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현실에 마음 무겁다”…이재용, 美 출장 귀국 후 ‘위기론’ 강조

“냉혹한 현실에 마음 무겁다”…이재용, 美 출장 귀국 후 ‘위기론’ 강조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11.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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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 출발한 미국 출장을 마치고 전날 귀국하면서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미국 출장 당시 글로벌 빅테크 업체 등을 방문해 업계 현황을 파악한 이재용 부회장은 귀국 당시 무거운 심경을 내비치면서 ‘위기론’을 강조했다.

24일 미국 출장을 마친 이재용 부회장은 김포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투자도 투자지만,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에 미국을 찾은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대규모 반도체 투자뿐만 아니라 바이오, 통신, AI 등 각 분야의 기업을 방문했다.

이들 기업들을 방문한 후 “냉혹한 현실”을 언급한 이 부회장은 과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언급했던 ‘위기와 변화’와 같은 맥락이다.

뉴 삼성을 운영해야 할 그룹 총수로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과를 일군 지금도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미국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 지역을 텍사스주 테일러시로 최종 확정 짓고, 대만의 TSMC를 추격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이를 통해 지난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자리에서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도전해서 꼭해내겠다”고 선언한 이 부회장의 도전도 본격화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2.9%로 과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2위인 삼성전자는 17.3%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

양사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는 35.6%로 전년동기 점유율(33.1%)보다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업계 1위인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여기에 TSMC도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120억 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부회장이 언급한 ‘시장의 냉혹한 현실’ 중 한 가지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가 미국 지역 고객사 수요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신규 첨단 시스템 반도체 수요에 대한 대응 능력을 확대해 4차 산업혁명 가속화 등 차세대 IT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게 삼성전자가 이번 투자 결정에 기대하는 점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미국 출장이 신규 파운드리 선정 이외에도 주요 경쟁업체들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 “이 부회장이 마음이 무겁다고 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다시 한 번 인식한 것에 대한 심경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관련해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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