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집중’

시중은행,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 ‘집중’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10.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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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조이는 대신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영업 전략을 수정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방안이 더욱 강화되면서 가계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자 기업 여신 규모를 늘려 이자 수익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은 한 달 사이 7조7000억원 증가해 1049조원을 기록했다. 9월 증가액 기준, 2004년 이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와 함께 5대 시중은행의 3분기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개인사업자 포함)의 연초 대비 증가율은 가계대출 증가율보다 최소 두 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초 대비 증가율은 13.5%였고 NH농협 11.5%, 신한 10.7%, 하나 8.8%, KB국민은행이 6.4% 순으로 집계됐으며 이에 비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우리 4%, NH농협 9.5%, 신한 3%, 하나 5.2%, KB국민 4.9%로 기록됐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은행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사상 최대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에 힘을 쏟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보다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이 세배 이상 컸다.

은행들이 기업금융에 집중할 수 있었던 배경은 기업들에 대한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황이 좋아진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시설자금 등의 수요가 늘면서 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대출 월간 증가액은 7조4000억원에 달하며 총 873조원으로 집계됐다.

대기업의 대출 증가율은 2.44% 수준이었으나 중소기업대출은 8.5%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도 3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업계는 은행권의 이러한 영업 전략이 내년 초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년 초에도 가계부채 규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면서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더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기업대출 확대를 위해 사업자들과의 협업과 비대면 채널까지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과는 달리 총량관리가 필요 없어 은행별로 재량껏 대출을 늘릴 수 있다.

IBK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은 신규 자금의 49.67%를 은행에서 3%대 금리로 조달했다. 앞으로 은행들이 기업금융에 더 집중할 경우 이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 정문철 경영기획그룹 전무(CFO)는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향후 은행 간 성과는 기업금융, IB, WM 등에서 갈릴 것”이라며 “기업금융 부문에서 최근 심사나 자동화 등을 고도화하고 인력도 재배치하는 등 고객 관리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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