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전기차 충전소 설비 구축 본격화…각자도생 왜?

정유4사, 전기차 충전소 설비 구축 본격화…각자도생 왜?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0.10.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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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국내 정유 4사(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가 전기차 충전 관련 업체들과 설비 구축에 나섰다. 미래 산업인 전기차 시장에 대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내년부터 기존에 구축된 주유소들의 시설을 급속 전기차 충전소로 변환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정유사들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따른 지원사업 등에 기반해 일부 주유소에 시범 사업을 구축했었다.

하지만 최근 정유사들의 행보로 비춰보면 전기차의 수요 증가와 글로벌 친환경 정책 추진 등으로 자발적인 전기차 충전소 도입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정유사업의 하락세로 인한 각자도생에 가깝다.

이 같은 정유사업의 하락세는 올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석유제품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두드러졌다.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의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그러자 석유제품의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이에 연쇄작용으로 정제마진 또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수익지표로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송비 등의 비용을 제외한 값이다. 통상적으로 4~5달러를 유지해야 마진을 남기는 구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10달러에 가까웠던 정제마진은 0달러에 그치지 않고 마이너스까지 추락했었다. 이에 정유사들은 1분기에 더해 2분기까지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정제마진의 하락세는 지난 3분기까지 지속되면서 석유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가 고착화 됐다.

지난 9월 5주차부터 정제마진이 5주 연속 회복세를 보이면서 1.5달러까지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인 4~5달러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전기차 충전소 사업에 눈길을 돌리게 된 것이다.

정유4사, 전기차 충전사업 가속화…미래시장 대비 총력

이 같은 정제마진의 고착화로 국내 정유사들은 ‘탈(脫) 정유’를 시도하면서 정유업의 의존도를 점차 줄여나가고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유 4사는 최근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및 충전서비스 업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전국 주유소 사업장을 순차적으로 전기차 충전소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섰다.

SK에너지는 에스트래픽(충전서비스)·중앙제어(충전기), GS칼텍스는 LG전자(운영시스템)·시그넷이브이(충전기)와 각각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중앙제어·차지인(운영시스템), 에쓰오일은 대영채비(충전기 제조·운영시스템)와 각각 협력을 구축했다.

최근 국내 정유사들은 협력업체에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정유사가 직접 충전소를 운영하는 형태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정유사별 서비스 사업 전략에 따라 내년부터 충전시설 및 서비스 모델 체계화를 독자적인 형태로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되지 않은 만큼 정부 보조금 사업을 통해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전기차 수요에 맞춰 초급속충전기의 물량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SK에너지는 2023년까지 190개 충전소에 초급속 충전기 1~2기를 설치·운영할 예정이며, GS칼텍스는 2022년까지 160기, 현대오일뱅크는 2023년까지 200기의 초급속 충전기 구축을 목표로 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현재 주유소 10곳 미만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설비 확대 계획 등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300KW급 이상의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가 드문 것을 고려하면 2022년 이후부터 충전소 전환에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유사들은 안전하고 신속한 전기차 충전기 개발에 착수하고 있어, 본격적인 시행과 전기차 시장 활성화는 2023년을 기점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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