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아니라 계모터치냐”…뜬금 가격인상 선포에 소비자들 ‘부글부글’

“맘스터치 아니라 계모터치냐”…뜬금 가격인상 선포에 소비자들 ‘부글부글’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0.06.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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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표 취임 첫 날부터 비난여론…‘수익성’ 위주 체질개선 본격 시동?

지난해 사모펀드 품 안에 들어간 해마로푸드서비스가 매각을 위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식 브랜드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최근 새 경영진을 꾸리고 부실 해외법이 청산 및 수익성 강화 작업 등을 펼치고 있다.  

이번 경영진 교체를 계기로 사모펀드에 매각된 이후 줄곧 노조 갈등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다잡고 대대적인 변화를 본격화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해마로푸드서비스는 기습적으로 맘스터치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메뉴를 대폭 정리하면서 소비자들의 비난 여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경기 침체를 체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작스런 가격 인상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맘스터치의 경우 올해 코로나19 악재 속에도 1분기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면해 가격 인상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과거 글로벌 햄버거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에 <더퍼블릭>은 새로운 경영진의 등장과 함께 대대적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해마로푸드서비스의 행보를 살펴봤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최근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외식프랜차이즈 기업 해마로푸드서비스의 경영진이 모두 꾸려졌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해 사모펀드에 매각된 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출신 임직원들을 차례로 영입하면서 기존 경영진을 물갈이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새 대표이사에 해마로 전신인 TS해마로 출신 이병윤 사장을 선임했다.


이 사장은 해마로푸드서비스 전신인 TS해마로가 국내 도입했던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 파파이스 기획팀과 해외 사업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후 CJ그룹 외식사업부와 CJ푸드빌, 이랜드파크, SPC삼립 등을 두루 거쳤다.


이 사장은 해마로 사내 공지를 통해 “첫 직장이 파파이스 사업을 운영하던 TS해마로였기에 개인적으로 해마로푸드서비스가 더욱 친숙하고 고향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과거처럼 그리고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의 많은 환경변화와 경쟁이 있겠지만 회사가 가진 저력과 역량을 모아서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는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표이사 취임하자마자 ‘가격 인상’ 행보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병윤 사장이 취임한 바로 그날 맘스터치는 대대적인 가격 및 메뉴 조정에 나섰다.


올해 초 사모펀드 케이엔앨파트너스가 정현식 전 회장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뤄진 체질개선이다.


맘스터치는 지난 1일부터 인기메뉴 가격을 인상하고, 버거 9종·치킨 14종·샐러드 11종을 정리했다.


맘스터치의 시그니처 메뉴인 싸이버거 가격은 400원(3400원→3800원) 인상됐다. 세트메뉴 가격은 단품 가격에 2000원을 더해 새로 책정됐다.


맘스터치의 가격 인상은 2018년 3월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직전 인상년도는 2013년으로 인상 주기가 급격히 짧아졌다. 2018년 인상 당시 18종의 가격 제품을 조정했지만 메뉴 카테고리를 아예 배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 사이드 메뉴와 치킨·버거 일부 메뉴를 정리한다. 버거류는 리샐버거·불고기포테이토버거·휠렛포테이토버거·쉬림프포테이토버거·스파이시불고기버거·스파이시디럭스불고기버거·마살라버거·할라피뇨통살버거·할라피뇨통가슴살버거 등 총 9종 없어졌다.

치킨류는 14종이 판매 중단된다. 사이드류도 11종이 없어진다.

‘인기메뉴’ 싸이버거 가격 인상률 ‘11%’

새로운 대표의 등장과 함께 갑작스럽게 진행된 가격인상과 메뉴조정을 두고 소비자은 들끓고 있다.


싸이버거 단품 기준 지난 2018년 3월 5년 만에 3200원에서 200원 오른 3400원으로 인상한 후 2년 3개월 만에 약 11% 이상을 다시 올리면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맥도날드·버거킹·롯데리아 등 중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연말 가격인상을 시행한다. 또 최소 하루 전에는 가격인상을 공지하지만 맘스터치의 이번 인상은 기습적으로 이뤄지면서 소비자들은 매우 당황스러운 눈치다.


해마로푸드서비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습인상은 아니다. 사전에 가맹점주들에게 가격인상에 대해 미리 알렸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2018년 가격 인상은 최저임금이 단기간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뚜렷한 이유가 있지만 이번 인상에는 뚜렷한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메뉴를 대폭 정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해마로푸드서비스 측은 메뉴 리뉴얼을 오래전부터 계획됐고, 고객 혜택을 위해 가격을 표준화했다는 입장이다.


해마로푸드서비스 관계자는 “인건비 및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진행된 가격조정”이라며 “세트 가격의 로직을 표준화 해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스트메뉴들로 선정해 고객들의 메뉴를 선택함에 있어 용이성을 제공하고자 했으며, 효율적인 매장 운영에도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객 혜택’을 위해서라는 본사의 입장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단행된 가격인상으로 부담만 가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외식브랜드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해마로푸드서비스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해마로푸드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83억원, 4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1% 늘었다. 또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은 “외부 활동이 늘고 인건비 축소에 따른 마진율 개선 여지가 높아 2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함에 따라 실적 개선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가격 인상을 결정하는 요인은 통상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이유가 쌓여야 하는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실적 전망이 밝은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명분없는 기습인상에 비난여론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맘스터치는 이달 4일부터 30일까지 버거 4종의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마치 ‘병 주고 약 주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가성비’, ‘혜자버거’ 명성 어디로?

이번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메뉴 정리와 가격 인상은 그동안 회사의 행보와는 다른 방향으로, 일각에서는 스스로 성장 기반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가성비버거’라는 명성을 얻으며 젊은 세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기존 버거 브랜드를 위협했지만 새 대표이사가 취임한 후 첫 행보는 과거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실패한 사례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양새다.


과거 글로벌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기습적 가격 인상 및 비인기 메뉴 정리, 원가 절감 등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브랜드 충성도가 급격히 떨어진 사례가 있다.


업계에서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사모펀드에 매각된 이후 맥도날드 출신 인사들은 대거 영입하면서 ‘수익성’ 위주로 체질개선에 나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10명의 임원 중 3명을 맥도날드 출신으로 영입했다. 이들은 경영지원과 운영·개발 등 요직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비상무이사 1명과 부장급 5명도 맥도날드 출신으로 교체했다.


그동안은 상대적으로 출점 전략에 집중해 왔는데 지난해 12월 사모퍼드 메이엘앤파트너스에 매각된 뒤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통상 사모펀드의 최종 목적은 기업가치를 높여 인수가 보다 높은 가격에 되파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은 필수요건이다.


같은 맥락으로 맘스터치가 운영하는 온라인몰 ‘맘스터치몰’의 운영도 6월부로 중단한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맘스터치몰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활발하게 운영됐지만, 결국 오픈한지 1년 4개월여만에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이병윤 사업부문 총괄사장을 선임한 날 가격인상이 이뤄진 점 등을 들어 앞으로도 맘스터치가 달라진 경영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계속되는 내홍…해외사업까지 ‘불투명’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이미 내부적으로 노사갈등이 격화되면서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기습가격인상으로 소비자들까지 등을 돌리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지난해 11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사모펀드에 매각되자 이에 반발한 임직원들은 업계 처음으로 노조를 설립하며 고용 안정 명문화와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단체 행동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부당노동행위 등이 혐의로 본사를 고소했다. 사모펀드 관계자들이 해마로푸드서비스 경영진으로 들어온 이후 지속적인 노조탄압 행위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해마로푸드서비스 매각을 기점으로 맘스터치를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키겠다는 회사의 기조 역시 무너졌다.


노사간의 원만한 합의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사모펀드인 케이엘앤파트너스이 당장 해외진출 확대에 나서기보다 구조조정 등 사업개편이나 수익성 위주의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등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회사는 내홍으로 거꾸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 2월 이사회를 열어 줄곧 적자만 내던 베트남 법인과 미국 법인을 청산하기로 했다. 베트남 법인은 2015년에 세워진 뒤 5년 동안 누적 순손실 약 17억원을 냈고 미국 법인 역시 2017년 설립된 뒤 3년 동안 누적 순손실 규모가 약 1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해마로푸드서비스의 해외사업지역은 베트남, 대만, 미국, 싱가포르 등 4곳에서 대만과 싱가포르 2곳으로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진은 맞아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본격화하기 시작했지만 시작부터 소비자들 비난여론을 한 몸에 받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성비’라는 주무기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사모펀드 아래의 새 대표체제에서 회사가 이 악재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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