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에서 비롯된 카뱅, ‘챌린저 뱅크’로 거듭나나

플랫폼에서 비롯된 카뱅, ‘챌린저 뱅크’로 거듭나나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0.06.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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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인터넷 전문 은행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카뱅)가 비대면 산업의 성장과 함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챌린저 뱅크(신규 설립된 모험적 성격의 은행) 가운데 성공사례로 꼽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1분기 카뱅은 18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1.3% 증가한 수준이다. 1분기 영업이익(184억원) 또한 지난 한해 영업이익(64억원)의 3배가량 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윤호영 카뱅 대표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를 위한 실무 준비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기준 카뱅의 자산규모는 23조가량으로, 아직 시중은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IPO를 통한 유상증자로 실탄을 확보해 비대면 서비스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대형 플랫폼 기반…고객 유치에 강점

카카오는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구현하고 있는 업체로 꼽힌다. 국내 초대형 플랫폼인 다음(DAUM)·카카오톡과 한 식구라는 점이 1천200만명이라는 고객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2017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카뱅의 올해 3월 말 기준 총자산은 23조 3천700억원, 수신과 여신 잔액은 각각 21조 3천400억, 16조 7천40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빠른 성장에는 카카오가 지닌 접근성, 편의성 뿐 아니라 카카오 프렌즈가 갖고 있는 친숙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는 국내 최대 규모(이용자 수 4천4백만명·자사통계 기준)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보유하고 있으며, 카카오스토리·카카오페이 등 1천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있는 모바일 시스템을 여럿 보유 중이다.

통상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할 경우, 자금을 확보하고 고객을 유치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카뱅의 경우 플랫폼 사업에서 보유한 고객들을 기반으로 전통산업에 역진출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점은 인터넷 은행 선두주자였던 케이뱅크와도 비교되는 부분이다. 올해 3월말 기준 케이뱅크의 총자산은 2조원으로, 카뱅의 1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자본금 확충 문제로 근 1년여 간 사실상 휴업상태였던 점을 감안하면 카뱅의 거침없는 성장이 더욱 두드러져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감점요소가 강점으로…무점포 모델로 가격경쟁서 우뚝

비대면을 통한 절차의 간소화·편리성을 장점으로 내세운 인터넷 은행의 특징은 지점이 없다는 점이다. 이체는 물론 계좌개설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과거에는 점포망이 적은 것이 은행업의 감점 요인이었지만,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된 현재는 점포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강점이다. 판관비를 절약할 수 있으니 유지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카뱅의 판관비는 1천206억원으로, 순영업수익 대비 76% 수준이다. 50% 중반대를 유지 중인 타 은행들에 비해 아직 열위에 있는 처지이나 전문가들은 카뱅의 순익 대비 판관비율이 시중은행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한 연구원은 “시중은행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지만 현재와 같은 자산 성장 속도를 유지할 경우 점차 시중은행 수준에 수렴할 전망”이라 평가했다.

SK증권 구경회 연구원도 “카뱅의 순영업수익 대비 판관비율은 아직 열위에 있지만 이는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초기 현상일 뿐, 곧 역전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카뱅의 순익 대비 판관비는 30%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 하반기 IPO 계획 예정대로 될까

현재 카뱅은 증권사·카드사 등과 제휴하며 사업을 확장 중이다. 지난달 제휴신용카드를 출시한데 이어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IPO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IPO는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 시각도 존재한다. 구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인터넷 은행이 상장된 경우가 많지 않고, 각자의 규모, 수익모델, 이익현황, 영업환경 등이 다르다”라며 “보수적인 추정을 위해 카뱅의 IPO를 2021년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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