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단행…“투자재원 확보 차원”

한진,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단행…“투자재원 확보 차원”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08.1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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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한진이 20년 만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업계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물류 산업 환경에 맞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을 위함이다. 이에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유동성 위험이 적은 상황에서 굳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 의아하다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10일 한진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는 1000억원(297만 2972주) r규모로 신주 상장은 오는 11월 18일에 진행된다. 이번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한진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1197만 4656주에서 1494만 7628주로 증가한다.

한진은 유상증자 이유에 대해서 “투자재원 마련과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은 오는 2023년까지 택배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설비 투자에 48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있다. 한진은 대전 14만 8230㎡ 규모의 메가 허브 터미널을 지을 예정이며, 전국 거점 지역 택배 터미널 의 신‧중축과 자동화 설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투자재원 뿐만 아니라 부채 규모를 줄이는 데도 쓰인다. 한진은 지난해 2조 623억원의 매출(연결기준)에 90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금융비용으로 순손실 28억 65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리스비를 포함한 총 이자비용은 1110억원으로 이자 보상배율은 0.82%에 불과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보다 작으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한진의 유상증자를 두고 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시트트 “주가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진이 그동안 과도한 부채와 높은 이자 비용 때문에 저평가 받아왔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 규모를 축소하면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엄격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 현금흐름과 유형자산 매각자금을 고려했을 때, 유동성 위험이 크지 않는데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면 주주가치를 하락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공업 불황으로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부터 사업회사가 모두 유상증자를 하는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회사의 유상증자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진은 지난해 말부터 비주력 자산을 빠르 속도로 정리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4월 롯데렌탈에 렌터카사업을 600억원을 넘긴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범일동 부지를 대우건설에 3067억원에 팔았다.

이밖에도 135억원 상당의 유가증권과 430억원 규모의 인천‧원주 택배 터미널 매각 역시 추진하고 있다. 모든 매각 계획이 그대로 진행되면 산술적으로 46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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