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LG화학 물적분할...주주가치 제고는 언제?

말 많은 LG화학 물적분할...주주가치 제고는 언제?

  • 기자명 박소연
  • 입력 2022.03.0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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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화학 CI

[더퍼블릭 = 박소연 기자]  기업의 물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에게는 악재로 꼽힌다.  

 

기업 입장에서는 대주주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신설회사 상장으로 재원을 늘릴 수 있지만, 기존 주주들은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일부가 떨어져나감으로서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LG화학에서 물적분할 된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증시에 입성했다. 앞서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를 분사해 별도의 법인인 LG엔솔로 상장시켰다.

상장 당시 LG엔솔은 역대 최대 증거금인 114조원을 끌어 모으면서 국내 IPO 사상 처음으로 증거금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LG엔솔의 증시입성을 바라보는 LG화학 주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LG화학의 ‘유망 사업’인 배터리 부문이 떨어져 나가 독립하면서 모회사 소액 주주의 지분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기업 분할 방식, 대체 뭐길래...‘물적 분할’vs'인적 분할

기업이 ‘분할’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회사의 일부 사업부를 분리해 새로운 회사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기업 분할은 주식회사만 가능한 것으로, 특정 기업은 경영상 목적에따라 자사 사업부에 자본금과 부채를 나눈 후 새로운 기업으로 독립시킬 수 있다.

이를 크게 ‘물적분할’과 ‘인적분할’로 나눌 때, 회사를 분할한다는 점은 같지만 주주들의 지분 관계에서는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새로 설립된 회사의 주식 소유권이 기존회사와 기존회사의 주주 중 누구에게 주어지느냐에 달렸다.

물적분할이란, 모회사를 이루고 있는 특정사업부를 하나의 독립된 신설회사로 만들고 이에 대한 지분을 100% 소유하는 방식의 기업 분할 형태다. 즉 기존 회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은 신설된 자회사의 주식을 받을 수 없다.

인적분할은 동일한 인적 구성을 갖고 기업이 분할하는 방식이다. 즉 A라는 회사가 특정 내부 사업부를 B사로 분할할 때 A사의 주주 구성은 분할하는 B사와 동일하다. 따라서 새로 설럽된 회사의 주식이 기존 회사 주주들에게 지분율대로 배정된다.

정리하면,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신설 법인인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함에 따라 양사간 수직적인 관계가 형성된다. 반면 인적분할은 신설 법인이 기존 회사로부터 독립해 나왔기 때문에 양사간 관계는 수평적이다. 

LG 위축투자심...LG화학 주가는 하락

 

지난해 9월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 분할하겠다고 발표했고, 이 사업부는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신설 법인으로 지난달 27일 증시에 입성했다.  

 

 

 

▲ 연합뉴스 제공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이 미래 유망 사업으로 주목받으며 주가 부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만큼, 이 같은 LG화학의 물적분할 결정에 업계 일각에서는 주가하락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췄다.

주가 부양의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의 독립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LG화학의 배터리 부문은 유망 사업으로 재평가 받았다. 이에 힘입어 LG화학의 주가는 1주당 100만 원선을 넘어서며 황제주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배터리 부문 사업을 떼어내 LG엔솔로 독립시킨 후 LG화학의 주가는 크게 하락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일인 지난달 27일에는 60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LG화학의 배터리사업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주식을 사들인 기존 주주들이 물적분할에 따라 LG엔솔 주식을 하나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기업의 물적분할 방식이 대주주의 지배력을 유지하게 하는 반면 주주가치는 훼손시킨다는 이유로 비판하기도 한다.

즉 기업은 물적분할을 통해 대규모 자본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반면 주주입장에서는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일부가 떨어져나감으로서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는 주장이다.

앞서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LG화학 배터리사업의 물적분할을 반대하고 나선 바 있다.

당시 국민연금은 "분할 계획의 취지 및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물적분할로 지분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 등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물적분할 반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같은 물적분할에 쏟아지는 부정적인 시각에 무조건적인 비판만 할 수 없다는 전문가 일각의 지적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망 사업의 분사는 모회사와 자회사 모두가 각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증권가 일각에서는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LG화학의 배터리 소재 부문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시너지를 내 주가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화학 주가가 단기적으로 2차전지 ETF 등 수급과 지주사 디스카운트 이슈로 약세를 보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에 들어가는 배터리 소재에 주력하고 있어서 주가가 함께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LG화학은 올해 매출액을 2021년 25조원에서 2030년 60조원으로 130%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8일 LG화학은 온라인 생중계로 투자자 설명회를 열고 2030년까지 현재 매출의 두 배가 넘는 60조원을 달성하고, 친환경 고부가가치 신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블루오션 시프트'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인수·합병(M&A) 기능을 더욱 확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지사업 부문은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부담이 엄청났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의) 분할 상장이 필요했다”며 “첨단소재와 생명과학은 투자 규모가 비교적 작아 LG화학의 투자 여력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더퍼블릭 / 박소연 기자 syeon0213@thepublic.kr 

더퍼블릭 / 박소연 syeon0213@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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