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호텔신라가 김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김 회장이 호텔신라에 788억104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동화면세점은 지난 1973년 설립된 국내 최초 서울 시내 면세점이다. 김 회장은 롯데관광의 용산개발사업 부실을 이유로. 2013년 5월 동화면세점 주식 19.9%를 호텔신라에 600억원에 매각했다.
계약 당시 양측은 주식매매계약 조건으로 계약체결일로부터 3년이 지난 후 호텔신라가 투자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는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풋옵션은 지분 등 자산을 특정 시기에 일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다. 이르 위해 김 회장이 보유한 나머지 동화면세점 집분 30.2%를 담보로 잡았다.
그러나 계약 3년 뒤 호텔신라의 풋옵션을 김 회장이 거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
호텔신라는 지분 인수 3년 뒤인 2016년 6월 풋옵션을 행사해 김 회장 측에 주식을 재매입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지분을 재매입할 자산이 없다는 이유로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하고, 동화면세점 경영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변제를 대신하겠다고 했다. 담보였던 동화면세점 지분 30.2%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에 호텔신라는 김 회장이 보유한 자산이 충분하다고 맞섰고, 2017년 7월 김 회장을 상대로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기업 면세사업권을 가진 호텔신라 입장에서는 중견·중소 면세사업 특허를 갖고 있는 동화면세점을 운영할 수 없다. 동화면세점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해당 지분을 바로 매각해야 한다.
특히 동화면세점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기업 인수합병(M&A)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다.
더욱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면세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패소했을 경우 동화면세점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큰 짐덩이를 떠안게 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번 승소로 호텔신라 입장에서는 큰 짐을 덜게 됐다.
[사진제공=동화면세점]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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