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 수출규제 WTO 심리대상 아니다” 파문…변수로 작용할까?

美 “日 수출규제 WTO 심리대상 아니다” 파문…변수로 작용할까?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08.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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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한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을 두고 미국 측이 “일본의 안보 조치는 WTO 심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일본 측에 힘을 싣는 발언인 만큼 한일 간 WTO 분쟁에서 변수로 작용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일 WTO홈페이지에 개시된 회의록 요약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열린 WTO분쟁해결기구(DBS) 정례 회의에서 미국은 “오직 일본만이 자국 의 본질적인 안보에 필요한 조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발언은 수출규제가 한 국가의 안보 조치에 해당하는 것인 만큼 제3국인 한국이 WTO에 제소하거나 WTO가 이 문제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한국의 제소가 70년 동안 피해온 안보 관련 사안 불개입(입장)을 곤란에 빠뜨리고 WTO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은 “WTO의 잘못된(erroneous)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판결로 인해 일부 WTO 회원국들이 국가안보 조치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WTO는 러시아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화물 경유를 막은 조처에 대해 분쟁 해결 절차에서 안보를 이유로 무역 규제를 할 때는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하다면서 모든 무역 규제를 안보 조치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미국은 안보를 이유로 수입산 철강 제품에 관세를 매기고, 반(反) 화웨이 행보를 보였던 만큼 WTO와 같은 국제기구가 안보 문제를 판단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에 대해 WTO 판결을 비판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이번 발언이 “일본이라는 특정 국가를 지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안보 조치를 WTO가 심리하 수 없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밝힌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은 오래전부터 국가안보 관련 무역 분쟁을 WTO가 심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한 발언도 그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한일 수출규제라는 특정 사안에 대해 일본 편을 들거나 지지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WTO의 기존 판례는 미국의 입장과 관계없이 이런 분쟁에 대해 WTO가 심리할수 있다고 봤다”면서 “한일 수출규제 문제에 미국 측 태도가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이 WTO 공식 회의석상에서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한일 수츌규제 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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