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 없이 무허가 의약품 반입...해외직구 의약품 오·남용 심각

처방 없이 무허가 의약품 반입...해외직구 의약품 오·남용 심각

  • 기자명 정재환
  • 입력 2019.08.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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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해외 불법사이트 및 구매대행 사이트 15곳을 통해 전문의약품 30개를 주문해 유통 및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처방전 없이 전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고 대부분의 제품이 품질·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조사대상 30개 중 국제우편물로 배송된 19개 제품은 국내는 물론 판매국 기준으로도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하지만 본인이 쓸 의약품을 우편물로 수입하는 경우 수입신고가 면제(150달러 이하)되는 허점을 악용해 판매되고 있었다.

 

또 특송물품으로 배송된 8개 제품은 판매국에서 일반의약품(4개)과 식이보충제(4개)로 분류되지만 국내에서는 전문의약품에 해당되는데도 별도의 처방전 제출 절차 없이 통관이 가능했다.

 

국내우편물로 배송된 3개 중 2개 제품은 통관금지성분이 포함된 제품으로 해외판매자가 국내업자에게 제품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전달한 후 국내우편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또한 조사대상 30개 중 10개(33.3%) 제품은 용기·포장을 다른 제품으로 바꿔치기 하는 '통갈이', 허위 처방전 동봉, 통관금지 성분명 누락, 제품가격 허위기재 등의 불법적인 방법으로 세관의 확인절차를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이는 의약품 통관에 관한 명확한 기준·규정의 부재가 원인으로 '관세법' 상 자가사용 인정기준에 의약품 품목을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으로 세분화하여 규정하는 등 통관 규정을 개선하고 특송·국제우편 등에 대한 통관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0개 제품의 용기·포장 표시사항과 첨부문서를 확인한 결과, 10개 제품(33.3%)은 첨부문서가 동봉되지 않았고, 6개 제품(20.0%)은 원 포장과 상이했으며, 14개 제품(46.7%)은 식별표시가 없었다. 또한 대부분의 제품은 판매국·발송국·제조국 등이 서로 상이해 유통경로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제품들은 용법·용량 등의 정보 확인이 불가능해 오·남용하기 쉽고, 성분·함량 등에 대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불법의약품일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크다고 소비자원은 당부했다.

 

▲제공=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에 나타난 문제점 개선을 위해 관세청에는 ▲전문의약품 통관 관련 자가사용 인정기준 세분화 등의 통관 규정 개선 ▲특송·국제우편 등 의약품 통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예정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전문의약품 불법 판매 사이트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차단 ▲해외직구 전문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에 대한 소비자 교육 및 홍보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정상적인 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해외직구 전문의약품의 구입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더퍼블릭 / 정재환 jhju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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