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심부름 갑질 의혹에 선 긋는 김혜경…제보자 “金, 집 앞에 직접 약을 걸어놓았다”

사적 심부름 갑질 의혹에 선 긋는 김혜경…제보자 “金, 집 앞에 직접 약을 걸어놓았다”

  • 기자명 최얼
  • 입력 2022.02.0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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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부인인 김혜경 씨가 지난 18일 전북 부안군 장애인근로사업장인 '바다의 향기'에서 미역 무게를 재는 작업을 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아내 김혜경씨 관련 ‘황제의전’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경기도청 비서실 소속 7급 공무원이었던 A씨에 의해 폭로됐다. 이와 관련 당사자 김혜경 씨와 A씨의 상관이었던 5급 공무원 배모 씨는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김 씨의 사적지시에는 선을 긋고 있는 입장이다.

특히 배 씨는 김 씨의 이른바 ‘대리처방’ 관련 의혹에 대해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 A씨와 국민의힘 측은 즉각 반박했다.

주요골자는 A씨가 사적심부름 중 하나인 ‘김 씨 호르몬 약 배달’을 김 씨 집 문에 걸어놓았는데도 배 씨가 이를 훔쳐 자신이 복용했냐는 거다.

언론에 보도된 김혜경 불법의전 의혹들


지난달 28일 SBS는 지난해 초부터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근무하다 퇴직했다는 전직 비서 A씨의 주장을 인용해 김 씨의 ‘공무원 사적 이용 의혹’을 보도했다.

당시 A씨는 텔레그램 대화를 통해 배씨의 지시를 받고 사모님(김혜경씨)‘ 약(호르몬약)을 대리 처방·수령해 전달하는 등을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A씨는 “일과의 90% 이상이 김 씨 관련 자질구레한 심부름이었다”고 SBS에 설명 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에게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처방전을 수령하지 못한다. 어길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아울러 A씨는 자택 앞에 음식 심부름을 한 사진도 TV조선의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배 씨가 ‘넌 배달의 민족’이라고 불렀다”며 “자신이 이 후보나 가족 앞에 나타나면 배씨에게 크게 혼났다”고 밝혔다.

사적 심부름~법인카드 결제의혹까지

지난 2일에도 KBS가 A씨 주장을 인용해 김 씨의 공무원 불법의전 논란을 추가 폭로했다. A씨가 대리로 김 씨 장남의 퇴원 수순을 진행했다는 등의 수많은 사적심부름 관련 내용이다.

A 씨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김 씨가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 종합병원에 방문하기 전 배 씨는 A 씨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문진표를 작성하면 출입증을 줄 것”이라며 문진표를 대신 작성해 김 씨 출입허가증을 받도록 했다.

당시 해당 병원은 원내 방역을 위해 문진표를 작성한 방문객에게만 출입허가증을 내줬다. A 씨는 같은 달 김 씨 대신 모두 네 차례 문진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김 씨의 병원 진료비 수납과 약 수령도 대신했다고 했다.

A 씨는 지난해 6월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또 다른 종합병원에서 자신이 이 후보 장남의 퇴원수속을 대신하고 복약지도서 등을 챙겼다고도 주장했다.

A 씨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장남의 병원 서류에 적힌 보호자 김 씨 이름 옆에는 배 씨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있었다.

아울러 당초 A씨의 개인 신용카드로 물건을 산 뒤 이를 취소하고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재결제하는 편법도 자행했다고 한다.

A 씨는 “김 씨 수행팀이 관련 회계 규정을 피하려 개인카드로 선결제를 했다가 이를 취소한 뒤 법인카드로 재결제하는 등 편법 사용해왔다”고도 했다.

지난해 4월 13일 경기도 총무과 소속 배모(5급)씨와 A씨가 텔레그램으로 나눈 대화를 보면, 배씨는 A씨에게 김 씨집에 소고기를 배달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배씨는 A씨에 “고깃집에 소고기 안심 4팩을 이야기했다. 가격표 떼고 랩 씌워서 아이스박스에 넣어달라고 하라”며 “수내로 이동하라”고 했다.

여기서 언급된 ‘수내’는 대화당시에 이 후보 집을 의미한다. 실제 텔레그램으로 대화가 이뤄진 날 A씨가 본인 카드로 고깃값 11만8000원을 결제했고, 이튿날 점심 시간에 다시 식당을 찾아 결제를 취소한 뒤 ‘경기도 법인카드’를 긁은 내용이 확인됐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법인카드는 업무자의 관할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 공휴일이나 주말, 비정상 시간대 사용 등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김혜경 불법 의전활동 논란에… 배‧김 ‘송구스럽지만 사적지시 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는 지난 2일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 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건 아니다”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고 전하며 “(A씨가)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고 했다.

배 씨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며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면목 없게도 최근에서야 제가 A씨에게 했던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돌아봤다”며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즉, 이 후보 부부가 지시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과잉 충성’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거다.

배 씨는 “도지사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아무런 지시 권한이 없었고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A씨에게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특히 김씨의 ‘약 대리처방’ 의혹과 관련해선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대리처방에 대한 배 씨의 해명에 A 씨 측은 “김 씨 집 앞에 직접 약을 걸어놓고 왔는데 배 씨가 몰래 가서 훔치기라도 했다는 말인가”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도 “과잉 충성이 아니고 명백한 불법”이라며 공세를 쏟아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3@thepublic.kr 

더퍼블릭 / 최얼 chldjf123@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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