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D요양원, 입소자 간 폭행 ‘방임’ 논란…“입소자를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괘씸”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0-11-03 16: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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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0일 일산 D요양원에서 70대 입소자에게 폭행을 당한 80대 입소자의 얼굴.(제보자 제공)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에 위치한 한 요양원에서 70대 입소자가 80대 입소자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가족은 가해자도 가해자지만 무차별적 폭행이 가해지는 동안 요양원 측이 이를 수수방관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3일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10월 20일 오전 8시경 일산 동구의 D요양원에서 70대 A씨가 80대 B씨를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한다.

치매를 앓고 있는 B씨가 자신의 방을 찾지 못하고 다른 방으로 들어가 A씨 침대에 걸터앉았는데, 이에 화가 난 A씨가 B씨의 귀를 잡아당기거나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 그야말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한 것이다. A씨의 무지막지한 폭행은 약 5분간 이어졌다고 한다.

B씨가 A씨로부터 약 5분간 폭행을 당하는 동안 구타 및 비명소리가 들렸을 법도 한데, 요양보호사나 관리자 등이 달려와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는 게 피해자 가족의 주장이다.

이후 요양관리사가 폭행으로 인해 얼굴 등에 크게 상처를 입은 B씨를 확인하고 나서야 치료를 한 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가족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같은 입소자로부터 일방적인 폭행을 당한 B씨의 얼굴을 확인한 가족은 억장이 무너졌다.

B씨의 양쪽 눈은 심하게 멍이 들었고, 코 쪽은 8바늘을 꿰맬 정도로 크게 찢어진데다 치아까지 흔들렸던 것이다.


▲ 지난 10월 20일 일산 D요양원에서 70대 입소자가 치매를 앓는 80대 입소자를 폭행하고 있다. (제보자 제공)


피해자 가족의 울분 “입소자들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D요양원 원장은 왜 고양시청을 찾았나?

피해자 가족은 가해자도 가해자지만 요양원 측의 대응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B씨는 지난해 9월에도 폭행을 당한 바 있고, 이번에 재차 폭행을 당했음에도 요양원 측은 관리소홀을 인정하기보단 ‘불가항력’이었단 점을 강조하며, 가해자인 A씨 가족과 피해자 가족을 따로 대면시켜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는 것.

피해자 가족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9월 13일에도 폭행이 있었다. 그 때는 좋게 넘어갔으나 이번에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면서 “요양원 측에선 자기네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가해자하고 합의를 보라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고 개탄했다.

이어 “(피해자)얼굴이 엉망이 됐는데, 요양원은 (입소자들을)돈벌이로만 생각하는 것인지, 너무 화가 나서 말도 제대로 안 나온다”며 “(D요양원)원장과 면담을 했는데, 말이 안 통하더라. 원장은 (피해자에 대한)보험처리를 했는데, 왜 이렇게들 와서 이러느냐고 오히려 따지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피해자 가족은 “처음에는 24시간 부친을 케어하기 어렵고, 불가항력이라는 점을 수긍하고 마음은 아프지만 넘어가려 했는데, 요양원 측은 말도 안 되게 자기네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만 얘길 한다”며 “이런 것도 ‘방임’ 아니냐. 꼭 노인을 때려야만 노인학대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즉, 요양원의 관리소홀로 인한 방임 행위로 폭행에 대한 피해가 커졌다는 것.

‘요양원 측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험처리를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피해자 측은 “요양원 측에선 (보험처리를 통해)치료를 해드리겠다고 하는데, 당연히 치료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리고 작년에 이런 일이 있을 땐 왜 보험처리 안 해줬느냐고 따졌는데, 피해자 측이 모르면 그냥 넘어가고 항의하면 보험처리 하는 것 같다. 작년에도 폭행에 놀란 부친에게 (요양원에서)영양제를 놔주고 가족한테 그 영양제 비용을 청구했다”고 했다.

경찰 신고 여부와 관련해서는 “경찰은 해당 폭행사태를 문제 삼으려면 형사 고소를 하란 입장이고, (경찰이)요양원 측에 폭행상황이 담긴 CCTV(폐쇄회로)를 백업(back-up-원본 복사)하라고 얘기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가해자 가족과는 만나 봤나’라는 물음에는 “처음에 요양원 측에서 가해자 가족들과 합의를 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가해자 가족들을 만났는데, 먹고 죽을 돈도 없다는 둥 해서 일단 합의를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향후 가해자 측과 요양원을 상대로 고소할지 여부에 대해선 “저희는 고소까지 가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요양원 측 대응이 마치 입소자들을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너무 괘씸한 것 같다”며 고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피해자 측은 “저희가 지난달 21일 (입소자 간 폭행을 방치한 D요양원을)고양시청에 신고하러 갔는데, 전날(20일) D요양원 원장이 먼저 고양시청 담당 주무관을 만나 ‘피해자 가족들 때문에 업무를 볼 수 없다’고 했다고 하더라.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한다’는 얘기도 했다더라”며 “저희는 합의금 받는 것도 몰랐고, 작년에 그런 일이 있을 때도 (합의금을 받아야 하는지도)전혀 몰랐다. 너무 황당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D요양원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방임 여부 확인되면 형사고발이나 행정처분

이처럼 요양원이 입소자 간 폭행을 방임했다는 피해자 측 주장에, D요양원 측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입소자 간 폭행을)방치하지 않았다.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바람에 자세한 입장이나 반론을 들을 수 없었다.

현재 D요양원의 방임 여부를 조사하는 기관은 ‘경기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이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은 노인학대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경기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인 건 사실”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알려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조사 기간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제 시작됐다”며 “노인보호전문기관 판단 뿐 아니라 법률자문도 받고 자문위원 의견도 듣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보통 2~3개월 정도 걸린다. 결과가 나오면 각 지방자치단체에 알린다”고 설명했다.

만약 노인보호전문기관 조사 결과 D요양원의 방임 여부가 확인되면, 형사고발 및 행정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고양시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요양기관의)방임 등 노인학대가 확인될 경우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등 위반으로 형사고발이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고 말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7조(장기요양기관 지정의 취소 등) 1항 6호는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수급자를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 행위’의 경우 지차체장이 지정을 취소하거나 6개월 범위에서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10월 국가인권위원회는 노인요양시설 입소자 간 폭행과 관련해, 피해자 가족에게 즉시 연락을 취하지 않고, 업무‧간호의무 일지 등에 입소자 간 폭행 관련 기록을 전혀 기재하지 않았으며, 어떠한 신고조치도 취하지 않은 요양시설 원장에 대해 노인학대 및 치료방임 등의 인권침해로 판단한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해당 지자체장에게 요양원에 대한 업무정지 등의 행정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함과 동시에 과태료 부과 및 관내 노인복지시설 등에 대한 지도·감독 철저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권을 권고했다.

또한 인권위는 피해자가 입은 육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장에게 치료비를 포함해 적절한 피해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률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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