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실손에 이어 반려동물·자전거까지...이재명표 ‘보험 공약’ 실효성 있나?

탈모·실손에 이어 반려동물·자전거까지...이재명표 ‘보험 공약’ 실효성 있나?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2.2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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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이 후보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272개의 실천 과제가 담긴 정책공약집을 발표한 가운데 임플란트, 탈모 치료 등 건강보험 확대안이 대거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 10년여 간 결론을 내지 못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추진까지 담겨 보험 관련 공약을 확대했다. 다만 이러한 공약에 대해 지나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과 함께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는 22일 이 후보의 5대 비전과 272개의 실천 과제를 담은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한 맞춤 공약’을 발간했다고 전했다. 윤후덕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발표했던 분야별 공약 등이 포괄돼 있으며 앞으로 집행 과정에서 국민들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보완해 가용 재원 범위 내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약집을 살펴보면 보험 관련 공약이 두드러진다. 1월 중 이 후보는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는 탈모 보험을 만들겠다고 밝힌 데 이어 실손 보험 청구 간소화 도입 추진을 약속했다.

이어 이달에는 성인환자에게만 건강보험이 적용됐던 아토피피부염 치료를 아동·청소년에게 확대할 것과 건강보험료 재산공제액을 7000만원까지, 임기 내 1억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반려동물 표준 수가제도를 마련하고 반려동물 치료비 보험제도 확충과 지자체 별로 도입한 자전거 보험을 전국 단위 보험제도로 확대할 것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여러 보험 관련 공약을 통해 젊은층과 중·고령층, 그리고 반려인구 등 특정 분야에 관심을 가진 층들의 다양한 표심을 얻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6월 기준 탈모 관련 진료를 받은 환자는 23만4780명에 이른다고 공시했다. 또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448만명에 이르러 전체 인구의 29.7%에 달한다.

실손보험청구 간소화 문제는 13년 전부터 논의되어 온 사안으로 보험업계 관계자는 “청구 간소화가 이뤄지면 3900만 실손보험 소비자들은 소액 청구가 쉬워지고 보험금도 더 빨리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소비자단체 ‘소비자와함께’는 국민 1000을 대상으로 실손보험금 청구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실손보험 가입자 95% 이상은 30만원 이하 소액보험에 대해서는 청구를 포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청구 금액에 비해 서류준비와 청구과정이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그동안 의료계의 반발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의료계에서는 이 후보의 관련 공약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의료기관은 국민 개인과 보험사의 사적 계약 편의를 위해 청구 대행 업무를 하게된다”며 “행정 부담과 비용이 증가하고 보험금 지급이 거부됐을 때 민원을 감당해야 하는 데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이 후보의 보험 관련 공약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생명과 건강에 직접 관련성이 낮은 탈모 치료에 연간 수백억원 내지 천억원대의 건강보험 재정을 지출한다면, 장차 국민건강보험은 재정적으로 죽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성대 김상봉 경제학과 교수도 “실손 청구 간소화나 아토피 치료 건강보험 확대 등 국민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부분들에 대한 공약까지 비판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심각한 질병이 아닌 탈모를 치료의 영역으로 보고 이를 지원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한 공약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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