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코너몰린 쌍용車, 임금 50% 지급 유예

유동성 코너몰린 쌍용車, 임금 50% 지급 유예

  • 기자명 김은배
  • 입력 2021.01.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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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유동성 위기로 코너에 몰린 쌍용차[003620]가 결국 이번 달과 내달 달 직원 임금 50%의 지급을 유예키로 했다.

2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예병태 사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서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1월 개별소비세 유예 신청에 이어 1월과 2월 급여를 부분적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전월 기업 회생 신청 이후 거래하던 부품업체 일부가 납품을 거부하며 납품 재개 조건으로 어음 대신 현금 지급을 요구해 유동성 자금이 바닥 난 상태다.

예 사장은 “영세 협력업체의 경우 현금으로 자재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만약 대금 미지급으로 이들 업체가 부도로 이어지면 도미노식의 부품 기반 붕괴는 물론 우리도 생산 자체가 파행을 겪는다”고 부연했다.

예 사장은 “전월 만기도래 어음 중 미결제분과 1·2월 어음만기 일부 결제 등으로 자재 대금이 반드시 지급돼야 하는 점도 자금 수지가 급격히 악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오는 29일 도래하는 1천800억∼2천억원 규모의 어음 만기를 맞게 된다. 쌍용차의 350여개 중소 부품 협력사 모임인 쌍용차 협동회는 지난해 10월부터 받지 못한 납품 대금이 5천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 중이다.

극도로 부진한 판매 실적도 자금 부족 원인으로 지적된다.

예 사장은 “전통적인 비수기를 고려해도 당초 계획보다 2천대 가까이 판매가 안 되고 있다”면서 “일부에서 자율구조조정지원인 ARS를 고려해 구매 수요가 떨어질지 왜 예측하지 못했느냐는 지적이 있지만,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제외한 3사가 동일하게 판매가 저조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2004년 중국 현지 생산기지 설립 등을 이유로 세운 중국 법인의 매각을 최근 매듭짓고 관련 내용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다만 현재 유일한 해법인 새 주인 찾기도 순탄치 못한 상황으로 관측되고 있다.

쌍용차는 산업은행과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유력한 투자자로 추정되고 있는 HAAH오토모티브와 협의체를 구성해 지분 매각을 논의해왔으나, 마힌드라의 지분 매도 시점 등을 놓고 이견이 갈려 잠정 협상 시한까지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다.

우선 이번 주까지 추가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이대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쌍용차의 법정관리행은 물론, 중소 협력업체의 연쇄 줄도산도 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편에선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 Plan)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P플랜은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보유한 채권자나 채권자의 동의를 얻은 채무자가 회생 절차 시작 전까지 사전계획안을 내고 그에 따라 법원의 심리·결의를 통해 인가를 받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회생 절차보다 빠르다.

더퍼블릭 / 김은배 rladmsqo052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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