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실적악화 가속화 될 듯…코로나에 경유세 인상안 이중고

정유업계, 실적악화 가속화 될 듯…코로나에 경유세 인상안 이중고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0.12.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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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올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국내 정유4사(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K에너지, 에쓰오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경유세 인상안이 공식 제안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4사는 연일 최고치에 육박하는 코로나19 재확산에 올해 5조원이 넘어가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올해 상반기 정유4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 이동제한 및 권고 조치가 내려지자, 석유제품의 수요 감소로 정제마진이 감소하면서 적자를 낸 것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통상적으로 4~5달러를 넘어야 정유사의 수익이 되는 구조다.

지난 3분기에는 명절특수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휘발유의 정제마진이 소폭 증가했으나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또 이달 상승세를 보이던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11일 배럴당 48.70달러를 기록한 후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말부터 2달러에 근접한 정제마진은 같은 달 셋째 주 배럴당 0.9달러로 전주 대비 감소했다. 이에 정유업계에서는 전통적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연말 특수도 실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연말은 난방수요 증가 등으로 석유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인데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다시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석유제품의 재고가 쌓이는 실정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등유, 경유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 특수’ 효과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선 폭이 미미할 것”이라며 “4분기엔 재고평가 이익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경유세 인상’ 공식 제안…수요 감소 할 듯


이처럼 정유업계의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정부는 경유세 인상과 친환경차 확대 등 정유사를 압박하는 정책 도입이 추진되면서 정유업계의 난항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23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반기문 전 제8대 유엔 사무총장 등 각 부처 장관들이 모두 소속돼 있는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경유세 인상안을 제안을 발표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날 오후에 본회의에서 경유세 인상안 등의 내용을 담은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최종 심의해 의결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경유세 인상은 두 가지 안 가운데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1안은 경유세 인상으로 경유 가격을 휘발유 대비 95%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현행 경유 가격은 휘발유 대비 85% 수준으로 경유가 휘발유보다 저렴한 이유다.

2안은 경유 가격을 100% 수준까지 올리는 내용이며, 110% 수준까지 인상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따라 1000만명에 육박하는 경유차 운전자와 석유업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지만, 최근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기후환경회의는 같은 해 9월 단기대책으로 석탄발전 가동 중단 및 상한제약, 5등급 노후 경유차량 운행 제한 등을 담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정부에 제안해 이를 실제 정책 수립으로 이끈 바 있다.

기후환경회의가 가장 중요하고 최우선으로 꼽는 사안은 자동차 연료가격 조정으로 경유세 인상안이다.

기후환경회의는 수도권 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 경유차에 있다는 판단 아래 경유차 운행을 줄이지 않으면 미세먼지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경유세 인상은 일반 소비자나 영세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유세를 인상해도)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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