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대출 탓 은행 LCR 비율 하락‥대출금리 인상 ‘압박’

너도 나도 대출 탓 은행 LCR 비율 하락‥대출금리 인상 ‘압박’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01.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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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금융당국이 오는 3월까지지 은행의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완화 기한을 연장한 가운데, 은행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은행채 발행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다만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 경우 대출 금리가 오를 수 있어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너나할 것 없이 채권을 발행할 경우 시장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은행채의 발행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용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게 청구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출금리가 올라갈 수 있게 되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확대된다.

▲ 현금 유출을 막아라

금융위는 지난해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대비해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의 연장·보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은행 LCR 규제 완화는 오는 3월 말까지로 연장 적용된다. 외화 LCR는 80% 이상에서 70% 이상으로, 원화와 외화를 합한 통합 LCR는 100% 이상에서 85% 이상으로 낮아진 상태가 당분간 유지된다.

LCR는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이다. 금융위기 등이 왔을 때 일시적으로 뭉칫돈이 빠져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규제다.

LCR 규제 기준을 낮추면 은행들이 대출을 더 많이 내줄 여력이 생기는데 금융당국에서는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은행에서 이를 지원사격 하도록 독려해 왔다.

그간 은행들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과 만기 도래 대출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서왔다.

하지만 시중은행에서 너무 빠른 속도로 너무 많은 금액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시중은행의 14일 기준 정기예금 총 잔액은 630조9천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말(640조7천257억원)보다 9조7천399억원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은 40조9천856억원에서 41조1천940억원으로 2천83억원 늘었지만, 작년 12월 이후로는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11월 말과 비교해 12월 한 달간 1천67억원 감소했고, 올해 들어 14일까지 추가로 1천270억원이 더 빠졌다.

언제라도 뺄 수 있어 단기 자금 성격의 돈이 머무는 요구불예금 잔고 수위도 최근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615조5천798억원에서 지난 14일 603조8천223억원으로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11조7천575억원이나 급감했다.

▲ 은행채 발행으로 급한 불 ‘끄기’ 나서나

이에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은행들은 장단기 자금이 모두 필요한데 단기 자금은 주로 예금을 통해서 조달하며 은행채는 장기자금을 흡수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은행에서 단기 자금으로 사용되는 예적금 모두 주식으로 빠져나가게 되면서 은행들이 오는 3월로 예정된 LCR 비율을 맞추기 위해 급한 불끄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하나은행이 올 들어 약 8000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달 12~14일 사흘간 은행채 7800억원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퍼블릭 / 김미희 free_00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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