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 하이투자증권, 조사는 지지부진…또 경징계로 끝날까

김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03-08 10: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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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수영 기자] 최근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하이투자증권의 자체 조사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내 익명 게시판에 한 남직원이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고발글이 올라온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논란의 게시글을 삭제한 하이투자증권은 회사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가해 직원조차 특정되지 않았다.

당시 고발 글에서 가해자로 의심되는 남직원이 속한 부서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됐음에도 2주가 넘은 현재까지 관련 글을 삭제한 것 외에 경찰고발은 물론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와 노조, 외부 전문기관이 함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밝혔다.

지난달 17일 하이투자증권 사내 익명게시판 ‘통하리’에는 모 부서에서 남직원이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고발글이 게재됐지만,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측에 의해 삭제됐다.

당시 하이투자증권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부서가 구체적으로 언급돼 2차·3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글을 내렸다고 설명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됐다.

과거 계속된 성추문에도 ‘경고’, ‘견책’ 등 경징계 그쳐

하이투자증권 측에서 터진 성추문 사건은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지만 사측의 대응은 미진했다.

DGB금융그룹으로 인수되기 전인 2016년 구조조정을 위해 150여명이 참석한 설명회 자리에서 경영지원본부 전무로 있던 A씨가 성희롱·막말을 이어가며 파문이 일었다.

당시 설명회 참석자 113명은 A전무가 “리테일은 회사 적자 내는 ○○”, “○덩어리” 등 모욕적인 발언과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징계요구서를 제출했고, 하이투자증권 노조도 A전무와 회사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은 한 달여 만에 A전무에 대해 ‘경고’ 조치를 하고 공개사과를 권고했다. 징계는 ‘주의’, ‘경고’, ‘견책’, ‘감봉’, ‘보직해임’ 등으로, 주의~견책까지는 통상 경징계로 간주된다. 일신상의 불이익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당시 사측은 “전후사정을 감안해도 A전무 발언이 성희롱인 것은 맞지만 개인만 징계하기보다는 조직 내 성차별 분위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2017년에도 B전무가 회식자리에서 “남자답게 놀자”며 상하의를 모두 탈의한 채 주요 신체부위를 노출하고 참석자들에게도 탈의할 것과 충성 맹세를 강요했다. 당시 자리에는 영남지역 11개 지점과 영남본부 등 지점장 대부분이 참석한 자리로, 참석자들이 요구에 불응하자 B전무는 참석자들의 옷과 내의를 찢는 등의 행동까지 보였다.

참석자들은 B전무에 징계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1년여가 지난 2018년에 와서야 ‘견책(주의·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 역시 경징계다.

특히 당시는 현대중공업 측이 지주회사로 전환을 시도하면서 소유하고 있던 하이투자증권 등 매각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던 만큼 논란의 불씨를 잠재우기 위해 급한 불부터 끈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이투자증권은 2018년 11월 DGB금융그룹에 인수됐다.

“보여주기식 처벌 없어야”

2주가 넘도록 조사에 진전이 없자 내부적으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에 재직 중인 한 직원(36)은 “회사 이미지도 있고 가뜩이나 이전 문제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직원들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이런 문제는 노조 측에서 더 강하게 나가야 하지 않나 싶다”며 “아직 결과를 보채기에 이른 감은 없지 않지만 또다시 보여주기식으로만 처벌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향후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징계 등의 조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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