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제재 장기화에 靑참모진 여론전

조성준 기자 / 기사승인 : 2019-07-21 13: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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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강제징용 관련 일본 입장을 전달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더퍼블릭]조성준 기자=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 참모들이 나서 적극적인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대일(對日) 여론전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아 일본 측 조치의 부당성을 적극 설명하고 있다.
 

김 차장은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본이 경제 조치릘 취한 배경에 대해 처음엔 역사 문제를 거론했다가 우리 수출관리 체제를 문제삼더니, 어제 고노는 대법원 판례를, 경제산업성 간부는 문재인 정권이 계속되는 한 규제가 계속될 것이라고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김 차장은 또 "일본의 속내가 점차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며 "일본의 무례가 도를 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 19일 남관표 주일 한국 대사를 초치해 거칠게 항의하고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고노 외상은 남 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한국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관련) 중재위원회 개최에 응하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며 “(한국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문제”라고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고노 외상은 또 남 대사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던 중 말을 끊고 "한국 측의 제안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 한국 측의 (1+1) 제안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전에 한국 측에 전달했다. 그걸 모르는 척하면서 제안을 하는 것은 극히 무례하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김 차장은 같은날 오후 브리핑을 열어 일본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차장은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다 소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은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를 취했고 이는 WTO 원칙, 그리고 자유무역 규범과 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발언한 자유무역 원칙, 나아가 글로벌 밸류 체인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오히려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는 주체는 일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더욱이 근본적으로 지적할 점은 당초 강제 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역설했다.
 

김 차장은 일본의 중재위 개최 요구에 대해서도 "일본은 청구권협정 상 중재를 통한 문제해결을 지속 주장하고 있으나 우리로서는 일 측이 설정한 자의적 일방적인 시한에 동의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일반적으로 두 국가가 중재 절차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고자 하는 경우 결과적으로 일부 승소, 일부 패소하는 경우가 많아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고, 장기간 중재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양 국민 간 적대감이 커져 미래지향적인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며 우리가 중재위 개최에 부정적인 이유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김 차장이 공식 브리핑에 이어 SNS를 통해 '무례하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일본에 맞대응한 것은 향후 대일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를 보여준다.
 

당초 청와대는 일본의 수출 규제 발표 직후에는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강경한 메시지를 자제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일본이 우리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책임한 주장들만 잇따라 내놓고 있어 적극적인 여론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21일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우리나라에 대한 공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이같은 판단의 배경이 됐다.
 

김 차장은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아 앞으로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내외신을 상대로 직접 브리핑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일본의 태도를 보면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관방장관 등이 (한국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 사안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고,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 발언을 맡아서 해야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적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조 수석은 이번 사태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물론 민정수석으로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측 논리를 반박하는 글도 올리고 있다.
 

조 수석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학에서 '배상'(賠償)과 '보상'(補償)의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며 "전자는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갚는 것이고, 후자는 '적법행위'로 발생한 손실을 갚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3억 달러는 받았지만 이는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배상'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에도 지금도 일본은 위안부, 강제징용 등 불법행위 사실 자체를 부인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참여정부가 지난 2005년 민관공동위원회에서 한일협정 자금에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은 포함돼 있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우리 대법원 판결로 배상의 길이 열렸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런 1965년 이후 일관된 한국 정부의 입장과 대법원 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며 "나는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 수석은 이날 올린 글에서 "한국의 ’재판주권’을 무시하며 일본이 도발한 '경제전쟁'의 당부(當否)를 다투는 '한일 외교전'이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벌어진다"며 "정식 제소 이전의 탐색전"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본 국력, 분명 한국 국력보다 위다. 그러나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며 "외교력 포함 현재 한국의 국력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도 성장했다. '병탄'(倂呑)을 당한 1910년과는 말할 것도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일 좋은 것은 WTO 판정이 나기 전에 양국이 외교적으로 신속한 타결을 이루는 것이다. 당연히 문재인 정부는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외교적 쟁투를 피할 수 없는 국면에는 싸워야 하고, 또 이겨야 한다.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조 수석은 지난 13일부터 현재까지 38개의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모두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한 내용이다.
 

지난달 정부 정책 홍보를 위해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했던 노영민 비서실장은 우리 측의 수출 관리 문제를 걸고 넘어진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며 여론전에 가세했다.
 

노 실장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근거 중 하나가 우리나라의 전략물자 관리가 '미흡하다'는 이유인데 정말 그럴까?"라며 최근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발표한 전략물자 관리지수 순위를 인용했다. 이 자료에서 한국은 200개국 중 17위, 일본은 36위를 기록했다. 
 

노 실장은 "무려 19계단 차이이고, 우리나라가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에 대한 관리가 일본보다 훨씬 더 우수하다는 평가"라며 "대량살상무기(WMD) 등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높은 비(非)전략물자 수출도 대한민국의 절차와 규제가 일본보다 더 엄격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017년 32위에서 올해 17위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한민국은 국제공약과 법규를 잘 지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일본은 2년간 정체 후 29위에서 36위로 크게 하락했다"며 "그럼에도 일본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더불어 '양국 모두 국제기구에서 정정당당하게 조사받자'는 우리의 제안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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