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끌어올릴 수 있는 경기 회복의 마지노선은?”‥한국은행 vs KDI ‘시각차’

“저금리가 끌어올릴 수 있는 경기 회복의 마지노선은?”‥한국은행 vs KDI ‘시각차’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11.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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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5일 기준금리 인상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경우 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놔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KDI는 최근 물가 상승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면 오히려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또한 물가상승이 ‘일시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최근 이 전략을 수정하는 분위기다. 연준은 그간 물가 상승이 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 및 일부 품목의 공급 부족, 경제 활동 재개 등 일시적인 요인 때문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이로 인한 공급망 혼란이 더욱 가중되면서 물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에너지 가격 상승도 인플레이션 속도를 높이면서 인플레이션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러한 가운데 이주열 한은 총재는 11일 거시경제 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글로벌 공급 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복기에는 과거 본 적 없는 공급 병목이 나타나면서 생산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이 확대된 점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2%를 상당폭 넘어서고, 4분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분기(2.6%)보다 높아지면서 올해 연간 상승률도 지난 8월 전망 수준(2.1%)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KDI의 시각은 조금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등이 필요한 데 대해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문제를 고려하고 있지만 KDI는 기준금리 인상만으로는 경기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한은쪽 입장에서는 ‘저금리’로 더 이상 경기부양이 어렵다는 것을 이유로 든다면 KDI쪽 입장에서는 내수 등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은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는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11일 KDI가 발표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3%와 1.7%로 제시하면서 “현재 근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을 고려할 때 요즘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장기화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한국은 장기간 저물가 현상이 있었고 최근 조금 반등했지만 큰 흐름의 전환을 아직 보지 못했다”며 “일시적, 단기적 요인을 생각했을 때 그렇게 빠른 물가 상승이 단기간에 발생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리 인상만으로 민간부채 증가세를 단기간에 제어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경기회복세 저해 등 부작용도 존재하므로 통화정책과 함께 금융 불안 완화에 더욱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거시건전성 정책의 조합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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