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이 모셔진 강원도 양양 낙산사를 찾은 뒤 ‘검찰개혁 소임을 접을 수 없다’며 사퇴설을 일축한 것과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3일 “더 이상 노무현을 욕보이지 말라”고 질타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추미애 잔머리 굴리는 거 보라”며 이와 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 퍼포먼스는 문재인 정권의 공식미학이 된 탁현민 스타일”이라며 “자기가 위태롭게 되자 노무현의 추억을 소환해 다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겠다는 속셈”이라고 풀이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개인에게 불이익을 줄 때는 반드시 적법절차를 발아야 한다는 헌법 12조 1항의 정신을 위반해 놓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 위헌적 망동의 변호인으로 동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가족이 비리에 연출됐을 때 지지자들에게 ‘나를 버리라’고 했다”며 “그것은 나를 버려야 진보의 가치가 산다는 뜻이었고, 그리고 유서에는 ‘아무도 원망하지 말라’고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한의 정치가 국가의 민주주의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데, 저들은 노무현의 이름으로 노무현의 정신을 배반하고 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하늘에서 이를 보면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나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진 전 교수는 “저들은 자신들의 정략적 이익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대중의 ‘원한’을 활용해 왔다”며 “요즘은 저들이 정말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원한’을 가졌는지조차 의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원한에 진정성이라도 있다면 그걸 저렇게 싸게 팔아먹지는 못할 것”이라며 “주책 좀 그만 부리고 이제 사퇴 하시죠”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백척간두에서 살 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낀다”면서 “그러나 이를 혁파하지 못하면 검찰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고, 그렇기에 저의 소임을 접을 수가 없다”며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추 장관은 “이제 대한민국 검찰을 인권을 수호하는 검찰로 돌려놓을 것”이라며 “제 식구나 감싸고 이익을 함께하는 제 편에게는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자행해 온 검찰권 행사를 차별없이 공정한 법치를 행하는 검찰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이고, 두려움 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동해 낙산사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님 영전에 올린 저의 간절한 기도이고 마음”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2004년 3월 새천년민주당 상임중앙위원이었던 추 장관은 “대통령의 사과는 구체적 내용이 결여됐다”며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앞장섰다.
당시 추 장관은 “노 대통령 탄핵 사유는 줄이고 줄여도 책자로 만들 정도”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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