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신화’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의 리더십 ‘물음표’…급성장하는 매출·뒤로 가는 서비스

‘스타트업 신화’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의 리더십 ‘물음표’…급성장하는 매출·뒤로 가는 서비스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1.01.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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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디테일’ 사라진 늑장대응…‘매출 1조원’ 달성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는?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마켓컬리의 스타트업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마켓컬리는 전날 주문하면 이튿날 오전 문 앞으로 신선식품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더니 연매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파격적인 행보로 짧은 시간동안 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여전히 높은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다.


눈부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마켓컬리는 최근 급격한 외형성장 속에서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매출과 동시에 잇단 소비자 불만에 얽히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물질로 시작된 논란은 이후 고객 응대 문제로 이어졌다. 발 빠른 배송과는 달리 소비자 불만에 대해서는 ‘늑장 대응’이라는 불통으로 일관하면서 분노로 사고 있다.


고객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는 ‘악마의 디테일’이 성장의 비결이라고 밝혀 온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의 경영 철학과는 영 상반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성장할수록 소비자 불만 역시 함께 늘어나자 ‘급격한 성장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며 김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샛별배송’ 마켓컬리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수요가 늘면서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샛별배송 월평균 주문은 10% 이상 증가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마켓컬리는 2015년 설립 이후 5년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매출액 4289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평년에는 400억~500억원 수준이던 월 거래액이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에는 1000억원으로 치솟은 결과로 분석된다. 이미 1~8월 발생한 누적 결제금액 5749억원은 전년도 연간 기록치를 뛰어넘었다.

해당 결제액은 만 20세 이상 조사단의 신용카드 등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한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 주최로 열린 ‘포스트코로나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 이후) 기존 주요 고객층 외에 60대 이상 고객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며 “이들의 회원가입과 주문량이 작년보다 각각 122%, 153%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특수 속 영업적자 ‘계속’

눈부신 외형 성장과는 반대로 마켓컬리의 수익성 악화는 계속되고 있다.


마켓컬리는 2015년 54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면서 창립 4년 만에 적자가 ‘18.3배’불어났다. 지난해 영업적자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영업손실은 986억원으로 2018년 339억원과 비교해 190% 급증했다. 매출보다 손실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랐다. 2019년까지 누적 영업손실액은 1589억원이다.


마켓컬리는 계속되는 적자로 투자에 의존해 생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에는 2000억원 시리즈 E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자금을 수혈했고 최근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300억원을 대출받았다. 현재까지 총 투자금액은 4200억원에 이른다.


향후 새벽배송 시장 규모 확대를 예상하면서 외형 성장을 기반으로 재도약을 꾀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수익성보다는 몸집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마켓컬리 역시 선제적 투자로 손실이 늘었다고 설명한다.


김슬아 대표는 재작년 기자간담회에서 “회사가 설립 초기 성장하면서 물류 자산 등 인프라 기반의 투자가 당연히 필요하며, 처음부터 돈을 버는 회사가 더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며 “성장단계 기업의 투자 기간이 끝나면 충분히 수입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마켓컬리는 다음 달 경기 김포에 물류센터를 오픈을 앞두고 있다. 물류센터 면적은 3만~4만평 규모다. 현재 운영 중인 물류센터 면적의 1.3배가 넘는 수준이다.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김포 물류센터 개장 이후 주문 처리량이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상품 강화에도 나섰다. 지난해 2월 PB(자체 제작) 제품 ‘컬리스’를 통해 단독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며, 비식품 상품 비중도 늘고 있다.

‘이물질+늑장대응’ 나사·벌레에 괴생물체까지?

당장의 수익성 보다는 과감한 투자를 통한 외형 확대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직매입 구조의 마켓컬리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매출은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고 가입자도 580만명에 달한다.


특히 마켓컬리 재구매율은 65.2%(8월 기준)로 홈쇼핑 온라인 쇼핑 평균 재구매율(28.8%)보다 배이상 높다. 첫 구매가 재구매로 이어질 정도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마켓컬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잇단 논란은 무리한 몸집 불리기로 인한 부작용으로 보여진다. 최근 마켓컬리는 이물질 논란으로 곤혹을 치루고 있는 것도 현 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에서 판매한 제품에서 ‘괴생물체’처럼 생긴 이상한 형태의 이물질이 발견됐다.

 
소비자 A씨는 지난달 구매한 해산물 모음 ‘해물잔치’로 오일파스타를 만들어 먹던 중 벌레 같은 형태의 이물질을 발견해, 12월 9일 오후 마켓컬리 고객센터에 불편사항을 접수했다.

 
마켓컬리 측은 “제조업체 확인 결과 공정 과정에서 나올 수 없는 이물질이라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답변하면서, 다음 날인 10일 오전 제품을 회수해갔다.


당시 마켓컬리는 A씨에게 “(이물질 결과에 대해) 일주일 이상 걸리면 반드시 연락을 주겠다”고 확답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은 없었다.


지속적인 접촉에도 연결을 되지 않다가 열흘이 지나서야 “해당 물질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어려워 외부업체로 넘어갔다. 24일까지 확인이 안 되면 꼭 당일 연락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그러나 해를 넘기고 이달 15일까지도 A씨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


A씨 사례 외에도 최근 1년 사이만 해도 마켓컬리에서는 잇단 이물질 논란이 불거졌다. 가파른 성장세에 비례해 식품 위생 관련 논란도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5월에는 피꼬막 제품에서 식중독과 근육마비, 호흡곤란 증상에까지 이를 수 있는 패류성독소가 검출됐다. 7월에는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반찬제품에서 나사 이물질이 나왔다. 9월에는 낙지젓 제품에서 성인 손가락 길이 정도의 나일론끈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샐러드에서 벌레 사체가 각각 발견됐다.

▲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늑장대응’ 속 타는 소비자들…회사 “인지하고 있어”

특히 당사자들의 합의로 완만히 해결될 수도 있는 이물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외부로 알려지고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이유는 마켓컬리의 ‘늑장대응’ 때문이다. 빠른 새벽배송을 앞세운 회사의 성장세와는 상반되는 모습니다.


최근 마켓컬리는 고객센터 불통으로 소비자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주문량은 증가하는 반면 반면 고객센터는 정상 운영되지 않으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마켓컬리는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자 전화로 상담하는 고객센터를 잠시 중단하고 카카오톡 채팅상담과 1:1 상담으로 운영했다. 이로 인해 상담사 연결까지 소요되는 대기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김슬아 대표는 지난해 9월 “고객 행복 센터 답변 지연으로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최근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평소 대비 2~3배의 문의사항이 인입되고 있다”며 “고객센터 응대를 정상화해 모든 문의건이 24시간 이내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객센터 상담인력을 충원, 고객센터를 정상화 하겠다고 나섰지만 현재까지도 상담사 연결은 어려운 상태다.


마켓컬리 측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고객센터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시기 특성상 연말이나 설 선물 등과 관련한 문의가 많아지다 보니 전체적으로 고객센터 대응이 늦어진 부분이 있어 내부에서 빠르게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마켓컬리 콜센터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와 관련 콜센터 밀집도 관련 이슈가 있어 인력 등을 확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그런 부분을 감안했을 때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2월 코로나 사태가 불거진 직후 지금까지 1년가량 같은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회사 측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1년 내내 개선이 되지 않았다기보다 추석이나 연말, 설 등을 기점으로 시점마다 주문이 몰릴 때마다 고객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며 “이런 시점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성장의 명과 암…스타트업의 성장통?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현재 마켓컬리는 고객센터가 몰려든 응대에 애를 먹을 정도로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켓컬리는 특정 시기에만 고객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몰려든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매진 및 배송지연 사태가 발생하는 등 아쉬운 모습도 거듭 노출되고 있다.


사실상 회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 내 급성장하면서 경영 철학마저 흔들리는 모양새다. 폭발적인 성장세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회사의 급격한 성장세를 감당하지 못하는 김슬아 대표에 리더십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슬아 대표는 마켓컬리의 경쟁력으로 ‘악마의 디테일’을 꼽는다.

김 대표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아주 작은 디테일을 개선해왔고, 그 노력이 쌓여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꾸준하고 성실하게 작은 것을 챙겨온 끈기가 혁신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마켓컬리의 최우선 가치는 ‘고객 만족’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새벽배송 역시 신선식품을 언제 주문해도 빨리 배송받고 싶다는 고객의 니즈를 고민하는 와중에 나온 서비스다.


그러나 “앞으로 더욱 고객의 소리에 집착하는 마켓컬리가 되겠다”는 김 대표의 다짐이 무색하게 뒤로 가는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날이 더해가는 상황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더퍼블릭 / 김다정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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