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지분 헌납’ 초강수 둔 이스타항공 VS 시큰둥한 제주항공…감정 골만 깊어지나

‘이상직 지분 헌납’ 초강수 둔 이스타항공 VS 시큰둥한 제주항공…감정 골만 깊어지나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0.06.3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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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29일 강서구 본사에서 근로자 대표들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더퍼블릭=김다정 기자]이스타 오너일가가 ‘지분 모두 헌납’이라는 초강수를 던지면서 고착상태에 빠진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이 새국면을 맞았다.

당초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약 250억원에 달하는 임금체불 문제를 놓고 지지부진한 논쟁을 이어갔다.

제주항공은 인수에 앞서 이스타항공이 임금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편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인수 후 해결해야 한다며 평행선을 달렸다.

그러나 이번에 이스타항공이 창업주인 더물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일가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전량을 회사에 헌납하고 이를 직원들의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제주항공의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회사에 넘기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내용이 담긴 이상직 의원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현재 이스타항공 대주주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 이원준씨(66.7%)와 딸 이수지(33.3%)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현재 가치는 약 410억원으로 오너 일가는 이스타항공 매각을 통해 손에 쥘 수 있었던 수백억원대의 돈을 포기한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이 의원이 헌납한 주식을 활용해 직원들의 체불 임금 해결에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보유 지분 증여 방안과 구체적인 자금 활용 방안 등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이사는 “창업주가 반납한 지분을 토대로 재원을 마련해 해결하겠다”며 “체불 임금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이사는 “제주항공이 금명간 인수에 대한 확실한 입장표명을 해주길 간곡하게 요청한다”며 “현재 이스타항공이 겪는 어려움의 일차적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만 제주항공 역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며 제주항공의 결단을 촉구했다.

M&A 진행에 따라 지난 3월 말 이후 ‘셧다운’ 상태인 이스타항공이 정부 지원을 받을 자격조차 없기에 제주항공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불만 감지’ 제주항공, 감정의 골 깊어지나?

갑작스런 이스타항공의 초강수에 제주항공은 다소 당황한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M&A 강행에 대한 압박 수위만 높였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헌납과 이로 인한 계약 주체·조건의 변경 가능성 등은 결국 ‘일방적인 계약 변경’에 불과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체불임금 역시 줄곧 이스타항공 경영진 측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며, 매각 대금으로 체불 임금을 해소하는 것과 제주항공은 상관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또 체불임금 외에도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문제 해결 등의 계약서상 선결 조건이 다 해결돼야 인수 마무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상호 비밀 준수 조항이 포함돼 있는 주식매매계약(SPA)상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아직 해소되지 않은 내용들이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스타항공의 기자회견으로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만큼 양사의 M&A 무산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더퍼블릭 / 김다정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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