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에 몰리는 동학개미에 거래소 대응책 고심

바이오株에 몰리는 동학개미에 거래소 대응책 고심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0.08.03 16:43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혼란스러운 주식시장.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일부 바이오주의 이상과열 현상에 한국거래소가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배 이상 늘었는데 이 중 바이오 관련주가 대부분인 까닭이다.

3일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0일 이래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건수는 총 18건으로, 전년 동기 8건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중 바이오주가 13건으로 전체의 72.2%를 차지한다.

특정 종목이 과열양상을 보일 때 거래소는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종목을 지정해 경보를 울린다. 이 중 투자위험종목은 최고수위의 경고로, 지정과 동시에 매매거래가 1일 동안 정지된다.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3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또 다시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된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며 주가가 연일 하락하자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관련주를 찾아 바이오 섹터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투자위험종목 지정 이후에도 주가가 연일 급등하는 등 거래소의 조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투자위험종목 지정이 투자자들에게 ‘인기 종목’이라는 신호로 작용해 거래가 재개되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몰린다는 게 거래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4월 마이너스 원유(WTI) 사태로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의 실제가치가 하락했지만 투자자들이 몰리며 ETN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ETN 상품의 경우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괴리율이 1000%를 넘어서기도 했다.

6월에는 1일 5만4천500원에 마감한 삼성중공업 우선주가 2일을 시작으로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19일 장중 한때 96만원까지 치솟았다. 14거래일 만에 17배 이상 오른 셈이다. 현재 삼성중공업 보통주와 우선주는 각각 5천370원, 48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6월 1일 삼성중공업 보통주는 4천980원이었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ETN의 기본예탁금을 높이고 우선주 유통주식수를 늘려 급변동을 막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바이오주 과열은 ETN이나 우선주의 사례와는 달라 고민이 깊다. 종목의 급변동을 알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ETN이나 우선주의 경우 추종하는 지표나 보통주와의 격차 등 비교대상이 있었지만 바이오주는 명백한 지표가 없어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의미다.

거래소 관계자는 “괴리율이라는 지표를 바탕으로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원유 ETN·우선주와 달리 바이오주의 과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뚜렷한 지표가 없다”며 “지난번과 같이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 말했다.

거래소의 역할이 주가 적정성 여부 판단이 아닌 불공정거래 등을 사후적으로 찾아내는 데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종목은 과도하게 상승한 종목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관련 제도를 잘 숙지하고 테마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