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한국영화들, ‘포스트 기생충’이 될 수 있을까?

다가올 한국영화들, ‘포스트 기생충’이 될 수 있을까?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2.1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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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Pixabay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블록버스터급 한국영화들이 잇따라 개봉이 연기된 탓에, 올해는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기대작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내영화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부터 촬영 중이던 작품들에 대한 작업이 중단·철수되면서 완성 시점이 불투명해지자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콘텐츠 수익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영화관이 잇따른 개봉연기로 줄도산 위기에 처하면서 영화 콘텐츠 수익 구조가 붕괴될 위기에 직면했다.

통상적으로 영화 티켓 가격의 50%는 영화관이, 나머지 50%는 배급사가 가져가는 구조로, 영화관의 이용객과 새로운 영화 개봉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용객과 신규 영화가 잇따라 개봉을 연기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극장가를 밝히는 영화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현재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작품은 디즈니의 ‘소울’과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등이다. 다만 두 편 모두 한국 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극장에서 개봉하고 있는 한국영화는 굵직한 상업영화보다 ‘세자매’(문소리·김선영·장윤주 주연)와 같은 독립영화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소식을 안겨준 ‘종착역’과 ‘파이터’가 그 중심에 있다.

 

▲ 영화 '종착역' 스틸컷 / 사진=필름다빈 제공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동아리 숙제를 받은 사춘기 소녀들 이야기를 담은 ‘종착역’은 지난해 아시아 최대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와 국내 최대 독립영화제인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주목 받았다.

사춘기 소녀들의 움직임과 대화를 기록한 로드무비로,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사춘기 문턱에 접어든 주인공들의 관찰기를 시적인 순간으로 응축했다”며 극찬했고, 정한석 평론가는 “단순히 아이들의 소풍 놀이가 아니다. 아이들의 여행기 안에 삶의 미지를 담는다”고 평했다.

‘종착역’은 생동감 넘치는 주인공들이 우연히 보여주는 삶의 흐름, 관찰과 관조의 미덕을 보여주는 촬영 방식 등의 영화적 우수성을 고루 갖춘 작품으로 새로운 시선에 목말라있던 관객들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으로 꼽힌다. 

 

▲ 영화 '파이터' 스틸컷 / 사진=인디스토리 제공

‘파이터’는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과 올해의 배우상을 모두 거머쥐며 한국영화계 내공 있는 연기파 배우의 등장을 알렸다.

임성미 주연의 ‘파이터’는 우연히 시작한 복싱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현실과 직면해 삶의 활기를 얻기 위한 스텝을 밟는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다. 주연배우 오광록, 이승연, 백서빈의 탄탄한 연기력과 이들의 완벽한 시너지가 관객의 몰입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넘나드는 감독 윤재호의 독특한 이력이 재조명되며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장르를 넘어서는 통찰력과 감정이 담긴 시선의 연출 또한 기대해 볼만하다.

 

▲ 영화 '미나리' / 사진=연합뉴스

 

이 외에도, 윤여정 주연의 ‘미나리’가 국내 관객들을 찾아온다. 이미 제36회 선댄스영화제에서 한차례 돌풍을 일으킨 ‘미나리’는 한국 배우 윤여정과 한예리, 국내에서는 ‘워킹데드’로 잘 알려진 스티븐 연이 출연한다.

‘미나리’는 낯선 미국 땅에서 살아 나가는 한국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재미교포 정이삭 감독이 연출했으며 선댄스영화제 미국 극영화 부문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 수상 및 골든글로브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포스트 기생충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미나리’는 미국작품이다. 미국인 감독이 연출했고, 미국자본으로 제작된 작품이기에 ‘기생충’과 같은 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여전히 ‘미나리’에 등장하는 한국배우들과 한국어는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질만하다.

제36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관객상을 수상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미나리’와 함께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진출한 ‘파이터’, ‘종착역’ 등이 한동안 조용했던 한국 영화계에 활기를 전해줄 것을 기대해 본다.

한편 ‘미나리’와 ‘파이터’는 3월, ‘종착역’은 여름 개봉 예정이다.


작성자: 나지경 jkyun000@gmail.com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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