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배당컷하고도 37%는 원국희 회장 일가로…오너 배불리기 언제까지

신영증권, 배당컷하고도 37%는 원국희 회장 일가로…오너 배불리기 언제까지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0.07.0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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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수영 기자] 고배당으로 배당투자자들에게 인기몰이를 하던 신영증권이 이례적으로 배당금을 삭감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꾸준한 고배당 행진을 이어오던 신영증권이 배당컷을 하게 된 이유로 지난해 실적 부진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지분 구조상 배당금 상당부분이 원국희 회장 일가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지적 또한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신영증권은 당초 ‘가치투자’라는 기치로 최근 10년 동안 고배당률을 유지해왔다. 최근 10년간 신영증권의 평균 배당률은 4.89%로, 증권업계 평균인 2.16%의 두 배가 넘는다. 201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시가배당률은 2015년 3월 3.2%로 최저를 기록했지만 배당금이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신영증권의 주당 배당금은 2천750원(보통주)이었다.

이례적인 배당컷

지난 5월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신영증권은 2019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2천500원, 우선주 2천5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률은 보통주 5.93%, 우선주 5.92%로 총액은 217억원에 달한다.

이는 최근 10년 간 단행된 첫 번째 배당컷이다. 당초 배당금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영증권은 인기종목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배당컷이 이뤄진 것을 두고 실적 악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것 아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일시적인 실적부진에 따라 불가피한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당금을 계속 유지하고 증가시키던 기업이 배당컷을 단행했다면 문제가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면서도 “일시적인 재무구조 악화 등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순이익 203억인데 배당금은 217억

문제는 지난해 신영증권의 부진한 실적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영증권의 순이익(연결기준)은 203억 2천800여만원으로, 전년(2018년 4월~2019년 3월) 772억 5천300여만원에서 약 74% 감소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비용면에서 파생상품 평가 및 거래손실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 주된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신영증권의 매출은 2조 5천675억을 기록하며 전년 매출인 1조 6천651억원 대비 약 9천24억원(54.2%)가량 늘었지만 비용이 1조원 넘게 늘어나며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신영증권의 비용(법인세 제외)은 총 2조 5천514억을 기록했는데, 특히 파생상품으로 인한 거래손실 등에만 1조 5천702억원이 들었다. 전년도의 영업비용 1조 5천618억원 중 파생상품 등 손실이 6천535억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배당 37%는 오너 일가로

순이익이 이렇다보니 통상 33~35% 수준을 보이던 배당성향도 106.68%까지 치솟았다. 회사가 벌어들인 금액보다 배당으로 나가는 금액이 더 많다는 뜻이다.

특히 신영증권은 배당에서 제외되는 자사주 비중이 높아 배당금이 많아질수록 원 회장 일가 등에 돌아가는 금액은 더욱 커지는 구조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신영증권의 발행주식 1천644만주(보통주 938만6천237주, 우선주 705만3천763주) 가운데 자사주는 792만주(305만184주, 486만8천594주)에 달한다. 배당금액이 높은 우선주의 자사주 비율이 약 68% 수준이다.

게다가 신영증권은 원회장이 전체 지분의 16.23%(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원 회장의 아들인 원종석 대표이사 부회장은 2대 주주로 8.47%를 보유 중이며, 회장 일가친척들이 소유한 지분까지 합하면 전체의 26.01%에 이른다. 우선주를 따져도 원 회장 일가 등이 보유한 지분은 전체의 10.7%다.

이를 배당금액으로 환산하면 원 회장은 보통주 38억원, 우선주 4억8천만원으로 총 42억8천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원 회장 일가 및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배당금은 80억6천만원(보통주 61억, 우선주 19억6천만)까지 늘어난다. 전체 배당금의 약 37%가 오너 일가 등에 돌아가는 셈이다.

다만 신영증권 측은 이번 고배당과 관련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배당 정책에 신경써온 일환”이라며 오너 일가 몰아주기라는 의심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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