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난 한국타이어, 중소기업 상호갈취 논란까지…조현범·현식 고소당해

김은배 기자 / 기사승인 : 2020-10-22 09: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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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에 “상호 무단 사용말라” 고소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좌)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새는 모양새다. 한국타이어 일가가 경영권을 두고 4남매 모두가 두 패로 편을 갈라 참전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도 양측의 수장격인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한 중소기업으로부터 상호명 문제로 고소당하는 등 안팎으로 이미지타격을 입고 있는 것.

안에서는 경영권 분쟁
밖에서는 상호명 고소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테크놀로지[053590]’가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000240](전 한국타이어그룹)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을 상호명 문제로 최근 고소했다.

지난 21일 자동차 부품 개발사 ▲한국테크놀로지는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부정경쟁방지법)’ 등을 사유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이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씨 형제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상호 사용 금지 결정을 내렸음에도 이들이 수용하지 않고 상호를 지속적으로 무단 사용하고 있다는 게 ▲한국테크놀로지의 주장이다.

앞선 5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한국테크놀로지의 상호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간판, 선전광고물, 사업계획서, 명함, 책자 등에 상호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판단을 내놨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이에 불복해 이의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지난 13일 기각했다. 사실상 법원의 판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상호명을 써오고 있는 셈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상호명
▲코스닥 상장사 한국테크놀로지 상호명(회사 홈페이지 캡처)

이미 내부는 형제의난 아수라장

이처럼 대외적으로 갑질 논란에 휘말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현재 내분으로도 골치가 아픈 상황으로 관측된다. 한국타이어의 4남매가 아버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회장이 지지하는 차남 조현범 사장과 나머지 자녀들의 지지를 받는 조현식 사장의 세력으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 상황에 놓여있는 것.

한국타이어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대외적으로 가시화 되기 시작한 것은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법원에 아버지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심판을 청구하면서 부터다. 조양래 회장이 차남에게 자신의 지분 전량을 양도한 것과 관련해, 아버지가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

이에 조양래 회장 측은 아무 문제없는 정상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하며 대응했지만, 이어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심판 청구를 지지하며 합류하고, 최근엔 차녀 조희원씨까지 조양래-조현범 측과 다툼을 벌이며 조희경-조현식 진영에 합류 가능성을 높이며 본격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사실 이들 3남매의 지분 전량을 합쳐도 조현범 사장의 대주주로서의 지위에 범접하지 못하지만, 몇 가지 변수들이 거론되며 상당한 긴장감이 도는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룹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행보 ▲성년후견심판 결과 ▲조현범 사장이 진행중인 2심재판의 선고 등이 그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조현범 사장의 위기를 예상하는 이같은 시나리오들이 전망에 불과하지만, 현재까지 업계 안팎에서 빚어진 예상 시나리오들이 순차적으로 적중해가는 가운데 향후 가능성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전월에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차녀 조희원씨가 조양래·조현범 부자와 돈 문제로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이 조명되며, 조현식 진영에 가세하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월 초 조희원씨는 조양래 회장과 조현범 사장이 자신의 계좌에 있던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며, 법무대리인을 통해 이들에게 해당 출금내역에 대해 설명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 내용증명에는 이들 부자가 사용한 금액이 8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기재됐다. 조희원씨는 남매 중 둘째이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지분을 10% 이상 갖고 있는 인물이다.

조희원 씨의 행보 외에 거론되는 변수들로는 ▲그룹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행보 ▲장녀가 신청한 성년후견심판 결과 ▲조현범 사장이 진행중인 2심재판의 선고 등이 있다.

현재의 지분 구도를 볼 때, 조현범 사장은 지난 6월 30일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지분 전량을 넘겨받음에 따라 현재 42.90%의 지분율을 확보한 상황이다.

나머지 자녀들의 경우 각각 조희경 이사장이 0.83%, 조현식 부회장 19.31%, 조희원씨 10.8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6.25%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까지 더하면 37.21%로, 차남과의 차이는 5%대까지 좁혀진다. 17.5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을 잘 설득하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이들 지분 전량을 합쳐도 30.97%로, 여전히 조현범 사장이 우위에 있는 구도다.

첫 번째 변수는 국민연금이 지분 6.24%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남매연대’의 손을 들어줄 경우 조양래-조현범 진영과 5%대까지 차이를 좁힐 수 있다. 이 경우 17.57% 지분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설득 여부에 따라 지분율 구도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어느 편에 설 것인지는 현 시점에서 예단하기 어렵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변수는 이러한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영향력이 좀 더 커 보인다. 조현범 사장의 재판 결과와 향후 공개될 성년후견심판 결과가 그것이다.

우선 조현범 사장은 지난해 말 회삿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2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될 경우 상황은 급격히 조현범 부사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 배임 등을 자행한 경영진은 복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결정도 상당히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현범 사장은 조양래 회장의 지분을 받으면서 여기에 필요한 2천400억원 중 2천200억원을 NH투자증권, KB증권 등에서 주식담보 대출로 마련했다. 향후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현금을 증여받아 갚을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지점이다.

문제는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결정 시 대출 상환과 관련해 법리 싸움이 시작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조현범 사장이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현금을 증여받기 어려워지게 된다는 것. 이 경우 조현범 사장이 현재 40%가 넘는 지분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어 진영 간 대결에서 지분율 우위를 잃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한정후견 개시 심판청구 심리를 담당하는 서울가정법원 가사20부는 지난 11일 사건을 청구한 조희경 이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자녀를 관계인으로 등록, 이들에게 각각 재판 개시에 대한 의견제출요청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제출요청서는 일반적으로 14일 이내 법원에 의견을 제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의견 제출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서 법원은 8월 중순 조양래 회장의 거처를 확인하는 사실조회회신을 강남구로부터 제출받았다. 자녀들이 의견제출요청서를 답신하면 이를 바탕으로 조양래 회장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rladmsqo052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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