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반포3주구 수주전 ‘삼성물산 VS 대우건설’....스타 조합장의 토로[2부]

[심층분석]반포3주구 수주전 ‘삼성물산 VS 대우건설’....스타 조합장의 토로[2부]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05.1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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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입찰 브로커? 말도 안 되는 프레임"

▲ (위)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반포3주구 단지 디자인(각사 홈페이지)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서울 반포 주공아파트 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은 재건축시장 최대어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총 공사비만 8100억원에 이르고 ‘아크로리버파크’, ‘반포자이’, ‘래미안퍼스티지’ 등 각 건설사 대표 아파트들이 밀집한 반포 일대 마지막 대단지 재건축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재건축시장 최대어를 낚기 위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간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가 진행 중인데, 여기에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 큰 손 역할을 하는 ‘스타 조합장’까지 등판한데 이어 고소·고발전까지 연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더퍼블릭>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그리고 스타 조합장까지 얽히고설킨 반포3주구 수주전 난맥상에 대해 짚어보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물산 VS 대우건설 반포3주구 혈투…삼성과 스타 조합장 간 공모관계 의혹[1부]”에서는 삼성물산과 스타 조합장으로 불리는 한형기 조합장의 공모관계 의혹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어 2부에서는 한형기 조합장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대우건설과 조합 집행부의 공모관계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겠습니다. <편집자주>

‘스타 조합장’이 반포3주구서 활동하는 이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적법하게 인수했다”

삼성물산과의 공모관계 의혹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대우건설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한 한형기 조합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대우건설이 ‘한형기는 삼성물산의 입찰 브로커’라는 말도 안 되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고, 현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 집행부와 대우건설 사이에 모종의 거래를 의심하고 있다.

우선 한 조합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반포3주구 조합원도 아닌데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에서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반포3주구 조합 이사의 핵심들, 삼정추(3주구 정상화 추진위원회) 핵심들이 내 친한 친구까지 동원해 가며 사정하는 바람에 내가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을)도와주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조합)임원들(조합장, 이사, 감사 등)을 뽑은 총회를 내가 진두지휘하고 현대산업개발까지 (시공사 지위에서)아웃시키면서 작년 연말에 (반포3주구)활동을 끝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수주전에 뛰어든 배경에 대해서는 “삼성이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에)참여하게 된 게 현재 조합장과 이사들이 작년 연말에 삼성이 입찰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나에게 부탁을 했다”며 “그래서 삼성이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공문을 내가 받아줬다”고 주장했다.

한 조합장은 이어 “당시 삼성은 ‘조합이 특정회사하고 뭔가 연관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들어가 봐야 괜히 들러리만 설 것 같아 안 들어간다’고 했는데 내가 삼성을 설득시켰고, 그것 때문에 (입찰에)참여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삼성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 조합장은 “(내 역할은 그걸로 끝났는데)최근 왜 (다시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에)엮이게 됐냐면, 지난 4월 23~24일 쯤에 삼성물산 측 인사가 찾아와서 하소연을 하더라. ‘대우건설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데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감시단을 조직해 불법 활동을 차단하는 홍보공영제도 안 되고, 불법도 안 막아주고 도대체 이게 뭐냐고’. 그렇게 사정을 하는데 정말 문제가 있다 싶어서 내가 조합장에 직접 전화해서 4월 30일날 간담회를 갖게 됐고, (조합 이사들)열 몇 명이 간담회에 와야 하는데 5명밖에 안 왔다”고 했다.

또 “조합 이사들과 간담회를 갖는다고 하니 그 때부터 대우건설은 내가 개입한다고 생각하고 삼성브로커니 뭐니 하면서 선제적으로 프레임을 씌웠다”면서 “내가 삼성의 브로커가 맞다면 삼성을 수주전에 참여시킨 이후부터 지금까지 조합장이나 조합 이사들에게 수차례 통화해 삼성 홍보를 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조합 측에)전화 한 통 안했다”고 토로했다.

나아가 “간담회 4시간 동안 조합 이사들이 녹음을 해가지고 그 다음날 대우건설에 (녹취록을)갔다 줬다”며 “대우건설은 왜 삼성을 데려왔는지 전제는 다 빼버리고 내가 삼성을 (수주전에)밀어 넣고, 삼성이 (입찰)되게 하도록 마치 오만 짓을 다하는 것처럼 악마의 편집을 했다”며 대우건설과 조합 측의 모종의 거래를 의심했다.

그러면서 “(조합 이사들이)간담회 내용을 녹음해서 대우건설한테 갖다 줄 정도면 조합 측이 얼마나 썩은 것이냐. 대우하고 얼마나 유착이 되어 있겠나”라며 “(대우건설이)불법을 저지르고 있는데도, 예를 들어 삼성이 ‘이거 불법 아니냐’고 신고해도 조합 측은 대우건설에 경고 한 번을 안줬다. 조합과 대우건설 간 뭔가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은 비방하고 삼성물산에겐 우호적으로 읽혀지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유에 대해서도 “대우건설이 ‘한형기가 삼성물산의 입찰 브로커다’ 그런 말도 안 되는 프레임을 씌워 왔고, 대우건설이 말도 안 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데 조합장이나 조합이사들이 이를 묵인하고 있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함은 물론 대우건설과 조합 측의 공모관계 의혹을 전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조합장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현 조합 측이 지난해 자신을 찾아와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을 도와달라고 했고→자신의 진두지휘로 현 조합 집행부가 탄생한데 이어 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지위를 박탈시켰으며→반포3주구 수주전에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삼성물산이 입찰에 참여하게 된 데에는 일정부분 자신의 역할도 있었고→삼성물산의 하소연과 대우건설의 불법에도 조합 측이 경고 한 번 안주고 있어 모종의 거래를 의심하게 된 나머지 조합원들에게 해당 사실을 전하고자 간담회도 갖고 문자메시지도 보냈다는 것이다.

스타 조합장 고소·고발한 대우건설…“삼성이나 조합 측에서 받은 것 아냐”

다만, 반포3주구 조합원이 아닌 한형기 조합장이 조합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7일 “한 씨는 삼성물산과 공모해 전날(6일)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에 대한 허위 사실을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유포했다”면서 “이는 당사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반포3주구 수주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이며, 반포3주구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도용,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서울방배경찰서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금지행위) 2호에는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적시하고 있고, 제71조 5호는 ‘제59조 2호를 위반해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조합장은 “절대로 불법적으로 조합원들의 연락처를 입수하지 않았다. 적법하게 입수했다”며 “수사를 하면 밝혀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어떻게 적법하게 입수했다는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그것까지는 내가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며 “어찌됐든 절대로 불법은 아니다. 삼성이나 조합 측에서 받은 것도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홍보요원 동원한 대우‥“조합원에 선물공세”

정의(hanhk2395)는 누구?‥“그것마저 조작”

“OS요원 동원 불법”…“조합으로부터 경고 받아”

한형기 조합장은 대우건설이 저지르고 있는 불법에 대해 ‘OS요원 동원’을 꼽았다.

한 조합장은 ‘구체적으로 대우건설이 어떤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수많은 OS요원을 동원한다. 서울시 지침 및 조례를 보면 OS요원을 동원해 조합원에게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가면 불법”이라며 “대우건설이 동원한 OS요원이 조합원에게 선물공세를 하는 사진도 내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OS요원은 원래 ‘Operation Manager’로 조합원들에게 재건축 사업 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안내를 하는 역할이지만, 조합원들의 표를 얻기 위해 환심을 사는 ‘홍보요원(Outsourcing)’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흔하다.

통상적으로 건설사가 홍보용역회사와 계약을 하면 해당 용역회사는 OS요원을 조합원들에게 접촉시켜 선물도 주고 해서 친분을 쌓게 한다. 그런 다음 시공사 선정 조합 총회 때 특정 건설사에 투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 측은 <본지>에 “지난 5월 7일 OS요원 활동으로 인해 당사는 경고를 받은 상황”이라며 한 조합장이 지적한 OS요원 동원이 사실임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조합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후에는 활동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OS요원이 일부 조합원에게 선물 공세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포3주구 네이버 카페서 활동하는 ‘정의(hanhk2395)’의 실체

한형기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과 조합 측의 공모관계를 제기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자신의 사무실에서 삼성물산 임직원들과 대책회의를 했다는 의혹 외에도 ‘반포3주구 네이버 카페’에서 삼성물산을 지지하는 활동을 한 것으로도 의심받고 있다.

해당 카페에서 ‘정의’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대우 왕팬이시군요. 어제 삼성 설명자료에도 15차(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 계약위반사항에 대해서 있었는데요. 삼성 설명을 스킵하시고 죽어도 대우 지지하나 봐요”라는 댓글 달았다.

또한 ‘전 삼성의 무늬코트에서 정직함을 보았어요’, ‘어제 설명회(지난 9일 반포3주구 대의원회 대상으로 열린 시공사 합동 설명회)에서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삼성의)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우는 왜 하지 말라는 불법홍보에 열을 올릴까요’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그런데 이 정의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회원이 한 조합장이란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반포3주구 네이버 카페에 따르면, 정의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회원의 글을 수상하게 여긴 일부 조합원들이 카페 관리자에게 해당 회원의 신분 확인을 요청하자, 정의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회원의 아이디가 ‘정의(hanhk2395)’인 것으로 공개됐다.

이를 두고 카페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한형기 조합장의 이름(hanhk)과 한 조합장의 휴대폰 번호 뒷자리(2395) 4개의 숫자가 일치한다며, 한 조합장을 의심하는 기류가 퍼져나갔다.

이러한 의심에 대해 한 조합장은 “카페에 가입된 핸드폰 번호가 내 핸드폰 번호가 아니다. 정의(hanhk2395)는 내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라며 “내가 볼 때는 어떤 누군가가 그것마저 조작해서 나에게 뒤집어씌우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는 어떤 누군가가 자신을 모함하기 위해 ‘한형기 조합장’인 것처럼 꾸며 카페에서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선 한 조합장이 가족으로 신분을 바꿔가며 활동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아울러 반포3주구 조합원도 아닌 한 조합장이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에서 활동하는데 대한 반감과 나아가 막대한 이권을 위해 수주전에 뛰어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네이버 반포3주구 카페 캡처화면

<3부에서 계속.....>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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