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에 빠진 정유4사, 수소사업으로 ‘분위기 반전’ 노릴 수 있을까?

장기 침체에 빠진 정유4사, 수소사업으로 ‘분위기 반전’ 노릴 수 있을까?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0.09.1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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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장기침체에 빠진 국내 정유업계가 수소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협업을 통해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 조치와 정제마진의 하락으로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사업의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수소 상용차 충전 인프라 관련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PC 설립 시점은 내년이 목표이며, 주요 사업 내용은 수소 트럭, 수소 버스 등 상용차 충전 인프라 구축이다.

정부는 ‘그린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수소충전소를 지속 확대해 오는 2025년까지 총 450곳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올초 산업통상자원부의 제안으로 논의가 시작됐으며 이르면 연내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부생수소(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를 제대로 활용할 방법이 없었던 정유사들에게는 매력적인 신사업이다. 이에 정유 4사는 수소 충전 사업을 구체화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현대차와 협업해 준공한 서울 강동구 ‘융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SK에너지도 올 11월 운영을 목표로 평택시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 8월 ‘수소물류얼라이언스’ 참여도 공식화 했다.

이에 국토부는 수소물류얼라이언스를 통해 군포 물류단지 등 물류 거점에 수소 화물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연료 보조금 지원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서울시와 협의해 마곡 연구소 부지에 수소 충전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를 80개 가량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의 수소 충전소 설치 계획이 현실화한다는 가정하에 설정된 목표로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수소에너지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우선, 이달과 다음달 사이에 현대제철 부생수소 출하시설 착공식이 예정돼있다.

최연우 산업통상자원부 신에너지산업과장은 “현대제철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최대한 싼 가격으로 충전소에 운송 가능한 방법을 발굴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침체로 큰 타격을 입은 정유사들이 수소 산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정유사들은 현대 오일뱅크를 제외하면 모두 적자를 기록했으며 업계 불황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수소 충전소 1곳을 건설하는 데 통상 30억원 가까이 소요되고 부지를 제외하더라도 20억원의 막대한 설비비용이 발생한다. 또 수소차가 얼마나 증가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불확실성까지 안고 가야 한다.

이 같은 리스크로 인해 정유업계의 분위기 전환과 정부의 ‘그린 뉴딜’ 사업을 위해선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신속한 수소산업 도입이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침체된 정유업계를 살리고 정부의 뉴딜 정책까지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가 과감한 선택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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