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수백억원을 해외로 빼돌림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도피했다가 21년 만에 체포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이 국내로 송환됐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이어오던 정 전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씨를 최근 파나마에서 검거해 22일 오전 3시 35분(한국시간) 두바이에서 국적기에 태워 한국으로 압송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적기 탑승과 동시에 미리 발부된 구속영장도 집행됐다.
이날 오후 1시 23분께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모습을 드러낸 정씨는 "왜 해외도피를 했냐", "아버지 정태수 회장의 위치를 아냐", "납세금 낼 생각 있냐"는 취진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호송차에 올랐다.
검찰은 23일 오후 정씨의 그간 도피 경로 등 수사 내용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한 차례 검찰조사를 받고 1998년 6월 해외로 나가 잠적한 뒤 캐나다, 미국, 에콰도르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해오다 중미 파나마에서부터 브라질, 두바이를 경유하던 중 두바이에서 체포됐다.
정씨는 지난 1997년 11월 한보그룹 등이 부도가 나면서 국세청 등이 한보그룹 일가의 재산을 압류하려 하자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동아시아가스 회사 자금 3270만달러(현재 환율 기준 한화 약 380억원)를 스위스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정씨는 국세 294억원도 체납한 상태다. 정씨의 아버지 정태수(96) 전 회장 역시 2127억원의 국세를 체납했으며 이사장으로 있던 강릉 영동대 교비 7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항소심을 받던 중 2007년 출국해 행적을 감췄다.
더퍼블릭 / 박문기 mgpark@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