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0% 인상 요구’하는 삼성전자 노조…임금교섭 80분만에 ‘합의 없이’ 마무리

‘연봉 50% 인상 요구’하는 삼성전자 노조…임금교섭 80분만에 ‘합의 없이’ 마무리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10.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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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교섭을 위해 상견례를 열고 협상 절차에 돌입했지만, 별다른 합의 없이 첫 만남을 마무리했다.

노조 측은 회사를 대표하는 교섭위원의 지위가 예년보다 낮아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상적인 상견례로 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을 위해 5일 첫 상견례에서 80여분만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상견례 일정을 미뤘다.

노조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상견례 일정이 연기하는 등 이날 상견례를 원천적으로 무효화 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노조는 사측과 조율해 다음 교섭 일정을 잡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협상에 대한 의지는 분명한 것으로 보이며, 상견례를 시작으로 매주 한 번씩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이날 단체교섭 과정에서 사측 대표로 나섰던 삼성전자DS부문 인사지원그룹장(전무)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면서 새로 대표로 나선 그룹장의 지위가 전무에서 상무로 낮아지자 노조가 이를 지적해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즉, 노조는 상견례에 참석한 교섭위원들에 대해 교섭을 책임질 수 있는 직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당초 무노조경영 기조를 유지해온 삼성전자는 그동안 임금교섭 대신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매년 임금 인상률을 정해왔다.

지난 2018년 처음으로 노조가 설립된 이후 노사가 임금교섭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임금교섭이 타결된 적은 없었다.

이번 임금교섭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무노조경영 폐기를 선언한 이후 처음 진행되는 것인 만큼 향후 진행사항 등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최근 세간에 알려진 삼성전자 노조의 임금교섭 협상안 초안에는 ▲전 직원 계약 연봉 1000만원 일괄인상 ▲자사주(1인당 약 107만원) ▲코로나19 격려금(1인당 350만원)지급 ▲매년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협상안이 그대로 수용될 경우 직원들의 평균 급여가 50%가량 인상되면서 투자와 주주배당에 지장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노조의 임금교섭 협상안 초안을 사측이 그대로 수용할 경우, 직원 1인당 급여는 1억8255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인 1억 2090만원을 감안한다면, 약 50.9%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를 11만여명에 달하는 직원에게 지급할 경우,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5조원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삼성전자 노조 요구안을 기초로 하면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평균 5조원 감소할 것”이라며 “향후 삼성전자의 투자, 배당 등에 무리가 예상된다”고 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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