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패러다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혁신위, '스포츠기본법' 제정 권고

스포츠 패러다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혁신위, '스포츠기본법' 제정 권고

  • 기자명 이형필
  • 입력 2019.06.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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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포츠 패러다임이 수요자 중심으로 바뀐다. 국가주의 체육의 대상이나 도구로만 여겨졌던 스포츠가 '국민의 권리'로 위상이 재정립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는 26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스포츠 인권 증진 및 참여 확대 정책 권고와 '스포츠기본법' 제정 권고를 발표했다. 

이번 권고는 지난 5월과 6월에 발표한 1, 2차 권고에 이은 3, 4차 권고로서, 보편적 기본권으로서의 '스포츠권(the right to sports)'과 '모두를 위한 스포츠(Sports for All)'의 원칙에 기반해 앞으로 대한민국 스포츠가 지향해야 할 미래상과 대안적 체계를 제시하는 내용이다. 

 

문경란 스포츠혁신위원장은 "기존 국가주의적, 승리지상주의적 스포츠 체계를 극복하고 민주주의, 인권, 공정, 평등, 다양성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선진적 스포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엘리트스포츠, 학교스포츠, 생활스포츠의 균형적 발전 속에 모든 사람의 스포츠 참여 및 향유권 보장을 위한 체계적 정책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스포츠 인권 증진과 모든 사람의 스포츠 및 신체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략 및 행동계획의 수립과 이행을 권고했다.

혁신위는 그동안 국가적 수준의 체계적 스포츠 평등 정책이 부재한 가운데 스포츠 영역에 만연한 성차별, 장애차별 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추진이 미약했다고 비판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스포츠 인권 증진 및 참여 확대를 위한 전략과 행동계획 수립 △학교 체육교육의 혁신 및 아동·청소년의 스포츠 및 신체활동 참여 프로그램 확대 △ 지역사회 스포츠클럽 활성화(별도 권고 예정) △스포츠 인권 지침(가이드라인), 실태연구, 인권교육 등 인권침해 '예방' 정책의 재정비 등을 권고했다. 

또한 스포츠 분야의 성 평등 증진 및 성인지적 스포츠 정책의 추진을 제안했다. 

혁신위는 △성 인지적 관점의 스포츠정책 구현을 위한 정부 전략 및 행동계획 수립 △스포츠 분야 성 평등 실태연구 및 성 평등 인식 향상 교육의 확대 실시 △여학생 대상 스포츠 및 신체활동 프로그램 확대와 참여 저해요소 개선 △스포츠클럽의 여성 참여 활성화 △여성 스포츠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확대 및 단계적 비율 확대 △스포츠단체 임원 등 여성 비율 상향 및 남성지배적 조직문화 개선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스포츠 분야 장애 평등 증진 및 장애인 스포츠 정책의 혁신을 주문했다. 장애인스포츠정책이 시행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국내 장애인들의 생활스포츠 참여율은 여전히 높지 않은 수준이다. 또 장애인들의 스포츠 접근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스포츠 분야 장애차별 개선·예방을 위한 정부 전략 및 행동계획 수립 △장애차별 실태연구 및 인식 향상 교육 확대 △장애학생 대상 스포츠 및 신체활동 프로그램 확대 △스포츠 접근권 향상을 위한 장애인 스포츠시설 확충 및 개선 △장애와 인권에 대한 이해교육 강화 등 장애체육지도자 교육과정 혁신 △장애스포츠단체 임원 비율 등 조직 관리의 불균형 해소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스포츠 인권침해 '예방' 정책의 수립 및 실행을 제안했다.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스포츠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신체적, 성적 괴롭힘이나 폭력 등 인권침해를 체계적으로 예방하는 효과적 기제가 필요하며, 스포츠 인권 지침 수립, 정례적 실태연구 실시, 인권교육의 제도화 등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스포츠 인권 지침의 혁신적 재구성 및 효과적 이행방안 마련(공공기금 지원기제 연동, 선수·학부모·지도자 등의 가이드라인 준수의무 동의서 제출 등 방안 검토) △체계적, 정례적 스포츠 인권 실태연구 및 정책대안 제시(스포츠인권기구 주도로 관계기관 간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 등) △실효성 있는 스포츠 인권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및 제도화 등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국민체육진흥법' 등 기존의 체육 관련 법령들은 모든 사람들의 보편적 권리로서의 스포츠와 신체활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가운데 '국위선양' 등을 위한 도구적 목표로 스포츠 정책에 접근하는 등 시대적 변화와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15개의 체육 관련 법률이 파편적으로 흩어져 존재하면서 법체계의 일관성과 통일성 측면에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혁신위는 보편적 기본권으로서 '스포츠권'의 개념을 명확히 정립하고 정부와 국회에 '스포츠 기본법'’ 제정을 권고했다. 

 

우선 법의 목적과 이념을 통해 스포츠에 관한 모든 사람의 권리와 이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또 국가와 지자체가 체계적인 스포츠 진흥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할 책무가 있음을 명기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는 △스포츠 체계 전환 및 모든 사람을 위한 스포츠 구현을 위한 국가 전략과 정책 수립 △국가 스포츠 정책 및 프로그램을 총괄, 조정, 심의하는 '스포츠정책위원회(가칭)' 구성 등 정책 추진 체계의 구축 방안 등을 규정 △스포츠인권기구 설치, 체계적 연구수행 및 전문인력 양성, 스포츠시설 확충 및 개선, 스포츠산업 진흥 등 스포츠 관련 정책의 기본 내용을 포함할 것을 주문했다. 

 

체육관계 법령을 총괄하는 모법 형태로 '스포츠기본법'을 제정하고, '국민체육진흥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법체계도 정비하도록 권고했다.  

문경란 위원장은 "6월말까지 1~4차 권고안 발표 등 대강의 일정을 마쳤지만 세부 항목에서는 여전히 면밀한 검토작업이 필요해 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역할을 한다"며 "기획재정부, 교육부, 문체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이형필 phille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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