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 나곡 사택 갑질 의혹 진실공방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0-07-08 0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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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의 경북 울진 지역 본부인 한울원자력본부 나곡 직원사택에서 각종 갑질이 만연하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들은 “한울원자력본부 나곡 사택의 오모 입주자대표회의 회장과 김모 관리소장의 정도를 넘어선 갑질에 정의라는 이름으로 단죄하고자 이들이 지금까지 자행해 온 각종 비리를 고발하고자 한다”며 나곡 사택 입주자대표 회장을 맡고 있는 오모 씨와 관리사무소 소장 김모 씨가 그동안 저지른 갑질 사례를 열거했다.

이에 오모 씨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원인들을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대표자회의 회장과 관리소장의 각종 갑질 고발”

7일 한수원 한울본부에 따르면, 한울원자력본부에는 나곡 사택(1784세대)과 죽변 사택(226세대)이 있고, 이들 사택에는 관리 및 운영 등에 관한 의결권을 갖고 있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각각 구성돼 있으며, 나곡 사택에는 20명, 죽변 사택에는 6명의 직원이 있다고 한다. 사택은 기업체나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을 위해 그 기업체나 기관에서 지은 집이다.

갑질 논란은 나곡 사택에서 제기됐다.

한울본부 나곡 사택 관리사무소에서 관리과장으로 5년을 근무한 김모 씨와 미화원으로 4년을 근무한 배모 씨는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 한울본부 직원사택에서 벌어진 각종 갑질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청원인들은 “최근 나곡 사택에서는 비상식적인 이유로, 그야말로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말도 안 되는 사유로 직원들의 대량 해고가 있었다”면서 오모 입주자대표 회장이 연장수당 지급 및 급여 삭감,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인해 관리소장 및 직원 등이 입·퇴사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택 미화원 김모 씨의 경우 오 회장의 업무 외적인 지시로 뙤약볕 꽃밭 작업 도중 탈진해 쓰러졌는데, 이로 인해 위탁관리회사로부터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해고됐다고 한다. 미화원 김 씨는 기초생활수급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진결과 김 씨는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음에도 김모 관리소장이 위탁관리회사에 김 씨의 해고 압력을 넣은 게 아니냐는 것이 청원인들의 의심이다.

청원인들은 또 나곡 사택과 죽변 사택은 각각 별도의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돼 있는 독립된 기관임에도 죽변 사택에 대한 나곡 사택의 간섭이 지나치게 많았다고도 지적했다.

청원인들은 “인터넷 단체계약서 작성 시 통상적으로 인터넷 제공 회사와 양 사택 대표 회장이 각각 날인을 해야 함에도 죽변 사택 대표 회장을 제외시킨 채 나곡 사택 대표 회장만 도장을 찍었다”면서, 이에 대해 죽변 사태 관리소장이 이의를 제기했다고 했다.

죽변 사택 관리소장이 비협조적으로 나오자, 오 회장과 김 소장은 위탁관리회사에 여러 차례 죽변 사택 관리소장의 해고를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위탁관리회사 입장에서는 정당한 해고 사유가 없기에 나곡 사택 측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고, 그러자 나곡 사택 측은 위탁관리 계약만기 시점인 지난 5월 제한경쟁 입찰을 실시하면서 입찰참가자격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방법으로 입찰공고를 냈다.

이에 따라 경상북도 내에서 실적 1위인 기존 위탁관리업체가 입찰원서조차 내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청원인들은 “이것은 명백한 국토부 고시 위반”이라며 “이에 대해 기존 업체 측이 한울본부에 정식으로 이의제기를 했지만, 한울본부 측은 ‘사택의 문제라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만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택 주변과 업계에서는 ‘나곡 사택 측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과도한 자격 요건을 제시해 입찰에서 기존 업체를 배제시키는 보복을 단행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원인들은 오 회장 측이 경쟁자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청원인들은 “오 회장의 경쟁자인 강모 씨가 동대표를 하기 위해 등록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누군가가 이것을 임의로 폐기해 강 씨가 출마조차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면서 “당시 집행부와 관리사무소 측은 선거관리위원회도 구성하지 않고 선거를 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씨가 강력하게 항의하자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할 회사 측이 강 씨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며 “이러한 압력이 사실인지 그러한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 씨는 10여년 이상 살았고, 또 회사 바로 앞에 있는 출퇴근이 편한 나곡 사택을 떠나 승용차로 20분 넘게 걸리는 울진 읍내에 있는 일반 주민들과 함께 사용하는 사택으로 돌연 주거지를 옮겼다”고 했다.

나아가 청원인들은 오 회장이 거주지가 다른데도 이장을 맡아 수십만원의 수당을 챙겨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원인들은 “나곡 사택 대표회장은 북면 나곡5리 이장직을 겸해 수행한다. 하지만 오 회장이 거주하는 동은 행정구역상 부구리”라며 “엄밀히 말하면 부구리 주민이 나곡5리 이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이것은 법상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마을 이장은 각종 공식 행사에 초청을 받는 등 지역사회에서 유지로 예우를 받고, 매월 수십만원의 수당을 면사무소로 받는다”며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행정당국 역시 못 본채 뒷짐만 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화살을 한울본부로 돌려 “사택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울본부의 수수방관적인 태도도 문제”라며 “한울본부가 왜 이번 일에 수수방관만 할까. 왜 한울본부가 문제가 되고 있는 이 모든 과정을 파악해서 실체적 진실을 가리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지도 감독하지 않는 걸까”라고 따져 물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사실 아냐…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청원인들의 이 같은 갑질 의혹 제기에 나곡 사택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오 회장은 <본지>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원인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오 회장은 우선 자신으로 인해 사택 직원들이 입·퇴사를 반복했다는 지적에 대해 ▶관리소장과 직원들의 불화 ▶관리소장의 관리비 횡령 ▶경리직원들에 대한 급여 삭감은 없었으며 생소한 회계업무를 감당하기 힘듬에 따른 자연스런 퇴사 ▶순환교대근무로 인한 관리직원들의 자진 퇴사 등의 이유로 직원들의 입·퇴사가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오 회장의 업무 외적인 지시로 미화원 김 씨가 뙤약볕 꽃밭 작업 도중 탈진해 쓰러졌는데, 이로 인해 위탁관리회사로부터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해고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택 내의 땅을 텃밭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함에 따른 민원을 해결하고자 텃밭을 꽃밭으로 조성하기로 했고, 이는 관리사무소의 업무로 인지된다”며 “작업 당일인 2018년 7월 9일 오전 9시 20분경은 흐린 날씨에 기온이 18도였다”고 항변했다.

이어 “미화원 김 씨는 평소 어지럼증 지병이 있어 가족들에게 ‘계속근무요청 확인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제출하지 않았고, 2019년 5월 31일 당시 위탁회사의 근로계약 만기 통보로 근로계약이 종료됐다”고 했다.

‘인터넷 제공 회사와 양 사택 대표 회장이 각각 날인을 해야 함에도 죽변 사택 대표 회장을 제외시킨 채 나곡 사택 대표 회장만 도장을 찍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죽변사택과 나곡사택의 동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통신4사(SK. KT. LG. 경북방송)의 프리젠테이션과 적격심사로 SK브로드밴드가 낙찰됐다”며 “완성된 계약서에는 죽변 사택 대표회장의 동의하에 이전 계약들과 동일하게 나곡 사택 대표회장의 직인만 날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위탁관리회사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과도한 자격 요건을 제시해 입찰에서 배제시키는 보복을 단행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사택의 입장에서는 더 알맞은 조건을 요구한 것으로, 전국에서 이번 입찰에 참여 할 수 있는 업체는 25개 업체 이상”이라며 “20여명의 동대표가 모여 3시간에 걸쳐 선정하는 업체 선정에 참가 제한을 완화해 과도한 참여가 발생할 경우 평가 자체가 곤란하다. 앞으로도 단지규모를 감안해 이번과 비슷한 조건으로 공시 할 것으로 보이며 법령에 위반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쟁자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오 회장은 “동 대표 선출시 원칙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출이 먼저이나 나곡 사택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자 2차에 걸친 선관위 위촉공고를 2016년과 2019년에 실시했으나 신청인 부족으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할 수가 없었다”면서 “이에 따라 관리사무소장 명의로 동대표를 선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강모 씨는 2019년 5월 울진현대아파트로 이주 배정을 받은 상태에서 동대표 지원서를 제출했는데, 하지만 4단지 신축으로 동대표 모집을 하면서 공석이 아닌 동까지 포함한 사택전체 동대표 공고로 잘못 나감으로 인해 이미 동대표가 있던 동에 강 씨가 지원서를 낸 것”이라며 “이에 기존 동대표와 강 씨에게 상황설명을 한 뒤 철회를 하거나 경선을 해야 함을 알렸고, 강 씨는 본인의 지원서를 직접 관리사무소에서 회수해 간 후 그 해 8월 배정받은 현대아파트로 이사를 했다”고 밝혔다.

오 회장이 거주지가 다른데도 이장을 맡아 수십만원의 수당을 챙겨왔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한원본부 직원들이 거주하는 북면 사택 전체가 하나의 마을로 나곡5리이다. 이런 나곡 사택은 기존 나곡5리땅에 1426세대에 이어 인접한 부구1리 땅에 388세대를 지어 하나의 울타리, 하나의 마을로 운영하게끔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면사무소는 기존의 오모 이장이 최근 사택 내 이동으로 4단지(부구1리 땅)로 이사를 했으나 나곡5리 이장으로 활동하는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해 줬으며, 현재 부구리 땅에 있는 4단지의 행정구역은 나곡5리로 변경 처리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오 회장은 해당 입장문에 대한 증빙자료를 첨부해 7일 오전 울진경찰서에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청원인들을 고소했다고 한다.

오 회장과 함께 갑질 당사자로 지목된 김모 관리소장 역시 대구에 있는 변호사를 통해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전언이다.

한울본부 “사택 운영, 간섭할 수 있는 상황 아냐…중재에 노력”

한편, ‘한울본부의 수수방관적인 태도도 문제’라는 청원인들의 지적에 대해 한울본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택 운영과 관련해서는 한울본부가 간섭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울본부가 사택 관리에 관여하는 것은 고유 업무방해가 될 수 있어 관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 회장 측과 청원인들이 대화로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중재를 하고 있다”면서도 “대화로 풀 수 있게 중재역할을 할고 있으나 쌍방 간 쌓인 감정의 골이 깊어 중재가 쉽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서로 이해를 하고 협의를 통해 풀 수 있도록 계속해서 중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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