도급 거래법 위반이 됐다. 구체적으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0년 디젤엔진을 개발한 뒤 하도급업체 A사와 협력해 엔진에 사용할 피스톤을 국산화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A사에 피스톤 관련 기술 자료를 달라고 요구한 뒤 이를 확보해 경쟁업체인 B사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피스톤 관련 기술은 선박 엔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기술 자료를 확보한 현대중공업은 A사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해 3개월 동안 11% 단가를 인하했음에도, A사와 거래를 중단하고 B사 등 다른 업체와 거래를 시작했다. 정황을 안 A사는 현대중공업을 경찰과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에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에 시정 명령과 함께 기술 유용 행위 제재로는 가장 큰 액수인 과징금 970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피스톤 세계 3대 메이커인 강소기업 A사마저도 대기업의 양산 승인 취소 등 겁박에 자사의 기술자료를 줄 수밖에 없었다“A사는 단가 인하 후에도 어떻게든 현대중공업 납품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결국 거래처가 단절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정위에 조처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부당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현대중공업 사내소식지에는 우리 회사가 1000억원 이상의 비용과 10여년의 시간을 투자해 개발한 기술이나 하도급업체가 자신이 개발했다는 거짓주장을 하고 있다내용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특히 공정위가 문제 삼은 사전 품질관리 계획서 등의 자료는 기술 탈취와 무관한 품질관리 목적의 자료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내소식지 내용과는 별개로 아직 행정소송을 하겠다고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의결서를 받고 난 후에 행정소송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하도급 대금 미지급공급 일방적 요구

 

협력업체와 관련된 현대중공업의 갑질 논란은 지난 8월에도 있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1년 협력업체 B사로부터 실린더헤드 327개를 납품받았는데, 이후 3년이 지난 2014년말 9개의 부품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됐다.

 

현대중공업은 하자의 책임이 협력업체에 있다고 주장하며 대체품 무상공급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B사는 하자보증기간(2)이 이미 종료됐고 하자 책임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상공급을 거부했다.

 

그러자 현대중공업은 하자원인을 규명한 후 하도급대금을 지급하겠다며 지난 2015년 실린더헤드 108개를 추가로 납품받았다. 이후 108개 실린더헤드에 대한 납품대금과 지연이자(15.5%)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달 26일 현대중공업에 협력사 미지급 대금 및 지연이자 약 45000만원에 대한 지급 명령을 부과했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현재 울산지법에서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데, 법원 판단 이전에 공정위의 처분이 이루어진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국감에서 다뤄질까?안전사고 문제도 심각

 

▲ 지난 2018년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오른쪽)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올해 국정감사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협력사에 대한 부당한 갑질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올해 초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건 등 굵직한 이슈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기업 갑질 피해사례 발표 및 근절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올해 국정감사에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들을 증인으로 소환해 중소기업에 행해지는 부당한 갑질 행태를 낱낱이 밝혀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도 그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국정감사에서도 현대중공업의 기술유용 문제를 꾸준하게 제기하는 등 하청업체 갑질 근절에 나서왔다. 다만 송 의원실 측에서는 아직 국정감사 증인 신청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CEO를 소환하는 것에 대한 여부는 아직 확답하지는 않았다.

 

만약 현대중공업이 올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서게 된다면 하도급 문제뿐만 아니라, 현장 근로자 사망사건과 관련한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에선 올해만 5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이 중 두 건은 지난 4월 일주일 사이에 연달아 발생했다.

 

또 가장 최근에 발생한 안전사고는 지난 13일 작업용 발판 구조물 해체 작업을 하던 러시아 국적의 30대 근로자가 7m 아래로 추락한 건이다. 해당 근로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현재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울산시청에 앞에서 안전사고 방지 특단 대책을 강구하라며 시위를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안전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짐에 따라 산업안전관련 이슈는 올해 국감에서도 주요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돼 현대중공업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업 전반적으로 안전조처 미흡에 의한 중대재해가 많이 발생하자 국민들은 중대재해법을 제정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픽사베이]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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