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적자에도 배당은 못 참아…대교그룹, 오너 일가 ‘사익 편취’ 의혹

2년 연속 적자에도 배당은 못 참아…대교그룹, 오너 일가 ‘사익 편취’ 의혹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2.07.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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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제고 명분 내세웠지만...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 98.2%

국내 학습지 기업 (주)대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적자 전환에 이어 현재까지도 영업손실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해도 중간 배당을 결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교는 ‘주주가치 제고’라는 입장이지만, 발행 주식의 과반 이상을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어 진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특히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98.2%에 달하는 지주사 대교홀딩스 역시 2년 연속 적자에도 꾸준히 현금 배당을 이어오면서 ‘오너 일가 사익 편취’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이에 <본지>는 대교그룹의 지분 구조와 최근 배당 행보 등에 대해 짚어봤다.


대교, 2년 연속 적자에도 또다시 중간 배당 결정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교는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현금·현물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기준일) 결정’ 관련 안건을 결의하면서 올해도 중간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현재까지 배당금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공시되지 않았지만, 7월 경영이사회에서 확정해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교 2022 중간배당(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문제는 대교가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28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해 매출 역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619억원 대비 17.7% 감소한 627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또한 소폭 증가하면서 283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올해도 시작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대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706억원, 영업적자 1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지만 적자 규모는 44억원을 기록했던 작년 1분기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별도기준으로도 105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전년 동기(23억원) 대비 5배가량 적자 폭이 확대됐다.
 

▲(주)대교 2020, 2021년도 실적(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 같은 대교의 실적 부진에 대해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와 오프라인 중심 사업구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교의 매출 대부분은 국내 영유아와 초등생 대상 학습지 등의 교육 서비스에서 발생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 수업과 눈높이러닝센터의 정상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실적이 부진해졌다는 것이다. 대표 브랜드로는 ▲눈높이 ▲차이홍 ▲솔루니 ▲트니트니 등이 있다.

대교는 지난 2015년에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스마트 교육 브랜드 써밋을 선보였지만, 당시 스마트기기가 고가이고 비대면 수업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던 탓에 수학만 선보이면서 확대 시기를 놓쳤다.

반면, 경쟁사인 웅진씽크빅은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말 AI 학습 플랫폼 스마트올을 선보이면서 출시 2년 만에 회원 수 2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이처럼 양사의 경영 기조 차이는 실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웅진씽크빅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8139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1.4% 증가한 268억원을 기록했다.

대교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이 1.8% 증가한 6384억원, 영업손실은은 283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적자 확대에도 2년 연속 중간·결산 배당 행보…오너 일가 사익 편취 의혹


이처럼 대교는 코로나19 이후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꾸준히 중간배당과 결산배당 등 현금배당을 이어오고 있어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가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대교의 최대주주는 지분 54.51%(4617만1200주)를 보유한 대교홀딩스다. 대교홀딩스는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지분 84%를 보유한 곳으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지분은 98.2%에 달한다.

대교의 2대주주는 강 회장으로, 8,43%(713만8565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특수관계인 ▲강호준 0.03%(2만6000주) ▲강호철 0.03%(2만6000주) ▲김민선 0.02%(1만6360주) 등이 있다. 이들과 대교홀딩스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63.01%에 달한다.

반면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 비율은 14.9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주 기준으로도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의 보유 비율이 적지 않다. 강 회장은 257만6765주(13.26%)를 보유했다. 이어 ▲강지민 28만7048주(1.48%) ▲강시원 27만8564주(1.43%) ▲강이안 27만주(1.39%) ▲강윤우 27만주 (1.39%) ▲강호철 5만8000주(0.30%)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 보유량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이후에도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통해 오너 일가의 주머니도 두둑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대교는 지난해 결산 배당에서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각각 50원, 6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보통주로 3억5693만원, 우선주로 1억5461만원을 가져갔다.

아울러 지난해 7월 중간배당에서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3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서도 강 회장은 보통주로 2억1416만원, 우선주로 7730만원을 챙겼다.

특히 지난 2020년에는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통해 보통주와 우선주 1주당 각각 100원, 110원을 배당하면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챙겨갔다.
 

▲(주)대교 3사업 연도 배당(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대교그룹 지주사인 대교홀딩스 역시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147억원, 1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두 해 모두 현금배당을 진행하면서 매년 69억2824만원(보통주+우선주 합계)을 배당했다.

대교홀딩스의 경우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84%(보통주),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98.2%(보통주)에 달해 사실상 개인회사로 보더라도 무방하다.
 

▲대교홀딩스 주요주주현황(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대교홀딩스의 발행주식총수는 보통주 604만4100주, 우선주 24만3242주로, 거의 대부분의 배당금은 보통주를 보유한 주주들에게 돌아갔을 것으로 사료된다. 즉, 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배당금 대부분을 가져갔다는 결론이다.

▲대교홀딩스 3사업 연도 배당 현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에 대해 대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교홀딩스의 주주 구성은 대부분 전·현직 임직원으로 구성돼 있다”며 “배당을 통해 임직원과 경영 성과를 수익으로 적절히 배분하고 배당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해 온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한 취지”라고 해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이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을 진행한 만큼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 등으로 경영진이 임금을 받지 않고 일하는 회사도 속속 나타나고 있는 만큼 대교측의 해명은 관점에 따라 ‘어불성설’에 해당할 수도 있다.

오너 일가 2세 차남 지주사 대표로…대교, 승계 향방 안갯속

이처럼 대교그룹이 실적 부진과 배당 논란이 일고 있는 한편, 지난 3월 강 회장의 차남인 강호철 대교홀딩스 상무(現대표이사)가 지주사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권 승계 구도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대교그룹 지주사인 대교홀딩스는 지난 3월 당시 강호철 대교홀딩스 상무(최고운영책임자, COO)를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대교홀딩스는 지난 2009년 12월 이후 단독 경영체제에서 부자(父子)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지난해 4월 인사로 COO 자리에 오른 강호철 상무(現대표이사)가 1년여 만에 다시 지주사 재무 등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강호철 상무(現대표이사)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대교의 이사회 멤버로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부동산 관리업체 대교ENC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장자 승계’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대교그룹의 경영권 승계 구도는 미지수가 됐다.

앞서 강 회장의 장남인 강호준 ㈜대교 상무(現대표이사)는 지난해 3월 (주)대교 최고전략책임자(CSO)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했다.

당시 대교그룹 오너 2세가 핵심 계열사의 경영 일선에 등장한 것이 처음인 만큼 업계에서는 강호준 상무(現대표이사)가 경영권을 승계 받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강 회장이 지난 1998년 3월 이후 지켜왔던 ㈜대교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깨고 장남을 경영 일선에 배치하면서 위기 돌파를 통해 경영권 승계 명분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차남이 강호철 상무(現대표이사)가 지주사 경영 최일선으로 등장하면서 형제의 경영권 경쟁구도가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현재까지 지분구조만 놓고 보면, 승계구도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대교그룹은 지주사인 대교홀딩스를 바탕으로 교육(대교), 레저개발(대교D&S), 환경(강원심층수), 정보기술(대교CNS)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데, 오너 2세들에 이들 회사의 지분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강 회장은 여전히 대교홀딩스의 1대주주로서 84%(보통주 기준, 특수관계인 포함 98.2%)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강호준 대표와 강호철 대표가 보유한 주식(보통주)은 각각 8288주(0.1%), 8286주(0.1%)에 불과하다.

핵심 계열사인 ㈜대교의 지분 역시 대교홀딩스가 최대주주로서 54.51%를 보유하고 있으며, 강 회장이 단일 2대주주로서 8.43%를 소유하고 있다. 2세들의 지분은 각각 0.0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지주사에서 강호철 상무보다 높은 직책은 대표이사인 강 회장 밖에 없다는 점에서, 강호철 상무가 그룹 운영에 보다 깊숙이 관여하게 된 게 아니냐”고 말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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