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소매금융 ‘접는다’‥ 통매각‧분리매각‧단계적 업무 폐지 거론

씨티銀 소매금융 ‘접는다’‥ 통매각‧분리매각‧단계적 업무 폐지 거론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04.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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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씨티은행이 소매금융에서 철수하기로 알려지면서 은행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한국뿐 아니라 호주, 중국, 대만,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바레인까지 총 13개국에서 소매금융에 대한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추진 방식이나 목표 시한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씨티은행이 개인대상 소매금융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은 씨티그룹이 지난 2004년 구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씨티은행으로 공식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15일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에 대한 향후 전략방향을 발표했다.

한국씨티은행에 따르면 이날 씨티그룹은 “이는 한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의 실적이나 역량의 문제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 씨티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 부문에 투자와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바베지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지부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대다수 아시아 국가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는 대신 부유층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한국씨티은행의 그간 부진한 실적에 기인했다는 분석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78억원으로 전년보다 32.8% 감소했다. 특히 개인·소매 금융 부문 당기순이익은 2018년 721억원에서 2019년 365억원, 2020년 148억원으로 매년 50% 이상 줄어들었다.

이에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은 그대로 남겨 영업을 이어가되, 신용카드와 주택담보대출 등 소비자금융사업은 완전 철수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한국씨티은행의 부분 철수설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초 제인 프레이저 신임 씨티그룹 CEO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한국과 베트남 소매금융을 우선 정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에 소매금융 철수가 기정사실화 되에 따라 출구전략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지도 관심사다.

앞서 바베지 CEO는 소매금융 사업의 출구전략과 관련해 “현재 이 사업 가치가 크고 외부의 인수 수요도 높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권과 금융당국에서는 세 가지 방식이 주로 거론되는데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 소비자금융 사업의 각 부문을 분리해서 별도로 매각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거론되는데 이는 실제로 호주에서 이런 방식의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다른 방법으로는 소비자금융 사업을 통째 매각하는 방식도 있다. 지난 2014년 씨티그룹이 일본씨티은행의 개인금융 부문을 매각할 당시 일본 내 9개 은행에 개인금융 분야의 양도를 타진했고 그중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이를 인수했던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만약 매각이 어려울 경우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폐지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HSBC은행이 2013년 국내에서 개인금융 업무 폐지 절차를 밟은 바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방 금융사들이 수도권 진출 등을 위해 인수하거나 제2금융이 시중은행으로 진입하기 위해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는 DGB금융지주, OK금융그룹 등이 꼽힌다. 이에 당분간 씨티은행으로 인한 은행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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